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오익근 신임 대표이사 (대신증권 제공)
사진 = 오익근 신임 대표이사 (대신증권 제공)

[데일리그리드=김호성 기자] 대신증권은 20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오익근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신임 오익근 대표 당장 라임사태와 실적부진이라는 숙제를 해결해 악재를 털고 일어설지 주목된다.

오익근 대표는 1987년 대신증권에 공채로 입사했으며, 지난 2013년부터 2018년까지 5년간 대신저축은행 대표이사를 역임하면서 업계 10위권의 우량 저축은행으로 성장시킨 재무·금융 전문가다.

오 대표는 “경쟁력 확보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선 자본 확충이 필수적인 만큼, 자본 확충을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이고 회사가 성장해 주주가치가 제고되는 선순환 사이클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또 “일상적인 경영환경 하에서는 별도재무제표 기준 30~40% 수준의 배당성향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 대표는 당장 취임 이후 라임펀드 불완전판매 관련 피해보상 문제 해결이 발등의 불이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조상원)는 지난 27일 오전 서울 중구의 대신증권 본사와 서초구 대신증권 반포WM센터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업무 기록 등을 확보했다. 이어 서울 중구의 우리은행 본점과 영등포구 KB증권 본사도 함께 압수수색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라임운용의 다른 펀드까지 합쳐 1조1,750억 원어치 규모를 판매한 증권사 중 최대 판매처로, 대신증권이 판매한 환매 중단 펀드 1,076억 원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500억여 원어치를 반포WM센터에서 판매했다.

대신증권의 라임 펀드 판매를 주도하고 큰 실적을 올린 장 전 센터장은 부실 가능성을 미리 알고도 환매를 지연했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장 전 센터장은 지난해 9월 대신증권에서 메리츠증권으로 이직했다가 현재는 퇴직한 상태다.

지난해 대신증권의 실적악화도 오익근 대표가 해결해야할 또 하나의 난관이다.

국내 증권사들이 기업금융(IB) 부문 호조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한 가운데 대신증권은 거래대금 감소로 수탁 수수료가 감소하면서 영업이익이 40% 가량 급감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968억 원으로 전년 대비 38.9% 감소했다. 매출액은 2조6,996억 원으로 전년보다 5.6% 증가했지만, 당기순이익은 27.3% 줄어든 1,023억 원을 기록했다.

대신증권의 영업이익은 2016년 833억 원에서 2017년 1,330억 원, 2018년 1,585억 원으로 최근 3년간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지만, 지난해는 오히려 실적이 뒷걸음질 쳤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신증권은 지난해 부진했던 실적 개선과 더불어 라임 사태 악재가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새 수장으로 선임된 오 대표의 경영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한편 라임자산운용 펀드 투자 피해자들이 대신증권을 추가 고소했다. 법무법인 우리 김정철 변호사는 25일 투자자 6명을 대리해 대신증권과 이 증권사 반포WM센터의 장모 전 센터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라임자산운용에 투자된 자금은 부실기업이나 한계기업에 투자된 것을 넘어 기업사냥의 전주(錢主) 역할과 주가조작 세력과 결탁한 시세 조종에 동원됐다"며 "이걸 미리 알았다면 라임에 투자할 사람이 있었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앞서 '법무법인 우리'는 지난달 20일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대신증권 前반포WM센터 지점장 장 모 씨를 비롯한 관련자들과 대신증권을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한 이래, 추가로 관계자들을 고소한 것이다. 이날 법무법인 우리는 공식자료를 통해 '라임사태'를 '희대의 금융사기 사건'으로 규정짓고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바 있다.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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