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2~3%씩 티 안나게 가격올리며 소비자들에게 재료비 부담 전가...거위가 아프지 않게 털을 뽑겠다는 형국

롯데리아가 또 가격을 올렸다. 지난해 평균 2.5% 인상한 데 이어 1년만이다.

롯데리아는 16일부터 버거류 14종, 디저트류 8종 등에 대해 100원에서 300원까지 가격을 인상한다고 밝혔다. 대표 메뉴인 불고기버거와 새우버거도 3300원에서 3400원으로 오른다.

인상의 이유에 대해 롯데리아 관계자는 “수입산 원재료의 글로벌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환율, 인건비의 지속적인 상승 같은 경제적 요인 때문에 불가피하게 가격을 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롯데리아는 지난해에도 26개 품목에 대해 평균 2.5%의 가격인상을 올렸다. 그 때도 인상이유는 “각종 수입 원자재의 글로벌 수요량 증가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및 지속적인 인건비 상승 등에 따른 것”이었다. 올해와 거의 토씨 하나 바뀌지 않은 판에 박힌 이유다.

희한한 것은 원재료값 인상 때문에 불가피하다는 이유로 가격을 인상했는데 오히려 롯데리아의 이익폭은 매년 커지고 있다. 원재료 인상 이슈를 이용해 그 이상으로 가격을 올려 재료비 부담은 소비자에게 전가시키고 회사는 그 때를 틈타 이익을 늘리는 것이다.

롯데리아는 2013년 별도기준으로 1조원에 육박하는 9755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매출원가는 50%에 불과한 4916억원이었다. 2000원의 원가가 들어가는 햄버거를 4000원에 팔았다.

매출이익을 50%를 남기고서도 롯데리아는 판관비로만 4300억원이나 썼다. 판관비에는 급여와 퇴직금도 있지만, 복리후생비, 접대비 등 소모성 비용들이 모두 포함된다. 아이러니 한 것은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급여가 전년도보다 200억원 이상 증가했는데도 시급 아르바이트생들은 여전히 최저시급을 받으며 헐값 노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롯데리아는 그렇게 내역도 모호한 판관비에 4000억원 이상을 쏟아붓고도 2013년 영업이익을 530억원 거뒀다. 롯데리아는 매년 500억원 안팍의 안정적인 이익을 꾸준히 거두고 있다. 2011년에는 440억원, 2012년엔 525억원으로 오히려 조금씩 늘고 있다. 원재료비 인상 때문에 불가피하게 가격을 인상하는데 이익규모는 계속 커져 가는 것이다. 오히려 해외법인들을 포함한 연결기준으로 실적을 집계할 경우 영업이익이 300억원대로 급감하는데, 이는 베트남과 북경 등 해외부문에서의 실적이 결손이 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롯데리아는 매년 가격인상을 하면서 소비자의 부담을 감안해 인상폭을 최소화했다는 친절한(?) 설명을 빼놓지 않는다. 하지만 그 어디에도 롯데리아가 소비자 부담을 감안했다는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매년 500억원 이상의 이익을 남기면서도 원재료비 인상분은 단 10원도 회사가 감내하는 것은 못참겠다는 심산만이 곳곳에서 묻어난다.

손대지 않고 코를 풀겠다는 롯데리아의 이기적인 상술과 얄팍한 궤변에 소비자들의 불만이 드세지고 있다.

우종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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