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협 “세계 최고 세율에도 인상...근거 납득 못해”

[데일리그리드=윤정환 기자] 전자담배 업계가 정부의 액상형 전자담배 개별소비세 인상에 반발하고 있다. 현재 세계 최고 수준 세율을 부과하고 있는데도 개소세를 2배 올리면 시장에서 외면 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23일 전자담배협회 총연합회는 “국내 액상형 전자담배 세율은 전 세계 최고 수준(30ml, 5만3970원)으로 2위 국가보다 365%나 높은상황이다”며 “그런데도 정부는 세율을 2배나 높이려 한다”고 밝혔다.

전자담배협회는 정부의 개소세 인상 근거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정부는 동일행위, 동일과세 원칙 하 흡입횟수를 기준으로 액상형 전자담배와 궐련형 담배를 비교하면서 액상 0.8ml 흡입횟수가 200회가 넘는다고 주장한다”며 “하지만 이는 철수한 쥴(juul)의 주장일 뿐 검증되지 않은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협회 실험 결과 쥴 0.7ml 액상은 최대 81회만 흡입 가능하다”며 “따라서 이를 근거로 액상형 전자담배와 궐련담배와 과세불균형을 주장하는 정부의 입장은 잘못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협회는 액상형 전자담배 유해성을 언급하며 “영국은 액상형 전자담배 유해성이 궐련 대비 적다는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궐련세금을 적용하지 않고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을 유도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식품의약안전처는 올해 6월 내 액상형 전자담배의 유해성분 분석결과를 발표하겠다고 공표해놓고 현재까지 아무런 설명 없이 발표가 미뤄지고 있다”며 “이번 세법개정 발표에 영향을 미칠까봐 공표를 미루는 건 아닌지 유감을 표한다”고 지적했다.

협회에 따르면 한 달에 궐련 30갑을 구입할 경우 소비자가격은 13만5000원이다. 액상형 전자담배의 경우 90ml당 부과 세금만 30만원 이상이며 소비자가격은 40~50만원 수준으로 높아질 수 있다. 

이에 협회는 “액상형 전자담배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며 “이를 통해 생활을 영위하는 수천 명의 영세 전자담배 소매인들과 중소기업 종사자들 또한 더 이상 업을 유지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도환 협회 대변인은 “이번 세법개정안은 수천 명에 달하는 영세한 액상형 전자담배 점주들의 밥줄을 끊겠다는 것과 다름없는 조치다”며 “60만 전자담배 사용자들을 가장 해로운 일반 연초담배로 돌아가게 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윤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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