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설 명절에 고향인 충남 태안에 다녀온 S씨(33세·여)는 혼자 살고 있는 친정엄마(63)의 시력이 최근에 부쩍 안 좋아졌다는 말을 듣고 걱정이다. 눈이 침침하고 돋보기를 써도 글씨가 또렷하게 보이지 않는데다 먼 곳을 볼 때에는 뿌옇게 보인다는 것이었다. 나이에 비해 건강하던 친정엄마였는데, 막상 눈 건강이 나빠진 것 같아 속상했다.

 사진 - 김용은 원장
S씨는 귀경 후에도 걱정이 되어 일손이 잡히질 않았다. 매일 친정엄마한테 전화를 걸어 눈 상태를 여쭤보지만, 견딜 만하다며 안과에 가볼 테니 너무 염려하지 말라는 답변뿐이었다. S씨는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 엊그제 휴가를 내고 고향에 내려가 친정엄마를 모시고 안과를 찾았다. 검사 결과, 초기 백내장이었다. 의사는 간단한 수술로 백내장 증상을 치료할 수 있으며, 수술 후에는 시력을 회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씨는 친정엄마의 백내장 수술 날짜를 예약해놓았다.

명절 때 고향을 찾은 자식들이 꼭 챙기게 되는 것은 부모님의 건강이다. 혹시 몸에 이상이 생겨 불편한 데가 없는지 여쭙게 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식들이 걱정할까봐 몸이 불편해도 내색하지 않는다. 눈 건강 역시 마찬가지다. 시력 장애 증상이 느껴져도 일시적인 현상이라 여기는가 하면, 나이 들어 그렇다며 조기 치료를 등한시하는 경우가 많다.

인체의 노화가 시작되면 눈 역시 노화가 진행된다. 눈의 노화 현상은 노안으로 나타나는데, 단순히 노안이라면 모든 사람이 겪는 증상인데다가 돋보기안경을 착용하거나 간단한 노안교정술로 시력을 개선할 수 있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문제는 안질환이 생기는 경우다. 안질환은 눈의 기능을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명동서울밝은안과 김용은 원장은 “명절이 끝난 후에는 자식들이 부모님을 모시고 안과를 찾는 사례가 많다”며 “노인들이 걸리기 쉬운 안질환들은 백내장, 녹내장, 당뇨망막병증, 황반변성, 안구건조증, 눈물흘림증 등을 꼽을 수 있는데, 최근에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의료기술이 발달하면서 조기치료를 통해 큰 문제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고 밝혔다.

백내장은 눈 속의 수정체가 뿌옇게 혼탁해지면서 사물이 뿌옇게 보이는 질환이다. 예전에는 단순히 노안으로 여겨 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았던 탓에, 실명 질환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의료기술 발달로 인해 수술하면 완치될 수 있으므로 실명의 위험은 없다.

단순히 백내장 증상만 개선할 경우엔 최소한의 절개로 백내장을 빼내는 초음파 유화흡입술이 적용된다. 각막 또는 공막을 2~3㎜ 정도 절개한 후 초음파 기계로 혼탁해진 수정체를 깨끗이 제거하는 방식이다.

노안에 백내장 증상까지 겹쳤다면 상황은 더욱 복잡해진다. 하지만 명동서울밝은안과는 노안과 백내장을 동시에 치료할 수 있는 환자별 맞춤형 백내장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백내장과 노안을 동시에 개선하는 데는 고화질 다초점 렌즈인 렌티스렌즈나 레스토렌즈 삽입술을, 백내장과 난시를 동시에 개선하는 데는 아크리소프토릭렌즈 삽입술을 각각 적용하고 있다. 특히 백내장, 노안, 난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레스토토릭렌즈 삽입술은 노안 교정용 레스토렌즈와 난시 교정용 토릭렌즈를 결합한 수술법이다.

녹내장은 안압 상승이나 시신경 혈류에 이상이 발생해 시야장애를 초래하는 질환이다.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다가 시신경 손상이 지속되면 서서히 시야가 좁아지고 말기에 이르러서야 이상을 느끼게 된다. 녹내장은 노인에게서 많이 나타나며, 나이가 많아질수록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40대에서는 1년마다 발생률이 0.1%씩 증가하지만 60대 이후에는 60대 이전보다 발병률이 6배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황반변성은 황반의 세포 변성으로 이상조직이 생기거나 출혈, 세포괴사 등이 일어나며 시력이 저하되는 질환이다. 사물이 뒤틀려 보이는 증상이 나타나는데, 곧은 선이 구부러져 보여 글씨를 읽기 힘들고 사람의 얼굴을 알아보기 힘들어진다.

당뇨망막병증은 당뇨병을 앓은 당뇨 환자에게서 발병하는 일종의 합병 눈질환이다. 당뇨병을 앓은 기간이 길면 길수록 당뇨망막병증이 발생할 확률도 높아진다. 특히 나이가 들면서 당뇨망막병증의 발병률이 점점 더 높아지게 된다.

안구건조증은 눈물 생성이 부족하거나 눈물막이 과도하게 증발돼 안구 표면이 건조해지고 뻑뻑해지는 느낌이 드는 증상이다. 특히 안구가 전체적으로 취약해지는 노인에게서 흔히 발생되는 질환이다. 눈물흘림증도 부모님들이 많이 겪는 노화 증상 중의 하나다. 증상이 안구건조증과 정반대인데, 눈물이 과도하게 생겨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의 불편함을 주며 눈곱이 심하게 낀다.

김용은 원장은 “노화에 따른 각종 안질환은 단순히 불편함을 넘어 생활의 질을 떨어뜨리고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정기적인 안과 검진뿐만 아니라 증상이 나타났을 때 조속히 전문 안과병원을 찾아 정밀검사와 상담을 통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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