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주 A씨 “후방서 차량 달려와...상황 긴박했다”
차량 인수 일주일 만에 동일 증상 세 차례 반복
사측 “ECU 결함에 부품 교환...재발방지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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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쉐보레 트래버스

[데일리그리드=윤정환 기자] 쉐보레의 프리미엄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트래버스가 출고 일주일 만에 주행 정지 현상이 세 차례 발생했지만, 판매처인 한국GM은 무책임한 태도를 일관하고 있어 소비자 불안이 커지고 있다.
 
12일 대구 지역에 거주하는 차주 A씨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쉐보레 트래버스 차량을 인수받은 후 일주일 만에 차량 정지 현상을 세 차례나 경험했다. 그 중 1번은 왕복 12차선 주행 중인 도로에서 발생해 자칫 잘못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

A씨는 차량을 인수받고 하루 뒤인 지난달 24일 이같은 문제를 처음 겪었다. 당시 A씨는 설을 맞아 가족과 함께 처갓집을 가기 위해 차량에 탑승했다. 시동을 걸고 후진을 하려던 순간 차량이 멈춰 섰다. 차량의 계기판에는 각종 경고등이 점등돼 있었고 재시동은 불가능했다.

두 번째 증상은 바로 다음날인 지난달 25일 처갓집에서 집으로 돌아오던 길에서 발생했다. A씨의 트래버스 차량은 왕복 12차선 도로 한복판에서 멈췄다. 증상은 첫 번째 문제 발생 때와 같았다.

A씨는 “주행 중 경고음이 들리더니 엔진이 꺼져버렸다”며 “후방에서 정차한 제 차량을 피해 다니는 상황이 벌어졌고, 2차 사고의 위험이 있어 차량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키고 긴급출동 서비스를 신청했다”고 회고했다.

그로부터 이틀 뒤 A씨는 지난달 27일 또다시 동일 증상을 겪었다. 그는 “외출을 위해 차량 탑승 후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누르자 엔진 출력저하 문구가 표시되고 각종 전자장비 경고등이 켜졌으며 시동조차 걸리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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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차주 A씨가 공개한 주행 중 엔진이 멈췄을 때 계기판 사진.

A씨는 곧바로 차량을 한국GM 지역 사업소에 입고했고 정비 결과 ‘ECU 불량’ 판정을 받았다. ECU는 자동차 엔진을 제어하는 핵심 전자장치로, 속도 제어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

이에 A씨는 한국GM 측의 신속한 후속 조치를 원했으나 돌아온 건 지역 사업소와 본사의 무책임한 태도였다. 당초 A씨는 사업소 측에 상황을 문의했으나 돌아온 말은 ‘본사에 설명하라’는 답변이었다. 정작 A씨가 본사 고객센터에 문의하자 조치에 나선 건 해당 지역 사업소였다는 설명이다. 

한국GM 본사의 안일한 대응도 도마에 올랐다. 지난 3일 A씨가 피해보상에 대해 문의하자, 본사 측은 “같은 증상으로 3번 이상 입고돼 수리를 받아야 차량 교환이 가능하다”는 입장만 고수했다. 당시 본사 측이 A씨에게 제시한 피해보상은 ‘엔진오일 교환권’ 2장이었다.

이후 사업소 측은 수차례 차량을 찾아갈 것을 요구했으나 A씨는 다시 같은 문제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차량인수 연기했다고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국GM 측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차량 ECU에 결함이 있어 이를 교체하는 등 조치를 취했다”며 “고객과 장시간 상담을 통해 재발방지를 약속하고 A씨가 차량을 인수해가는 것으로 결정됐다”고 말했다.

한편, 쉐보레 트래버스 레드라인은 지난해 9월부터 사전예약 판매를 시작한 한국GM의 신형 SUV차량이다. A씨가 구매한 레드라인은 출고가 5500여만원에 달하는 최상위 트림이다.

윤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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