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중 6명 “좋은 기회가 있다면 언제든지 이민 갈 의향이 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의 트렌드모니터(trendmonitor.co.kr)가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이민’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상당수의 사람들이 대한민국을 떠나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것으로 조사되었다. 

전체 10명 중 8명 가까이가 막연하게나마 한번쯤 이민을 생각해봤거나(69%), 구체적으로 이민을 고려해 본 것으로(7.4%) 나타났다. ‘이민’이라는 사안의 무게를 고려하면 결코 적지 않은 수준으로, 단순하게 이민을 생각해본 경험은 여성(남성 66.4%, 여성 71.6%)과 20~40대(20대 72.8%, 30대 74.4%, 40대 73.2%, 50대 55.6%), 미혼자(미혼 73.3%, 기혼 66%)들이 많이 가지고 있었으며, 이민을 심각하게 고려해 본 사람들은 주로 여성(4.6%)보다는 남성(10.2%), 그리고 만 3세 미만의 자녀를 둔 기혼자(14.1%)였다. 반면 이민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밝힌 응답자는 23.6%에 불과하였다. 상대적으로 50대(35.2%)와 보수성향(32.2%)의 응답자가 이민을 전혀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응답의 비중이 높은 특징을 보였다. 

전체 87% “개인의 사정과 환경에 따라 충분히 고려해볼 수 있어”
→ 전체 81.9%가 사람들이 과거보다 이민에 대해 관대해진 것 같다고 느낄 만큼 이민을 바라보는 태도도 개방적으로 변한 모습이었다. 주변 사람들의 이민 결심에 대한 개인적 의견을 묻는 질문에도 전체 87%는 개인의 사정과 환경에 따라 충분히 고려해볼 수 있는 문제라는 인식을 내비쳤다. 특히 20대(90%)와 30대(93.2%), 진보성향(91.4%)이 이민에 관대한 태도를 많이 보였다. 반면 내 나라를 떠나 다른 나라에서 산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라는 의견은 7.2%에 불과했는데, 연령이 높고(20대 4.4%, 30대 3.6%, 40대 7.6%, 50대 13.2%), 보수성향일수록(진보 4.5%, 중도 6.7%, 보수 12.3%) 이런 경향이 강하였다. 

‘지나친 경쟁구조’와 ‘자녀 교육환경’, ‘소득불평등’이 이민을 고려하는 원인
→ 최근 이민을 고려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원인에 대해서는 한국사회의 지나치게 과열된 경쟁구조(동의율 84.2%)와 자녀에게 더 나은 교육환경을 만들어주려는 욕구(82%)가 문제의 근원이라는데 동의하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또한 점점 심해지는 소득불평등 구조(78%)와 한국사회의 각박하고 여유 없는 삶(76%), 국내의 열악한 노동환경(75%)을 원인으로 보는 시각도 높은 수준이었다. 그밖에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한 불안감(67.9%), 국내의 열악한 복지제도(66.8%),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없는 사회환경(66.2%), 과도한 업무량(65.5%), 심각한 정치적 사회적 갈등(64.6%) 등 그야말로 한국사회의 총체적인 문제점들이 이민을 고려하는 이유들로 지적되고 있었다.

“빈부격차 및 소득불평등 문제와 여유로운 삶에 대한 기대 때문에 고려”

→ 실제 이민을 구체적으로 고려한 사람들(74명)도 다양한 사회문제들을 이민 고려의 이유로 꼽았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빈부격차와 소득불평등 문제(37.8%, 중복응답)가 이민을 고려한 가장 큰 이유였으며, 팍팍하지 않고 좀 더 여유로운 삶에 대한 기대감(33.8%)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잇따른 사건사고를 반영하듯 국가가 국민들을 위한다거나 보호해준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서(32.4%) 이민을 심각하게 고려했다는 의견도 많았다. 자녀들에게 더 좋은 교육환경을 만들어주고 싶고(31.1%), 지나치게 과열된 한국사회의 경쟁구조에서 벗어나고 싶으며(31.1%), 복지정책이 더 잘 갖춰진 국가에서 살고 싶다(31.1%)는 바람도 높은 수준이었다. 게다가 대한민국에는 미래가 없다는 생각(24.3%)도 이민을 고려하게 된 하나의 이유일만큼 이민에 대한 높은 의향 속에는 한국사회를 바라보는 절망적인 시선이 맞물려 있었다. 

