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신세계면세점은 신세계인터내셔날 온라인몰 '에스아이빌리지'에서 재고 면세품 판매를 시작했다. (사진=에스아이빌리지 앱 캡쳐)
지난 3일 신세계면세점은 신세계인터내셔날 온라인몰 '에스아이빌리지'에서 재고 면세품 판매를 시작했다. [사진=에스아이빌리지 앱 캡처]

[데일리그리드=이준호 기자] 재고 면세품이 온라인에 풀린 첫 날부터 소비자들이 대거 몰리며 품절사태가 벌어졌다. 업계는 기대 이상 소비자 반응에 안도의 숨을 쉬고 있지만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최악의 위기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양새다.

5일 면세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신세계면세점은 온라인몰 '에스아이빌리지'에서 재고 면세품 내수 판매를 시작했다. 준비된 명품군으로는 발렌시아가·생로랑·발렌티노·보테가베네타 4개 브랜드 지갑·가방 등이다. 백화점 정상 판매 가격 대비 10~50% 할인된 가격이다.

신세계면세점은 평소 접속자 대비 20배 이상 인원이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서버를 증설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판매 시작 시간이 되자마자 15만명이 동시 접속하면서 1시간이 넘도록 서버가 마비되기도 했다.

서버가 정상화된 오전 11시 30분 이후 소비자들 구매가 이어지며 대부분 제품들이 완판됐다. 준비된 총 200여개 제품 중 15개 제품만 재고가 남아있는 상태다. 전체 상품 약 90%가 팔렸다. SSG닷컴은 매주 브랜드를 변경해 면세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다만, 이번 에스아이빌리지와 SSG닷컴 행사를 통해 판매된 명품은 보증서와 AS가 제공되지 않는다. 신세계면세점에서 구매한 제품을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재판매하는 방식이라 보증서나 AS를 제공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도 이달 내 재고 면세품 판매를 진행할 예정이다.

롯데면세점은 오는 26일 시작하는 '대한민국 동행세일' 기간에 맞춰 '해외명품대전'을 열고 재고 면세품을 판매한다. 백화점과 아울렛에서 판매할 계획이지만 향후 유통 채널을 다양화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신라면세점도 이달 말 판매를 목표로 여러 온·오프라인 유통채널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도 재고 면세품 판매시점에 AS, 보증서 관련 내용을 공지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면세점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 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면세점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스1]

◇재고 면세품 내수 판매·임대료 감면 확대에도 웃지 못하는 면세업계

재고 면세품 판매로 당장 급한 불은 껐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면세업계 위기는 끝이 보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공항 면세점 임대료 감면이 8월까지 적용된다는 점과 재고 면세품의 한시적 인기, 늘어나는 적자에 인건비 줄이기 등 어려움을 극복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1분기 국내 면세점 3사는 모두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롯데면세점은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96% 감소한 42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은 각각 490억원과 32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지난 4월 국내 면세점 매출액도 9867억원으로 사드 사태 이후 처음으로 1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2분기 전망도 어둡다. 증권가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가 2분기까지 지속되면서 실적 회복이 당초 예상보다 지연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같은 상황에 면세업계는 희망자를 대상으로 유급휴직에 돌입한다. 매출이 약 90%가량 줄어들고 적자폭이 늘어나면서 인건비 줄이기에 나선 것이다.

신라면세점은 이달 중순부터 희망자를 대상으로 유급휴직에 들어간다. 신세계면세점도 지난달부터 전 매장 직원 대상으로 유급휴직계를 받고 있다. 유급휴직자는 월급 70%를 받게 된다.

면세업계 한 관계자는 "임대료 감면 폭이 확대된 것은 감사한 일"이라면서도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8월 이후에는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 많다"고 호소했다.

이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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