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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행-중단-운행’...삼표시멘트, 노동자 사망에도 설비 가동 ‘급급’
‘운행-중단-운행’...삼표시멘트, 노동자 사망에도 설비 가동 ‘급급’
  • 윤정환 기자
  • 승인 2020.05.21 1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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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표시멘트, 21일 사고 발생 설비와 동일 유형 기기 가동 중
‘작업중지명령-명령해제-가동-중단-가동’ 행보에 노동계 반발
노동계 “재발방지 안전대책 마련 전까지 가동 재개 안 돼”
사진=삼표시멘트 CI

[데일리그리드=윤정환 기자] 지난 13일 계약직 노동자 1명이 사망한 삼표시멘트 삼척공장에서 사고발생 설비와 같은 공정을 수행하는 기기가 가동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삼표시멘트 측은 컨베이어 벨트 7호기가 정상 가동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설비는 사고가 난 6호기와 마찬가지로 합성수지를 만드는 시멘트 소성로에 원료를 보내는 용도며 두 기기의 거리는 100미터에 불과하다.

당초 7호기는 사고 직후 6호기와 함께 고용노동부로부터 ‘작업중지명령’을 받았으나 이틀 뒤 돌연 작업중지명령이 해제 조치됐다. 이후 사측은 7호기를 가동하려 했지만 현장 노동자들의 반발로 한 차례 더 중단된 바 있다.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김용균법)에 따르면 중대재해가 발생한 사업장에서 같은 산재가 발생할 위험이 있을 때 동일한 작업에 작업중지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이를 해제하려면 사측이 요청하고 심의위원회 논의를 거쳐야 한다.

고용노동부 본청 관계자는 “근로자의 사망 사고는 중대재해며 사고가 발생한 기계와 동일한 설비가 있다면 작업중지명령을 내릴 수 있다”며 “명령을 해제하려면 설비에 대한 안전대책이 준비되고 이후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본지는 관할 고용노동부 태백지청에 7호기 작업중지명령 해제 배경을 문의하기 위해 수차례 연락했다. 하지만 지청 관계자는 “담당 감독관이 부재중이라 알려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는 답변만 반복했다.

사측은 작업중지명령 해제를 요청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노동계의 반발은 거세다. 작업중지명령이 해제된 이유가 불분명하고 재발방지 대책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사단법인 김용균재단 측은 이날 통화에서 “태백지청은 6호기 사고 당시 7호기는 정상가동 중이었다는 이유로 작업중지명령을 해제했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가동 유무는 명령해제 이유로 합당하지 않다”고 전했다.

이어 “명령해제 이후 현장을 방문했을 때 7호기는 사고 발생 전과 똑같았고 안전대책이 세워지지 않았었다”며 “재발방지를 위한 충분한 안전조치 전까지 작업을 재개하면 안 된다”고 촉구했다.

민주노총 강원지역본부 동해삼척지역지부는 전날 “7호기는 48시간도 채 되지 않아 작업중지명령이 해제됐다”며 “(태백지청은) 노동자의 죽음보다 사업주의 눈치만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고령의 계약직 노동자인 고(故) 김 모 씨는 지난 13일 강원도 삼척시에 위치한 삼표시멘트 공장 컨베이어 벨트에 끼는 사고를 당했다. 그는 오전 9시께 사고를 당하고 2시간 뒤인 11시께 동료 직원에게 발견됐다.

노동계에 따르면 김 씨가 근무한 산업2팀은 평소 사고가 잦던 곳이다. 또 그가 일하던 6호기와 7호기는 30여년 이상 된 설비로 조명이 어둡고 계단과 통로가 비좁아 작업환경이 열악하다.

현재 이 사고는 삼척경찰서와 고용노동부 태백지청이 전담하고 있다. 삼척경찰서는 이미 수사에 착수한 상태며 사고 원인를 집중적으로 밝힐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협조해 사고에 대한 수사 중이다”며 “과실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사고 원인을 조사하는 방향으로 수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표시멘트 측은 이번 사고와 관련 “사건 조사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며 “향후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안전에 필요한 대책을 세우고 미흡한 점은 보강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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