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공 - 명동서울밝은안과
서울 종로구 청진동에서 해장국집을 운영하고 있는 K씨(남․52)는 한 달 전부터 신문 글씨가 또렷하게 보이지 않아 불편을 겪었다. 게다가 앞이 뿌옇게 보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노안이려니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며칠 후 시력검사를 받고 돋보기안경이라도 쓰는 게 좋겠다 싶어 안과를 찾았다. 검사 결과, K씨는 노안과 백내장 진단을 받았다. 노안과 백내장이 동시에 찾아온 것이었다.

불안해하는 K씨한테 의사는 노안과 백내장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는 수술을 권했다. 일명 ‘프리미엄 백내장 수술’이었다. 백내장을 수술하면서 노안이 교정되는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넣는 수술이었다. K씨는 며칠 전 수술을 받고 현재 회복 중에 있다.

노안은 발생 연령에 차이가 있을 뿐 나이가 들면 누구나 겪는 자연스런 현상이다. 노안은 눈 속 수정체의 노화로 인해 유발된다. 일반적으로 가까이 있는 사물을 볼 때엔 수정체가 두꺼워지면서 초점을 맞추게 된다. 하지만 노화가 진행되면 수정체의 탄력이 감소하고 두께 조절 능력이 저하되기 때문에 초점을 맞추는 데 시간이 걸리게 되며 근거리의 사물이 또렷하게 보이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노화가 진행되면서 발병률이 높아지는 안질환과 노안의 증상이 비슷하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조기 치료를 등한시하고 방치하다 시력장애로 인해 불편을 감내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백내장, 녹내장, 당뇨망막병증, 황반변성은 실명 4대 질환으로 불릴 만큼 심각한 질환이라 할 수 있다.

명동서울밝은안과 김용은 원장은 “이들 질환 중 백내장은 수술 기법이 계속 발전한 덕분에 수술을 통해 시력장애를 개선할 수 있지만, 나머지 3개 질환의 경우는 조기 발견이 쉽지 않다”며 “증상이 느껴질 때에는 이미 병세가 많이 진행된 상태라 볼 수 있고, 이 상태에서는 완치는 어렵고 증세가 더 악화되는 것을 방지하는 치료가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백내장은 수정체가 혼탁해지면서 안개 낀 듯 뿌옇게 보이는 것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백내장은 수술을 받으면 시력장애를 개선할 수 있는데, 초음파유화술로 혼탁한 수정체를 부숴 제거한 후 인공수정체로 교체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이때 단초점 인공수정체 대신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다초점 인공수정체 삽입술’을 시행하면 노안까지 교정되기 때문에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K씨가 받은 ‘프리미엄 백내장 수술’ 역시 ‘다초점 인공수정체 삽입술’이라 할 수 있다.

녹내장은 안압의 상대적 상승이나 시신경 혈류 이상에 의한 손상으로 시력장애를 초래하는 질환이다. 백내장이 수술을 통해 시력을 회복할 수 있는 것과 달리, 녹내장은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실명될 수 있다. 환자가 질환이라고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증상이 없고, 일단 진행되어 시신경 손상이 지속되면 서서히 시야가 좁아지며 말기에 이르러서야 이상을 느끼게 된다. 이후에도 계속 방치할 경우 완전 실명에 이르게 된다.

당뇨망막병증은 망막에 분포하는 혈관 내의 지방 성분이 망막 내로 유입돼 망막 부종이 생기거나 비정상적인 신생 혈관이 생겨 시력 저하가 일어나는 질환이다. 황반 부종으로 인해 시력이 저하되거나 신생 혈관의 소량 출혈로 인해 검은 점이나 줄이 날아다니는 비문증이 수반될 수 있고 심할 경우 완전히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당뇨망막병증 역시 진행 말기까지도 아무런 자각 증상이 없어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황반변성은 황반의 세포 변성으로 인해 이상조직이 생기거나 출혈, 세포괴사 등이 일어나 시력이 저하되는 증상이다. 황반이란 시신경이 분포하고 있는 망막에서도 빛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세포가 밀집돼 있는 부위로 중심 시력을 담당한다. 황반변성의 증상은 사물이 뒤틀려 보이고 곧은 선이 구부러져 보이기 때문에, 글씨를 읽기 힘들고 사람의 얼굴을 알아보기 힘들어진다.

황반 역시 한 번 손상되면 재생되지 않기 때문에, 황반변성 치료의 목표는 남은 시력의 유지에 있다. 광감각 물질 주입 후 특수레이저로 신생 혈관을 제거하는 광역학 치료법이 있으나 손상된 세포를 되살릴 수는 없다.

김용은 원장은 “백내장처럼 증상이 뚜렷하고 완치가 되는 질환도 있지만 녹내장이나 당뇨망막병증처럼 병이 한참 진행될 때까지도 증상을 자각하지 못하고 한 번 진행되면 되돌릴 수 없는 질환도 있다”며 “따라서 나이가 들면서 유병률이 급격히 증가하는 안질환을 예방 또는 조기 발견·치료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검사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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