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진성형외과 임직원들의 감정 노동을 배려한 상담심리 진행

 
상담심리에서 주로 사용하던 감정노동이란 단어가 이제는 일반 뉴스에서도 쉽게 접할 만큼 최근 몇 년 사이 감정노동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감정노동 관련 고객 응대업무 종사자의 직무 스트레스 예방조치 도입이 나올 정도로 감정노동은 우리 실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감정노동자는 고객 응대 업무를 하는 서비스직 종사자들을 말한다. 간호사, 판매직, 콜센터 등 등 수없이 많은 직업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과 배려를 고려하는 사업체는 많지 않다. 일부 대기업에서는 별도의 상담심리사를 고용해 직원들의 심리치료를 담당하는 곳도 있지만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경영상의 이유로, 시간상의 이유로, 혹은 공간적인 제한 때문에 오너의 확고한 의지가 없다면 감정노동자를 위한 상담이나 치료를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강남에 있는 한 성형외과에서 상담심리를 진행하고 있어 이슈가 되고 있다. 바로 원진성형외과가 그곳이다. 원진성형외과 박원진 대표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성형외과에서 상담심리를 한다는 것이 독특하다.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
A. 원진성형외과 박원진 대표원장 (이하 원진성형외과) : 특별한 계기가 있었다기 보다는 의사로서 전부터 생각해 오던 것을 현실에 반영했다. 성형외과는 의술을 제공하는 병원이지만 동시에 고객의 주관적인 만족을 충족시켜야 하는 서비스업이다. 수술이 이뤄지는 전 과정을 살펴보면 고객과의 접점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코디네이터, 상담실장, 간호사, 의사까지 이 모든 사람들은 감정노동 현장에 놓여 있다고 봐야 한다. 그리고 이들의 감정 노동 수준은 일반 병원의 몇 배는 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질병을 치료하는 병원은 병의 치료, 통증의 완화 등 환자가 원하는 결과가 명확하다. 하지만 성형외과는 그렇지 않다. 미용을 목적으로 오기 때문에 최종 결과가 주관적일 수 밖에 없다. 환자와 의사가 수술 전에 충분한 대화를 통해 개선 가능한 정도와 범위를 설정하지만 그것 역시 사람의 마음이기 때문에 수술 한 이후에 바뀔 수 있다. 또는 분명히 잘 된 수술임에도 불구하고 환자가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환자를 응대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감정 소진이 발생할 수 있다. 감정 소진이 발생하면 무기력함을 느끼고 자존감에 상처를 입을 수 있다. 심한 경우 우울증까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사전에 예방 차원에서 상담심리 치료를 진행하고 있다.

Q. 원진성형외과에서 심리치료는 어떤 식으로 진행하고 있는가?
A. 원진성형외과: 전문가를 초빙해서 주 1회 실시하고 있다. 상담이라고 하는 것이 강요나 억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직은 신청자에 한 해서 진행하고 있다. 그러냐 향후에는 별도의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할 수 있는 치료 프로그램 개발도 구상하고 있다.

Q. 실질적으로 직원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나?
A. 원진성형외과: 이제 상담을 시작한지 6개월 정도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효과가 얼마나 있는지에 대해서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소통할 창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직원들은 좋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모든 상담내용은 비밀이기 때문에 그 누구도 알 수 없지만, 속 시원하게 얘기 할 수 있고 위로 받는다는 느낌을 받아서 좋았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대나무 숲에서 목청껏 이야기 하는 그런 속 시원함이 있는 것 같다.

Q.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원진성형외과: 감정이라는 것은 차에 주유를 하는 것과 비슷하다. 흔히들 참으면서 일을 한다고 하는데 사실은 내 감정을 소모하면서 일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내 한계치가 얼마만큼인지 그리고 어떻게 해야 재충전 할 수 있는지 스스로 방법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에너지를 충전하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 다르기 때문에 자기 자신에 대한 충분한 고민만 한다면 누구다 다 그 방법을 찾을 수 있다. 혼자서 그것이 어렵다면 여러 기관에서 제공하는 상담이나 치료 프로그램을 참여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포기하지 말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방법이 분명히 있다는 것을 모든 감정노동 종사자에게 말해주고 싶다.
 

김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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