[데일리그리드=김호성 기자] 올해 보험업계 최대 화두는 '소비자 신뢰 회복'이다. 보험금 미지급 사태로 비롯된 인식 개선이 주요 과제이다. 지난해 상반기 생보사 평균 부지급률은 0.89% 수준으로, 이는 지난해 상반기(0.82%)보다 0.07%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이에 소비자들과의 분쟁 사례가 급증했고, 이 때문에 생보사 CEO들은 지난해 12월 ‘소비자 중심의 경영 패러다임 정책을 위한 자율결의대회’를 열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본지가 생명보험협회 공시를 통해 국내 생명보험사들의 소비자 보호 수준 등을 비교·분석했다. 평가항목은 ▲불완전판매율 ▲보험금 부지급율 ▲민원건수 ▲계약 임의해지 건수, 추이다.
‘불완전판매율’의 경우 변액보험을 포함한 전 보험상품의 신계약 건수 대비 불완전판매 건수 비율이다. 여기서 불완전판매란 금융사가 고객에게 상품의 기본 내용이나 위험성 등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 보험상품 불완전판매율이 가장 높게 나타난 곳은 KDB생명이다. 2017년, 2018년 불완전판매율 0.82%, 0.96%로 2년 연속 1위에 올랐다. 불완전판매 절대 건수 순위는 다소 차이를 보였다. 2018년 KDB생명은 1937건으로 2위를 기록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업계가 계약 건수 확대, 즉 영업으로 수익을 올리다보니 소비자 유인을 위해 불리한 사안은 알리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면서 소비자 입장에선 불완전판매를 겪어도 이를 입증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보험금 부지급률’은 소비자가 회사에 제기한 보험금 청구 건수 대비 회사의 보험금 부지급 건수 비율이다.
지난 5년간 높은 보험금 부지급률을 보인 곳은 KDB생명이다. KDB생명은 2018년 부지급률 1.09로 3위를 기록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생명보험사의 의료자문 의뢰 건수는 20,094건이었다. 이 가운데 보험금 일부 또는 전부를 주지 않은 경우는 62%에 달하는 12,510건이었다. 의료자문을 근거로 한 부지급 평균 비율은 KDB생명이 70.8%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23개 생명보험사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민원건수는 21,466건으로 전년 동기 21,809건에 비해 1.6% 감소했다. 다만 보유계약 10만 건당 민원건수를 의미하는 환산건수는 592.1건으로 전년 동기 585.1건 대비 1.2% 늘었다. 보유계약 10만 건당 민원건수인 환산건수는 KDB생명이 가장 많았다. KDB생명의 지난해 3분기까지 환산건수는 57.7건으로 전년 동기 52.1건 대비 10.8% 증가했다. 생보사 가운데 환산건수가 50건을 넘은 곳은 KDB생명이 유일했다.
특히 종신보험 환산건수가 급증했다. KDB생명 종신보험 민원건수는 150.9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7% 증가했다.
생명보험사들이 보험금 청구 200건 가운데 1건 꼴로 계약을 임의로 해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소비자연맹은 지난해 상반기 보험금 청구 후 품질보증해지·민원해지 건수와 보험금 부지급 후 고지의무위반 해지·보험회사 임의해지건수를 조사한 결과, 479,462건 가운데 2,427건(0.51%)이 강제 해지됐다고 밝혔다.
청구계약 건수 대비 해지 건수 비율이 가장 높은 보험사는 KDB생명으로 4,502건 중에 48건을 해지해 1.07%에 달했다.
한편 불완전판매율이 2017년 2018년 업계 1위로 나타난 것에 대해 KDB생명 관계자는 “2018년 정재욱 사장님 취임 이후, 전사적 체질 개선의 일환으로 불완전판매율 개선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지고 예방 교육 및 모집계약에 대한 적부심사를 강화해 왔다. 그 결과, 당사의 생보협회 공시기준, 2019년 상반기 불완전판매율은 0.46%로 2018년 동기 0.98%와 비교해 0.52%포인트 하락하는 등, 1년 만에 절반 이상 감소했다. 불완전판매 건수는 전년 동기 855건 대비 271건 감소한 584건이었다. 무엇보다도 같은 기간 신계약 건수는 87,595건에서 12만 5,748건으로 43.6% 증가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불완전 판매율이 감소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당사는 앞으로도 소비자 보호 및 불완전 판매율 감소를 위한 노력을 계속해나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KDB생명의 보험금 부지급률 3위 및 불만족도 2위, 보험금 지급기간 및 지급 지연율도 2019년 상반기 업계 평균보다 높다는 지적에 대해선 “현재 감독기관 등 소비자 보호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고, 그에 따라 소비자 보호 절차 역시 강화되고 있는 만큼, 회사의 일방적인 절차는 있을 수 없다. 당사는 소비자 보호를 위한 적정한 보험금 심사업무를 위해 전반적인 지표관리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