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인 크리에이터 임승오
청각장애인 크리에이터 임승오

[데일리그리드=이준호 기자] 2015년 제작된 프랑스 영화 ‘미라클 벨리에’는 노래와 수어가 접목된 가족 드라마로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4명의 가족 구성원 중 아빠, 엄마, 남동생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듣고 말할 수 있는 주인공 폴라. 그녀는 항상 음악을 가까이하며 듣고 말할 수 없는 가족과 세상을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한 번도 소리 내어 노래한 적 없었던 폴라, 하지만 그녀의 음악적 재능은 천재적이었다. 반면 엄마는 가족을 위해 폴라를 놓지 못하지만 못내 폴라를 이해하며 가족이 하나가 된다는 스토리다.  

폴라가 파리의 오디션에서 가족을 위해 수어를 하며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많은 사람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노래와 수어를 접목한 비슷한 상황이 펼쳐졌다. 그 주인공은 최근 영상 플랫폼 ‘틱톡’에서 수어로 노래를 구사하는 크리에이터 청각장애인 임승오 군.

임승오 군은 수어와 노래로 많은 일반인들과 소통하고 있다. 

임 군은 “청각장애인이라서 음악은 안된다고 단정 지었던 제 자신과 많은 사람들에게 청각장애인이 하는 음악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평소에 노래를 듣고 수어로 표현하는 것을 좋아하는 임 군은 1년 전 ‘수화챌린지’를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임 군은 노래를 듣는 게 쉽지 않아 인공와우를 끼고 노래를 들으며 박자감을 느끼고 바로 수어로 전달하고 있다. 주로 부모님과 같이 들으며 연습하고 가족의 도움을 받아 박자를 맞춘다. 

그는 “많은 분들에게 수어를 재미있게 알려주고 싶었고 그런 방법을 찾던 도중 춤과 노래를 섞어 보여주면 큰 이점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며 “그중에서도 틱톡이 노래가 특화돼 있어 집중하는데 편했다”고 말했다.

임 군의 수어 관련 콘텐츠는 반응이 좋아 댓글도 많았다. '포기하지 말라', '수어를 배우고 싶다' 등 댓글들이 그에게 제일 기억에 남고 큰 힘이 됐다고 한다. 

임 군은 “일반인 틱톡커 분들과 다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 중”이라며 다양한 농인분들과 외국인이 함께 틱톡에 참여해 수어영상을 같이 찍어보고 싶다”고 작은 소망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1981년 UN총회에서 '세계 장애인의 해'를 선포하고 세계 모든 국가에 장애 관련 기념사업을 추진하도록 권장하면서 우리나라도 1991년 4월 20일을 ‘장애인의 날’ 법정 공식기념일로 지정했다. 

장애인 차별을 철폐하자는 의도와 장애인들의 재활 의욕을 고취하기 위해 지정된 만큼 ‘편견 없는 세상을 만들기’위한 동참이 필요하다.
 

이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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