이민을 고려했던 국가는  ‘캐나다’, ‘뉴질랜드’, ‘호주’, ‘미국’, 순
→ 이민을 구체적으로 고려했던 국가는 캐나다(60.8%, 중복응답)와 뉴질랜드(59.5%), 호주(58.1%), 미국(43.2%) 순이었다. 

이민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사람들 “이민을 고려할 정도의 특별한 이유를 찾지 못해”
→ 반면 이민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밝힌 사람들(236명)은 이민을 고려할 정도의 특별한 이유를 찾지 못했다(58.5%, 중복응답)는 응답을 가장 많이 하였다. 언어와 음식문제로 고생할 것이 뻔하고(46.6%), 타지에 나가 살면 외로울 것 같으며(39.4%), 다른 나라도 힘든 것은 매한가지(39%)라는 이유로 이민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그 뒤를 이었으며, 우리나라만큼 살기 좋은 나라는 없고(31.8%), 미우나 고우나 결국 내 나라(31.4%)라는 국가에 대한 애정도 적지는 않았다

걸림돌은 ‘언어문제와 의사소통’, ‘낯선 환경과 문화적 차이’, ‘이민 비용’

→ 이민의 가장 큰 걸림돌로는 언어문제와 의사소통(65.6%, 중복응답)을 모든 연령에서 공통적(20대 64%, 30대 64.8%, 40대 63.6%, 50대 70%)으로 꼽았다. 다음으로 낯선 환경과 문화적 차이에 대한 두려움(57.7%)과 이민 준비 비용에 대한 부담감(55.8%)이 클 것이라는 예상도 많았다. 문화적 차이에 대한 우려는 고연령층(20대 48.4%, 30대 51.6%, 40대 60.8%, 50대 70%)에서, 경제적 비용에 대한 부담은 젊은 층(20대 71.2%, 30대 54.4%, 40대 52.4%, 50대 45.2%)에서 보다 큰 편이었다. 그 외에 일자리 문제(37.3%)와 실패에 대한 두려움(31.6%), 인종차별 문제(23.9%)가 이민 결정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뒤를 이었다. 

10명 중 6명 “좋은 기회가 있다면 언제든지 외국으로 이민을 갈 의향이 있다”
→ 향후 대한민국을 떠나 이민을 가려는 결심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었다. 전체 10명 중 6명(59.4%)이 좋은 기회가 있다면 언제든지 외국으로 이민을 갈 의향이 있다는 속내를 밝힌 것이다. 특히 젊은 층(20대 68%, 30대 64%, 40대 56%, 50대 49.6%)과 진보성향(진보 65.6%, 중도 61%, 보수 45.6%)이 이민에 대한 생각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이 재확인됐다. 정부가 국민들과 소통을 못한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이민을 고려하게 될 것이라는 의견에도 74.3%가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정부의 정책 방향과 결정과정에 대한 사회적 불만이 상당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로, 그 중에서도 20대(80%)와 30대(79.2%), 진보성향(81.9%) 응답자들의 목소리가 가장 컸다. 전체 절반 이상(52.2%)은 요즘 들어 우리나라에서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고도 밝혔다.

전체 61.7% “이민을 떠나려는 사람들이 많은 것은 우리나라에 희망이 없기 때문”
→ 2명 중 1명(50%)은 더 이상 한국사회의 장밋빛 비전을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연령별 인식 차이(20대 50.4%, 30대 56%, 40대 48%, 50대 45.6%)보다는 정치성향(진보 67%, 중도 48.4%, 보수 33.9%)에 따른 인식차이가 상당했다. 또한 10명 중 6명(61.7%)은 이민을 떠나려는 사람들이 많은 것은 우리나라에 희망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였다. 특히 30대(65.2%)와 40대(66.8%)가 이민 의향 증가와 희망이 부재한 우리사회의 모습을 많이 연결하여 바라봤으며, 역시 이에 대한 진보(74.2%)와 보수(46.8%)의 시각차이가 두드러졌다. 우리나라에서 자녀를 키우는 것이 더욱 힘들어질 것 같고(75.3%), 더 이상 국민에게 신뢰를 주는 정부정책을 기대하기 힘들 것 같다(68.1%)는 의견도 많았다.

