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立春)이 지났다지만 아직 제법 추운 날씨때문에 감기에 걸려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감기와 상관없이 괜한 헛기침과 가래 때문에 고생하는 이들이 있다. 이들은 보기에도 좋지 않을 뿐 아니라 본인도 괜히 짜증이 나기 마련이다.

문제는 원인을 해결하고자 이비인후과를 찾아도 잘 치료되지 않고 재발이 잦다는 점이다. 이에 헛기침과 가래의 주원인과 치료법에 대해 혜은당클린한의원(구 혜은당한의원) 한의학 박사 김대복 원장의 조언을 통해 알아봤다.

 
김대복 원장은 “헛기침이나 가래의 주된 원인 중 하나는 바로 ‘매핵기’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목에 이물질이 걸린 듯한 느낌을 유발하는 이 질환은 ‘매실의 씨앗이 목구멍에 걸린 것 같다’는 뜻을 갖고 있으며 현대의학에서는 매핵기를 ‘인두신경증’이나 ‘히스테리구’라고 부른다”고 했다.

매핵기는 답답하고 고통스러움을 초래하는데, 심한 경우 음식물을 섭취하기가 곤란할 정도로 쉽게 생각해서는 안될 질환이다. 뿐만 아니라 두통, 불면, 불안 등의 정신적인 병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과도한 스트레스가 주원인으로 주변의 가까운 사람이 큰 사고를 당한다거나, 흥분ㆍ긴장 등으로 인해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헛기침과 가래의 또 다른 원인은 후비루증후군이다. 일반적으로 정상적인 사람의 코와 목에서는 끊임없이 점액이 나와 세균 번식을 억제하며, 점막을 깨끗하게 만들어 호흡기를 보호한다.

김대복 원장은 “후비루가 있으면 이 점액이 비정상적으로 많아져 목뒤로 끊임없이 넘어가 구강과 식도 사이에 있는 인두에 고이게 된다”며 “후비루가 생기면 점액이 목뒤로 넘어가면서 기관지를 자극해 기침을 유발하기도 한다. 또 목 뒤로 넘어가는 노폐물이 세균에 의해 분해되면서 ‘암모니아’ 냄새를 풍기는 질소화합물이 생성돼 심한 구취가 생기기도 한다”고 했다.

이 양 질환의 차이점으로 대표적인 것은 냄새다. 둘다 목이물감이 드는 것은 공통점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후비루는 구취, 입냄새가 생길 수 있고 매핵기는 심한 냄새는 풍기지 않는다.

후비루와 매핵기는 비슷한 증상을 보이기 때문에 환자 본인도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 정확한 원인이 각각 다르므로, 증상에 맞는 치료를 해야 한다.

김 원장에 따르면 후비루는 비강점막의 알레르기 반응, 만성비염이나 만성 축농증, 감기, 코를 마시는 습관이나 코 구조상의 변화로 인해 발생한다.

한방에서는 폐(호흡계), 비(소화계), 신(내분비계) 기능 약화로 인한 면역 기능의 약화와 담읍, 습열담, 칠정기울, 기허 등을 주요 원인으로 본다.

따라서 환자의 체질과 영양상태, 전체적인 몸의 균형 등을 고려해 신체의 열을 조절하고 순환시켜, 울결된 담연을 치료하는 방법이 동원된다. 또 몸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원인에 맞는 한약 복용, 연고 및 스프레이요법, 비염겔, 침구 및 약침치료, 생활습관 및 식습관 지도 등을 한다.

반면 매핵기는 울체된 기를 소통시켜주는 이기제와 담을 제거해 주는 거담제 한약을 사용해 기의 흐름을 원활하게 해줘 울체된 담을 풀어 줘야 한다. 모려(식용종인 참굴), 산조인(멧대추의 씨 속에 있는 알맹이) 등의 한약재을 사용한다.

김 원장은 “헛기침과 가래는 다양한 원인에 의해 생기며, 치료법이 다양하므로 정확한 원인을 알고 치료해야 한다”며 “제대로 된 원인만 알 수 있다면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김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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