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춘봉 현장검증 표창원 (사진: YTN 방송 캡처)

수원 팔달산 토막살인 표창원

수원 팔달산 토막살인 사건 피의자 박춘봉(56·중국 국적)이 무덤덤한 표정으로 현장검증을 진행해 충격을 자아낸 가운데, 범죄심리학자 표창원이 박춘봉 사건의 선정적 보도에 대해 기자들에게 일침을 날렸다.

표창원은 최근 자신의 SNS에 "범죄사건 보도에서 '기레기'가 되지 않으려면…"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표창원은 "범인의 특성을 '도전, 과시, 자신감' 등으로 과대 포장해 보도한 내용들은 당사자들껜 정말 죄송하지만 '범죄보도의 기레기' 범주에 포함시켜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언론에 범죄보도와 관련해서만큼은 '정론지'라 불릴 매체가 잘 눈에 띄지 않습니다"라며 "발생 사건의 보도는 '경쟁', '속도' 딱 두 가지의 가치에 매몰되어 '본질'을 놓치거나 고의로 희생시키는 모습들을 모든 매체 속에서 발견합니다"라고 지적했다.

표창원은 "또 하나의 문제는, '대중과 싸우지 (혹은 대립하지) 않겠다'는 비겁함입니다"라며 "대중의 여론이 인육, 인신매매 등 자극이나 음모, 과장 등으로 형성되거나 굳어질 경우 여론에 편승하거나 더 부추기는 방향으로 달려나가지, 이에 부합되지 않거나 반대되는 근거나 단서, 사실 혹은 논리들이 있어도 축소하거나 경시하는 태도를 보이는 경향을 보입니다"라고 전했다.

표창원은 "'강호순 연쇄살인사건' 당시 청와대 행정관이 경찰청 대변인에게 더 많이 자극적으로 보도되도록 하라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밝혀져 물의를 빚은 적이 있었죠"라며 "언론이 지나치게 수사기관의 보도자료나 흘리는 언질에 의존하게 되면, 또 다른 형태의, 권력이나 기관의 홍보대행사로 전락하는 '기레기'가 될 수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17일 박춘봉은 현장검증에서 경찰이 준비한 모형 흉기와 마네킹을 이용해 김 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하는 장면 등을 담담하게 설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장검증을 끝내고 형사가 들고 나온 마네킹은 상하반신이 분리된 채 머리와 왼쪽 팔, 오른 다리가 없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진다.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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