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제시장의 새 강자로 등장하며 기존 결제시장 체인 흔들

인터넷 시장이 확대되면서 경제적인 측면에서 많은 변화가 일었다. 오히려 인터넷 네트워크의 확대로 인해 시장 경제권은 물론 금융시장에까지 그 영향력은 방대해졌다고 볼 수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의 보유율이 포화상태에 이를 정도로 확산되면서 통신, 미디어 산업의 지형도를 바꾸어놓은 데 이어 금융업으로도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더욱이 금융과 IT 결합을 의미하는 FinTech분야에의 투자는 최근 5년간 3배 이상 증가했는데, 관련 기업 수도 전 세계에 걸쳐 수백 개에 달하고 있을 정도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특히, 주목할 움직임으로 인터넷 기반 플랫폼 사업자인 OTT(Over The Top)의 금융시장 진입을 지목하고 있다.

세계는 지금 금융 OTT 선점경쟁 중

▲ 자료사진

미국은 자유로운 금융 규제환경을 기반으로 IT기업의 투자와 진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국가이다. 이를 통해 전자상거래 및 모바일 플랫폼 사업자 주도의 전자결제 시스템이 발전해 가고 있다. 미국의 불편한 은행서비스와 미흡한 신용카드 인프라는 OTT금융의 확산을 가속화시키는 원동력이 되고 있는 것이다.
영국은 개방적 규제환경과 첨단 금융기술을 바탕으로 FinTech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영국 무역투자청은 FinTech 육성을 위한 전담기관도 설립해 운영하고 있으며, 영국과 아일랜드는 FinTech분야에서 가장 빠른 움직임과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국가로 평가되고 있다.
영국기업의 사례를 보면 Monitise는 최대 소매은행 Loyds Banking Group과 캐나다 Dessjardins Group에 NFC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최초의 대출형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을 선보이고 있는 Zopa는 누적 펀딩규모가 4.5억파운드로 비 금융 회사의 소액대출 시장을 평정해 나가고 있다.
Azimo는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 낮은 수수료로 192개국 국제 송금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최근에 페이스북으로부터 투자를 받는 등 세력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페이스북 또한 지난 4월 아일랜드 정부로부터 금융업을 인가받으면서 전자화폐 취급기관으로 공식 승인을 받아 예금과 지급, 송금, 환전 등 지불결제 및 자체 전자화폐 발행 등의 금융서비스가 가능해 소셜커머스의 기능으로 진화해 나가고 있다.

중국의 경우도 열악한 오프라인 금융서비스를 대체해 나가는 수단으로 OTT금융이 활발한 진척을 보이고 있다. 알리페이는 전자상거래 신용보증 역할을 제3자 보증결제를 기반으로 성장하고 있는 기업인데, 금융개혁을 위한 정부 차원의 인터넷금융 육성정책이 더해지면서 OTT의 금융업 진출이 전 방위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은 지난 6월 신 금융연맹을 출범하고 중국 민생은행, 홍콩 영륭은행, 알리바바, 샤오미, 수닝 등 IT회사와 유통업계, 청화대학 등이 주도하도록 해 민간 기업이 주도적으로 이끌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국내에는 금융과 통신 진영으로 양분됐던 모바일 결제시장에 OTT금융 서비스를 잇 따라 선보이면서 모바일 결제 트렌드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 그동안 OTT금융은 통신사와 금융사, 콘텐츠 사업자가 주도를 해 왔지만 그 흐름은 점차 이들을 아우르는 신생 사업자 집단이 등장하면서 서비스 확대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 M커머스 시장을 놓고 구글과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카카오 등이 구축되면서 기존 글로벌 결제대행업체인 페이팔과 알리페이, 비자, 마스터, AT&T, SK텔레콤, KT, 카드사들과의 경쟁은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OTT금융 신규사업자들은 OS, SNS, 앱 스토어 등 독자 플랫폼을 기반으로 각종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이용자들을 유도하고 있다. 여기에 애플이 소리 소문 없이 지문인식을 기반으로 하는 간편 결제 방식을 선보이면서 높은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앞으로 이용자 입장을 기반으로 하는 플랫폼이 지속적으로 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OTT의 등장은 금융 3.0 시대를 예고
금융 OTT의 확산은 소비자에게 보다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것을 자신에게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넓은 의미의 서비스로 주목받고 있다. 이를 통해 금융서비스는 공급자 주도에서 소비자 주도로 바뀌는 금융 3.0 시대로 전환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금융 1.0의 시대는 공급자 중심의 금융서비스로 Branch를 중심으로 운용되고, IT운영과 비용 효율화를 위해 움직였다면 금융 2.0은 소비자 중심의 금융서비스가 이루어졌다. 하지만 이는 소비자 중심으로 하는 하나의 마케팅 설정일 뿐 정확히 소비자를 위한 서비스가 구축된 것은 아니었다.
금융 3.0은 비로소 소비자 주도의 금융서비스가 정착될 수 있는 실질적 방안으로 스마트기기를 통한 선택적 서비스가 가능하고, 개인화를 통한 고객경험 제고, 비 금융 사업자들과의 접촉도 용이해지면서 소비자들은 일방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선택해야 했던 것을 벗어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는 역시 스마트폰의 보급이 철의 장벽과 같던 금융시장의 벽을 허무는 절대적 계기가 된 것이라 할 수 있다.

