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대우건설
사진 = 대우건설

[데일리그리드=김호성 기자] 김형 대우건설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우리의 명성이 한순간의 실수로 사라지지 않도록 최우선 가치인 생명과 직결된 안전에 관해 처음부터 끝까지 되짚어 봐야 한다”고 강조했으나 대우건설이 ‘2020년 최악의 살인기업’에 뽑히고 경영지표들도 부진하자 김형 사장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는것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서 지난해 영입된 정항기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과 기존 경영진과의 갈등설이 불거져 김형 사장의 리더십 문제에 불을 붙힌 형국이 됐다.

이에 본지가 질의서를 보내 회사 측 입장을 들어 보았다.

대우건설은 지난 3년간(2015년~2017년) 사망 20명으로 산재발생 1위 기업의 불명예를 안았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안전조치를 소홀히 하여 연이어 사망사고가 발생한 대우건설의 건설 현장 52개소에 대해 기획 감독을 한바 있다. 비슷하거나 같은 종류의 사고를 예방하고, 안전경영체계를 근원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진행했지만, 대우건설의 사망사고는 줄지 않았다.

대우건설은 지난해도 7건의 중대재해로 8명 이상의 목숨을 잃어 안전관리에 허점이 많다는 지적을 받은바 있다. 그런데 지난 5월 23일 과 6월 10일 대우건설의 공사 현장에서 불과 보름 사이 2건의 사고가 발생해 2명이 목숨을 잃었다.

대우건설은 연초에 조직개편을 통해 현장마다 개별적으로 안전팀을 강화하고 좀 더 면밀하게 관리를 하도록 지속적으로 지시해 왔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아무런 효과 없이 사고가 연달아 발생하는 것은 여전히 안전관리가 부실하다는 것을 증명한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노동건강연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등으로 구성된 ‘산재사망대책마련 공동캠페인단’은 고용노동부 중대재해 조치현황 자료 등을 기초로 해마다 노동자 사망사고가 가장 많은 기업을 선정하면서 대우건설을 ‘2020년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뽑아 최악의 불명예를 안겼다.

이 같은 불명예에 대해 대우건설 관계자는 “당사는 지난해 말 안전 조직을 강화한 이후 올해 1분기에 사망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등 일부 개선된 부분이 있었으나, 유감스럽게도 2분기 사고가 발생되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원인 파악과 개선작업을 통해 사고가 재발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대우건설은 지난해 시공능력 평가 순위는 3위로 처지게 됐고, 2위 현대건설과는 평가액 격차가 5조 원 이상, 한 수 아래라고 평가했던 포스코건설, GS건설이 턱밑까지 추격하는 상태에 직면했다.

김형 사장은 1월 말 3개년 매출과 수주목표를 야심차게 제시했다. 전체 실적에서 기여도가 높은 신규 주택공급 목표도 3만4천 세대 이상으로 공격적으로 잡았다. 매각을 앞두고 기업가치 강화가 절실한 상황에서 중장기 경영목표를 구체적으로 밝혀 시장의 신뢰를 얻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3개년 목표가 공개된 직후 코로나19가 퍼지기 시작하면서 신규 주택공급 일정이 미뤄지는 등 차질이 생겼다. 해외사업도 원활한 진행이 어려워 보인다.

이 같은 시각에 대해 대우건설 관계자는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나, 당사는 현재 상반기에만 1만6천여 가구의 주택을 공급하고 나이지리아 LNG 액화플랜트 공사를 원청수주하는 등의 성과를 거두며 대외 환경 요인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위기상황에도 주인 없는 대우건설 경영진들 사이에 갈등설이 불거져 우려를 낳고 있다. 대우건설 내부 관계자는 정항기 부사장이 조직 개편을 통해 인사관리지원본부를 산하에 두고 인사권을 마음대로 휘두르며 임직원들을 줄 세우기를 하고 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이 관계자는 정 부사장은 자신의 뜻을 거스를 경우 임직원들에게 ‘잘라버리겠다’는 말을 하고 다녔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지난해 영입된 정항기 부사장과 김형 사장간에 의견 충돌도 보이고 있다는 설과, 대우건설의 프로젝트의 방향성을 두고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의 이대현 대표와 엇박을 내고 있다는 설이 외부로 흘러나오고 있다.

또 다른 내부 관계자는 이 대표와 정 부사장의 관계가 서로 충돌을 빚을 정도로 나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냈다.

이 같은 경영진 의견충돌에 회사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 부사장은 2019년 9월 대우건설 CFO로 부임했다. 정 부사장은 현대자동차 재경본부와 현대그룹 기획총괄본부 상무, 현대증권 경영기획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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