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2분기 충당금…신한 5387억원·하나 4322억원·우리 3356억원·KB 2544억원

사진 = 신한금융그룹·하나금융그룹·우리금융그룹·KB금융그룹
사진 = 신한금융그룹·하나금융그룹·우리금융그룹·KB금융그룹

[데일리그리드=김호성 기자] 올해 상반기 4대 금융지주의 실적은 사모펀드와 해외이익이 희비를 가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금융권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아직 본격화하지 않았고 3분기부터 반영이 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고개를 들면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고 뉴스1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1일부터 27일까지 신한·KB·하나·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가 발표한 2020년 상반기 실적발표에 따르면 신한금융이 1조8055억원, KB금융 1조7113억원, 하나금융 1조3446억원, 우리금융 660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2분기(4~6월) 실적만을 보면 KB금융이 9818억원, 신한금융 8732억원, 하나금융 6876억원, 우리금융은 1423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4대 금융지주의 2분기 실적은 시장의 예상과 비슷했다. 금융지주들의 실적 발표 전인 지난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올해 2분기 순이익을 모두 합하면 2조6756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평균 17%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한 것이다. 실적 감소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기준금리 대폭 인하 등 초저금리, 연이은 사모펀드 판매 배상 등이 주된 요인으로 꼽혔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4대 금융지주의 성적표는 시장의 예상에서 크게 어긋나지 않았다. 4대 금융지주의 2분기 실적을 모두 합하면 2조6849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금융지주별로 결과가 예상과 다르게 나오기도 했다. KB금융의 경우 당초 2분기 순이익 전망치가 8479억원이었지만 기대를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기록했고 우리금융은 4163억원의 순이익이 예상됐지만 1423억원의 순익에 그쳤다.

4대 금융지주의 실적은 코로나19의 장기화, 사모펀드 관련 불확실성에 대비한 선제적인 충당금과 해외에서의 이익이 최대 변수로 작동했다.

4대 금융지주 모두 2분기에 대규모로 대손충당금을 쌓았다. 신한금융이 올해 2분기에만 5387억원의 충당금을 쌓았고 그 뒤를 이어 하나금융은 4322억원, 우리금융 3356억원, KB금융은 2544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했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신한금융이 8215억원, 하나금융 5252억원, KB금융 4979억원, 우리금융 4467억원이다.

충당금을 대거 쌓은 것은 코로나19 금융지원에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과 최근 발생한 각종 사모펀드 손실액에 대한 배상급 지급에 대비하는 차원이다.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충당금을 많이 쌓은 신한금융의 경우 라임자산운용 펀드와 독일 헤리티지 DSL 등의 상품에 대한 보상 금액을, 하나금융은 라임과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 우리금융은 라임사태에 대한 수습 비용이 필요하다.

이 같은 충당금 이슈는 금융지주의 실적에 큰 영향을 미쳤다. 당장 여타 금융지주보다 사모펀드 문제에서 자유로운 KB금융이 2분기 실적에서 신한금융을 제치고 리딩금융지주 타이틀을 확보했다. 막대한 충당금을 쌓은 우리금융은 올해 2분기 1423억원의 순익만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6110억원) 대비 76.7% 감소했다.

해외이익 역시 금융지주의 실적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대표적으로 하나금융의 경우 올해 상반기 대손충당금을 전년보다 두 배 넘게 쌓았음에도 불구하고 2012년 이후 상반기 기준, 최대 실적을 거뒀다. 하나금융의 깜짝 실적은 비은행과 국제부문 등의 실적 호조에 따른 결과였다. 하나금융의 비은행 순익이 4079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069억원 늘었고 글로벌 이익도 1695억원으로 전년 대비 667억원 증가했다.

금융권에선 금융지주들이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올해 상반기에는 다소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물론 우리금융이 예상보다 낮은 실적을 기록했지만 금융지주들이 전반적으로 양호한 성적표를 거뒀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코로나 2차 유행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등 경기가 반등하기는커녕 침체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엄습하면서 진짜 위기는 이제부터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금융당국이 코로나19 피해 기업에 대한 대출 만기연장과 이자상환 유에를 연장해달라고 요청하면서 은행권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은 3분기에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호성 기자
저작권자 © 데일리그리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