국가적∙사회적 문제보다 ‘개인의 삶’이 훨씬 중요하다는 데 58.7%가 동의

→ 과거와는 달리 국가보다 개인을 중시하는 사회가치관의 변화도 이민 고려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58.7%가 국가적, 사회적 문제보다는 ‘개인의 삶’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며, 연령이 낮고(20대 63.2%, 30대 59.6%, 40대 57.6%, 50대 54.4%), 진보성향을 가질수록(진보 63.3%, 중도 59%, 보수 51.5%) 개인의 삶을 보다 중요하게 받아들이는 편이었다. 현대사회에서 개인의 국적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 응답자(39.1%)도 동의하지 않는 응답자(27.6%)보다 우세하였다. 반면 미우나 고우나 우리나라에서 사는 것이 좋다는 응답은 4명 중 1명(25.9%)에 지나지 않았다. 다만 40대(32.4%)와 50대(41.6%), 보수성향(46.2%) 응답자는 우리나라에 대한 애착을 좀 더 크게 가지고 있었다.

“다시 태어나도 대한민국에서” 30.2%뿐, 57.9%가 “요즘 같아선 다시 태어나고 싶은 생각 없다” 
→ 그렇다면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대한민국에서 다시 태어나기를 원하고 있었을까? 다시 태어나도 ‘대한민국’에서 태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10명 중 3명(30.2%)에 불과했다. 상대적으로 50대(42%)와 보수층(43.9%)이 이 땅에 다시 태어나길 원하는 마음이 큰 편이었다. 반면 절반이 훨씬 넘는 57.9%는 요즘 같아서는 다시 태어나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응답하였다. 20대~40대(20대 62.8%, 30대 62.8%, 40대 60%, 50대 46%)와 미혼(62.9%) 및 진보성향(66.5%) 응답자들이 대한민국에서 다시 태어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특히 많이 가지고 있었다.

다시 태어나고 싶은 이유 “조상들이 살아온 나라이고, 이만큼 살기 좋은 나라 없다 생각”
→ 대한민국에서 다시 태어나고 싶다는 뜻을 밝힌 사람들(302명)이 꼽은 가장 큰 이유는 내 가족과 조상들이 살아온 나라이고(45.4%, 중복응답), 대한민국만큼 살기 좋은 나라가 없다(44.4%)는 점이었다. 뚜렷한 4계절과 자연환경(42.4%), 한국인만의 따뜻한 정(37.1%)도 우리나라에서 다시 태어나고 싶은 중요한 이유였다. 그밖에 한국인이 자랑스럽고 대단하다고 생각하며(31.5%), 한국음식이 가장 입맛에 맞고(30.1%), 더욱 강해지고 부유해진 대한민국의 모습을 보고 싶어서(21.9%)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다시 태어나고 싶지 않은 가장 큰 이유 “삶의 여유가 있는 나라에서 살고 싶어서”
→ 그에 비해 다시 태어나고 싶지 않다고 응답한 사람들(579명)은 삶의 여유가 있는 나라에서 살고 싶다(76.7%, 중복응답)는 바람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었다. 또한 복지제도가 잘 갖춰진 나라에서 살고 싶고(62.9%), 지나치게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벗어나고 싶다(61.7%)는 의견도 매우 많았다. 훨씬 부유하고, 잘사는 나라에서(19.9%), 전세계를 선도하는 선진국 국민으로 살고 싶다(15.4%)는 바람과 새로운 나라에서 살아보고 싶은 호기심(15.2%)도 나름의 이유들로 꼽혔으나, 응답률의 차이가 크다는 점에서, 기본적으로는 ‘살기 좋은 나라’가 아닌 대한민국에 대한 실망감이 다시 태어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게 하는 중요한 이유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가장 태어나고 싶은 국가는 어디였을까? 대한민국이 아닌 곳에서 태어나기를 원한 사람들은 호주(52.2%, 중복응답)와 캐나다(52%), 뉴질랜드(50.9%)를 가장 선호하였다. 다음으로 스위스(41.5%)와 미국(37.8%), 스웨덴(28%), 독일(28%), 핀란드(22.1%)에서 태어나고 싶다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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