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움말: 예다인외과 권수인 원장

고도비만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패스트푸드 등 고칼로리 식품 섭취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반면 신체활동은 크게 줄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의 초고도비만율(BMI 35 이상)은 0.5%로 지난 2002년에 비해 2.9배 증가했으며, 고도비만율(BMI 30 이상)도 4.2%로 1.7배 늘어났다. 특히 한창 사회 활동을 해야 할 20~30대 젊은 층에서 고도비만율이나 초고도비만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 적극적인 비만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고도비만은 여러 문제점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한 질환이다. 실제 많은 고도비만 환자들은 외모에 대한 자신감 결여로 대인관계에 곤란을 느끼며, 외모에 대한 편견으로 취업이나 결혼 등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특히 고도비만은 당뇨, 성인병 등 합병증을 동반해 건강상의 문제를 일으킨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있다. 이와 함께 고도비만은 사회적으로도 큰 문제가 된다. 고도비만으로 인한 노동 생산성 저하, 비만 치료 비용 지불 등 비만으로 인한 대가가 적지 않다.

흔히 비만 여부를 알아보는 데에는 체질량지수(BMI)가 널리 사용된다. BMI는 몸무게(㎏)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으로, 그 수치가 20 미만일 때를 저체중, 20~24 정상체중, 25~29 경도비만, 30~34 고도비만, 35 이상을 초고도비만으로 본다. BMI는 어떠한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은지 예측할 수 있는 지표가 되기도 한다. 한 통계에 따르면 75세 이하 남성과 여성 모두 이 지수가 높아질수록 질병에 걸리거나 사망할 확률이 크게 상승했다. 또 BMI가 27 이상인 경우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체중을 감량하기 위해서는 여러 방법이 있지만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하지만 이런 방법으로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경우 고도비만 수술을 고려하게 된다. 현대 의학에서 고도비만 치료에 효과가 입증된 수술법에는 위밴드수술, 위절제술, 위우회술이 있다. 이들 수술은 체중 감량뿐만 아니라 고혈압, 당뇨 등 고도 비만과 관련된 대사질환의 치료에도 효과가 있어 비만대사 수술로 불린다. 이들 수술은 각각의 장단점이 있어 환자에 가장 적합한 방법을 선택해 시행하게 된다.

고도비만 수술은 다른 수술과 마찬가지로 수술 후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고도비만 수술의 위험 및 합병증은 복강경을 이용한 담낭절제술과 그 위험도가 비슷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간과해서 안 될 것은 고도비만을 방치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건강상의 위험이 수술 합병증으로 인한 것보다 훨씬 더 크다는 점이다.

국내에서 널리 시행되는 위밴드수술의 경우 전신마취를 한 뒤 복강경을 이용해 식도와 위가 이어지는 부위 바로 아래에 실리콘 밴드를 삽입해 체중감량을 돕는 방법이다. 모래시계 속의 모래처럼 위밴드수술 후 섭취한 음식은 천천히 내려가고, 이로 인해 적은 양을 섭취해도 금세 포만감을 느끼게 된다. 살을 저절로 빼주는 것이 아니라 반강제적으로 생활 습관을 교정해 체중 감량을 돕는 방법이다.

수술이 빠르고 간단하며 위를 자르지 않기 때문에 위를 자르는 다른 수술 방법보다는 초기 합병증이 적다. 또 우리나라 사람들의 경우 위암 발생이 많아 위내시경 검사가 필요하기 때문에 위를 절제하지 않는 위밴드수술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하지만 수술이 잘 못 되거나, 환자가 수술 후 식이 원칙을 지키지 않는 경우, 또 사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에는 밴드가 위를 파고드는 미란, 미끄러짐, 식도 확장, 감염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구토로 인한 식도염이 발생하기도 한다.

예다인외과 권수인 원장은 “비만수술을 받으면 음식 조절이 이전보다 쉽게 된다는 것이지 수술 자체만으로 무조건 살이 빠지는 것은 아니다”면서 “적절한 식이 습관을 유지하면서 운동을 병행하고 정기적으로 꾸준히 병원에서 사후 관리를 받아야 부작용 없이 체중 감량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임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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