▲ azimo 홈 페이지 캡처자료

엄격한 규제로 제 자리 걸음 하는 IT강국
국내는 오프라인에서의 결제 환경과 온라인에서의 결제환경 또한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금산분리법과 여신전문금융업법, 전자금융거래법 등 금융 산업 진입규제가 엄격해 해외와 달리 OTT사업자가 단독으로 금융 사업을 수행한다는 것 자체가 봉쇄되어 있다.
우리나라 금산분리법은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을 철저하게 분리하고 있다. 해외의 경우 은행과 산업자본을 규제하는 은산 분리법만 존재하기에 가능하다. 여신전문금융업법 또한 국내는 사용자 본인인증 절차를 은행과 신용카드사만 수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어 IT 기업 단독 결제 또는 인증 사업은 불가능 하다.
여기에 전자금융거래법도 비금융회사가 결제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전자결제대행업(PG) 허가를 금융위원회로부터 받아야 하기 때문에 시장 접근이 쉽지 않고, 모바일 결제 사업 진입 시 은행과 카드, PG사 등 금융권과의 제휴는 필수적이라 사업의 주도권은 물론 수수료 분배에서 신규 사업자의 진출은 사실상 불리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국내에 OTT 신규 사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이유 중에는 신용카드사용 환경이 여타의 국가들과 달리 편리하다는 장점이 오히려 발목을 잡는 형상을 띠고 있다. 일반적으로 오프라인에서 사용하고 있는 신용카드를 온라인 결제에서도 그대로 사용되고 있는 점이 주요 원인이라 할 수 있다.

금융규제 완화 움직임 보여
중국 등 글로벌 전자상거래 확산으로 국내 결제환경 개선의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전자상거래 결제 간편화 방안’을 마련하고 있고, 공인인증서와 액티브X 대체, PG사 카드정보저장 등으로 인해 간편 결제 시장의 판도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는 다음카카오가 ‘모바일 라이프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선언하고, 결제 기능을 다양한 서비스 플랫폼에 적용할 계획이다. 카카오 선물하기, 플러스친구, 카카오픽 등 커머스와의 시너지는 물론, 카카오 택시, 옐로아이디 등 O2O 서비스로의 확장도 모색하고 있다.
다음카카오는 LG CNS 엠페이 서비스와 제휴하고 있으며, 여기에 KB국민과 삼성, 현대, 비씨, 롯데카드 등이 참여하고 있다. 증권 또한 카톡을 연계한 주식 앱을 통해 주식거래 및 증권정보 제공을 하는데 키움증권과 미래에셋증권, 동양증권 등이 참여한다.
글로벌 금융 OTT 사업자들의 국내 진입도 윤곽이 들어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과 해외 직구를 위한 글로벌 전자상거래 등 국가 간 결제 거래규모 증가로 인해 글로벌 OTT가 국내 금융시장에 진출하고 있음에 따라 송금과 결제 경쟁구도도 다변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페이팔(PayPal)은 하나은행과 제휴하여 해외 소액송금 연간 1만달러 한도 내에서 저렴한 송금수수료를 책정하고 있으며, 알리바바(Alibaba)는 KG이니시스, 롯데면세점, 하나은행 등과 제휴를 맺어 중국인의 한국 온오프라인 가맹점 내 위안화 결제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텐센트(Tencent) 또한 다날과 신세계면세점과 제휴를 통해 알리바바와 똑같이 중국인들이 한국에서 위안화로 결제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이처럼 시장이 확대되는 추세가 이어지면서 국내 금융사들의 움직임도 바빠짐에 따라 국내 OTT금융 시장은 가까운 시일 내에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OTT는 플랫폼 비즈니스에 차별화된 금융 서비스를 융합하여 글로벌로 사업을 추진하는 만큼 통신과 미디어 산업에서와 마찬가지로 금융 산업에서도 OTT가 새로운 강자로 부상할 것이다. 기존 결제사업자에게는 고객접점과 결제시장 주도권을 일정부분 빼앗길 위기도 있지만 편리한 결제환경 조성에 따른 소비자의 모바일 커머스 참여 확대로 새로운 융합결제의 시장기회 역시 존재하고 있어 위기이자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KT경제경영연구소 이보경 연구원은 전망했다.
과거에는 결제사업을 위한 파트너가 국내 금융사에 국한되었다면, 앞으로는 유통과 로컬사업자, 글로벌 파트너 및 OTT를 아우르는 생태계 전략이 필수적이라고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김민호 기자
저작권자 © 데일리그리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