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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 스위치, 韓서 노재팬 역주행하고도 AS는 ‘뒷전’
닌텐도 스위치, 韓서 노재팬 역주행하고도 AS는 ‘뒷전’
  • 윤정환 기자
  • 승인 2020.06.30 14: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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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 기간 최장 한 달...고객센터는 ‘묵묵부답’
조이콘 쏠림 현상 빈번...해외서 10명 중 4명 경험
美서는 집단소송 2건...佛서는 가장 잘 부서지는 제품
韓닌텐도 “AS 물량 맞춰 인원 늘려...품질 개량 노력 중”
사진=왼쪽부터 닌텐도 스위치, 닌텐도 스위치 라이트 (한국닌텐도)

[데일리그리드=윤정환 기자] 반일 불매운동 열풍에도 불구하고 국내 출시 2년 만에 역주행 실적을 기록한 닌텐도 스위치의 AS와 내구성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적지 않은 구매자들이 제품 내구성 문제로 한국닌텐도에 AS에 맡기고 있지만 그 기간이 지나치게 길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해외배송보다 긴 AS 사례도...일부는 자가수리 택해
지난 4월 닌텐도 스위치 라이트 제품을 구매한 30대 직장인 A씨는 한 달 만에 ‘조이콘 쏠림’ 현상이 발생했다. 이에 그는 지난달 10일 한국닌텐도에 AS 신청을 하고 제품을 보냈지만 38일 후인 이달 16일에 제품을 수령할 수 있었다.

A씨는 “모여봐요 동물의 숲을 하기 위해 닌텐도 스위치 라이트를 구매했는데 한 달 만에 조이콘 쏠림으로 AS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며 “큰마음을 먹고 제품을 샀는데 실제 게임을 플레이한 시간보다 AS를 보낸 기간이 더 길었다”고 토로했다.

 

회원수 43만여명을 넘어서는 닌텐도 스위치 카페를 비롯한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A씨와 동일한 현상을 겪은 이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A씨처럼 AS 기간이 한 달 가까이 걸렸다는 이들도 적지 않다. AS 진행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고객센터로 전화를 수십통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는 후기들도 눈에 띈다.

이에 일부 구매자들은 한국닌텐도 본사에 AS를 보내는 방법 대신 ‘자가수리’한다. 이는 A씨가 겪은 조이콘 쏠림 현상이 발생한 이들이 택하는 방법이다. 전기접점부활제 BW-100을 구매해 문제가 발생한 부위에 뿌리는 방식이다. 다른 이들은 조이콘 마모를 막기 위해 외부 컨트롤러 ‘프로콘’을 추가로 구매하기도 한다.

▲조이콘 쏠림 현상 지속...해외서는 집단소송도
닌텐도 스위치 컨트롤러 ‘조이콘’ 아날로그 스틱이 멋대로 특정 방향으로 신호를 보내는 현상이다. 이로 인해 게임의 커서나 캐릭터가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스스로 움직인다. 이 현상은 지난 2017년 스위치가 출시한 이래 줄곧 발생해 왔다. 지난해 출시한 라이트 모델도 동일한 증상이 발생하고 있다.

닌텐도 스위치 조이콘 쏠림 현상은 비단 국내 구매자들만 겪는 문제는 아니다. 해외 PC·콘솔 게임 전문지 IGN이 지난해 닌텐도 스위치 구매자 2만6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에서 9774명(38%)이 ‘조이콘 쏠림현상’(Joy-con drift)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이는 10명 중 4명은 조이콘 쏠림 현상을 겪는다는 의미며, 이로 인해 적지 않은 이들이 AS를 맡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이 현상은 해외에서는 더 큰 문제로 인식된다. 지난해 7월과 8월 미국에서는 연달아 닌텐도 스위치 조이콘 쏠림 현상을 겪은 이들이 미국 지사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닌텐도 미국지사가 이 현상을 알고도 판매를 진행했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두 소송은 각각 올해 3월, 5월 현지 연방법원이 중재 판결을 내려 보류된 상태다.

지난해 12월 프랑스 잡지사 ‘6000만명의 소비자들’(60 Millions de Cosommateurs)은 닌텐도 스위치를 ‘가장 부서지기 쉬운 제품’(Most Fragile)으로 선정했다. 이 잡지사는 닌텐도 스위치의 조이콘 내구성을 문제 삼았다. 특히 조이콘 쏠림 현상은 닌텐도 스위치가 이같은 제품으로 선정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판매량은 늘었는데...AS센터는 전국에 단 '한 곳'
국내 닌텐도 스위치 유통은 대원미디어가 전담하고 있다. 한국닌텐도는 대형마트 납품과 제품 홍보, 타이틀 게임 한글화, AS 등 각종 서비스 제공을 맡고 있다. 다만 올해 닌텐도 스위치가 품귀를 겪을 정도로 많이 팔린데 반해 한국닌텐도의 규모는 굉장히 작다.

지난해 기준 한국닌텐도 임직원은 31명에 불과하다. AS 창구도 부족하다. 전국의 AS센터는 경기도 부천 소재 단 한 곳밖에 없으며, AS신청은 온라인 신청 후 택배 접수만 가능하다. AS센터 부족은 한국닌텐도가 설립된 지난 2006년부터 줄곧 제기돼 왔고 최근 닌텐도 스위치 판매량 급증으로 수면 위로 올랐다.

이에 반해 최근 닌텐도 스위치 판매량은 노재팬 캠페인이 무색할 정도로 고공행진 중이다. 대원미디어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스위치 국내 판매량은 8만284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4% 증가했다. 1분기 대원미디어의 스위치 및 관련 제품 판매 매출은 393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1.9% 늘었다. 한국닌텐도 판매분을 합하면 실제 판매량과 매출은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닌텐도 측은 AS센터 규모를 AS신청 건에 맞춰 조정하고 있다는 입장이나, 모든 물량을 제때 소화하진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닌텐도 공식 AS센터 홈페이지에는 영업일 기준 최대 10일가량 소요됐던 AS기간이 물량 쇄도로 20일까지 걸릴 수 있다는 문구를 내걸렸다. 영업일 기준은 주말이나 공휴일을 제외한 날이다. 즉 주말을 포함하면 AS 신청부터 완료까지 최대 30일이 소요된다는 것.

이와 관련 한국닌텐도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았다. AS는 들어오는 물량에 맞춰 규모를 조정하고 있고, 조이콘 품질 관련 이슈는 지사 입장에서 내놓을 입장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한국닌텐도 관계자는 “현재 한국닌텐도는 AS 접수 건수가 늘어남에 따라 AS센터 인원을 충원했다. 다만 얼마나 인원을 늘렸는지는 알려줄 수 없다”며 “최근 닌텐도 스위치 판매량이 늘어나면서부터 이런 일이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닌텐도는 고객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개별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며 “이번 건에 한정하지 않고 제품의 지속적인 개량에도 항상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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