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어렵다고 합니다. 그러나 위기는 곧 기회입니다. 이렇게 어려운 시기일수록 눈을 크게 뜨고 상황을 예의 깊게 주시해야 합니다”.

하만정 팔콘스토어코리아 사장은 “현재 전세계는 미국발 신용위기로 내홍을 겪고 있다”며 “역사의 교훈을 살피면 반드시 이러한 때 국가의 국력 및 국부의 지각변동이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금은 전세계 IT시장을 미국계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지만 IT시장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만약 지각변동이 일어난다면 미국계 기업이 장악하고 있는 IT시장 지배력을 어느 기업들이 나눠 가질 것이냐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만정 사장의 말을 뒷받침하듯 현재 미국계 IT기업들은 연이은 조직 및 인력 감축과 투자 심리 위축의 위기에 처해 있다.

썬마이크로시스템즈가 최근 미국과 캐나다를 중심으로 1,000명의 임직원을 감원했고 유럽과 아시아에 추가적인 감축을 계획하고 있다.

여기에 IBM, HP, 시스코 등 글로벌 IT기업들도 임직원들을 감원했거나 준비중에 있다.

이뿐아니라 이들 미국계 IT기업들은 향후 수년간 일어날 극심한 수요 위축을 대비하고 현금 보유금액을 늘리기 위해 사업 계획을 축소하거나 무기한 연기에 들어갔다.

미국에서 매년 발생되는 전체 국부에서 약 30% 정도를 창출하는 IT기업들이 위기에 처한 것. 

특히 ‘선순환 투자 고리’를 만들어 ‘엔젤(천사) 투자자’로 추앙받던 수많은 벤처 캐티털(VC) 회사들이 몰락의 길을 걷고 있는 것도 전세계 IT업계의 지각변동 가능성을 높여준다.

즉, 수많은 VC들이 벤처들이 제시하는 아이디어에 대해 시장성 및 기술성을 검토한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약 150억원의 자금을 직접 투자하고 미국의 나스닥에 상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면, 투자했던 원금의 몇배의 자금이 VC로 흘러들어가고, 이 자금을 또 다시 벤처에 투자하던 선순환 고리가 끊어지게 된 것.

실제로 올해 2분기까지 VC를 통해 나스닥에 기업을 공개한 건수가 2건에 불과하다는 것이 이를 뒷받침해준다.

하만정 사장은 “그렇지만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사건들이 IT업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키는 시나리오로 이어질지는 조금 더 두고 지켜봐야할 것”이라며 “이유는 미국계 IT기업들이 거의 독과점 형태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독과점 시장에서 벌어들이는 풍부한 자금으로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 사장은 “그럼에도 이들 미국 IT기업들과 수많은 VC 회사들이 언제 끝날지 모를 전세계의 장기 불황을 대비하기 위해 기술 투자 및 벤처 발굴을 위한 현금 지출에 인색해지고 있다”며 “때문에 후발업체들에겐 가뿐 숨을 내쉬며 고르기를 하고 있는 선두 그룹인 미국 IT기업들을 추격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이 같은 상황은 국내 IT기업들에게도 적용된다”며 “그렇지만 삼성전자나 LG전자를 제외한 나머지 국내 IT기업들이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작금의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때문에 “비록 현재 외국계 IT기업에 몸담고 있지만 기회가 온다면 국내 IT 산업의 발전을 위해 일을 하고 싶다”며 “이 같은 절호의 기회를 살리기 위해 다함께 심각하게 고민하고 이제는 말이 아닌 행동에 나설 때”라고 강조했다.  

<데일리그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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