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성사돼도 재무구조 큰 타격

사진 = HDC현대산업개발 (뉴스1 제공)
사진 = HDC현대산업개발 (뉴스1 제공)

[데일리그리드=김호성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을 4월 인수를 목표로 인수작업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별도 재무제표 기준 작년 영업 손실이 3683억 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 폭이 확대됐다. 작년 매출액은 5조9,538억 원으로 전년 대비 4.0% 감소해 올해 예상 적자가 7000억 원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에어부산도 작년 영업 손실 505억 원을 기록했다. 연초부터 불거진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계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승자의 저주’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난해 11월 이후 코로나19가 확산되고 부동산 규제 등으로 HDC현대산업개발의 주가가 40% 이상 폭락했다.

이런 가운데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5일부터 이틀간 구주주를 대상으로 유상증자 청약을 실시했다. 발행주식 총 수의 약 50%인 2196만9110주에 대한 총 청약률은 105.47%를 기록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진행한 유상증자에 성공했지만 인수 추진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항공관계자들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해 현재의 항공업황은 역사상 최악의 업황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인수 결정 당시보다 어려워진 아시아나항공은 물론 통매각한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등의 재무 상황이 더 악화됐기 때문에 HDC현대산업개발의 인수 철회설이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다. 이에 편승한 HDC현대산업개발 투자자들은 코로나19 사태는 무모했던 항공사 인수를 철회할 수 있는 마지막 명분이자 기회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HDC는 현재 중국, 미국 등 아시아나가 매출을 올리는 해외에도 결합심사를 신청해둔 상태다. 아시아나 주요 사업국인 중국의 경우 현재 코로나19로 업무가 마비돼 빠른 처리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거래 종료를 위해서는 해외 결합심사까지 끝나야 해, 당초 HDC가 계획했던 4월 말 거래 종료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항공업계 상황이 워낙 안 좋은 데다 코로나19 악재까지 겹치면서 벌써부터 '승자의 저주' 얘기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예정대로 인수작업을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아시아나항공에 잠재된 부실이 워낙 크고, 대외 환경까지 쉽게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아 인수가 성사되더라도 현대산업개발의 재무구조가 크게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HDC현대산업개발과 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작년 12월 2조5000억 원에 아시아나항공을 사들이는 계약을 금호산업과 체결했다. 이 중 HDC현대산업개발이 2조101억 원을, 미래에셋대우가 4899억 원을 부담하기로 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이번 유상증자 자금에 회사채 공모 3000억~5000억 원, 기타 차입 8000억 원, 자체 보유현금 약 5000억 원 등을 더해 약 2조원에 이르는 인수자금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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