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업무 중 울분 경험” 69.7% … 역학조사관 등 현장대응직 89.5%로 최고

코로나19 현장대응팀 상당수가 업무중 울분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현장대응팀 상당수가 업무중 울분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데일리그리드 = 박웅석 기자] 코로나19 현장에서 일하는 의사와 간호사, 역학조사관, 보건소 공무원 등 의료진과 현장대응팀의 69.7%가 울분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경기도 공공보건의료지원단과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팀은 지난 7월 21일부터 29일까지 의료·현장대응팀 621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에 대한 2차 위험인식조사를 진행하고 12일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업무로 인한 울분 경험을 묻는 질문에 69.7%가 울분을 경험했고, 이런 답변은 역학조사관 등 현장 대응직에서 89.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울분의 이유는 ▲낮은 연차 중심으로 근무 투입 등 불공정한 업무 분배(25.4%) ▲감정적, 억지 민원(19.6%) ▲비민주적인(독단적인) 의사결정(16.2%) ▲부당한 취급과 (차별) 대우(12.7%) ▲불충분, 불공정한 보상(7.7%) 등이었다.

열 명 중 일곱 명 이상의 치료·방역 인력은 코로나19 업무 강도를 높게 체감하고 있었다. 응답 중 전체의 73.9%가 업무 강도가 높은 편이라고 응답했다. 코로나19 업무강도 인식 정도가 높을수록 직무 스트레스, 직무 고갈(번 아웃)도 같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역시 치료진보다 현장대응팀이 더 크게 영향을 받았다. 

‘코로나19 인력에게 자원의 분배나 일의 절차 등 처우가 얼마나 공정했는가’를 묻는 질문에는 63.0%가 불공정하다고 응답해 1차 조사 54.1%보다 높아졌다. 공정하다는 응답은 1차 45.9%에서 2차 조사 37.0%로 하락했다. 노동강도 완화를 위한 근무시간 조정이 있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67.3%가 없었다고 답해 1차 조사 69.6% 대비 조금 낮아졌지만 여전히 부정적 응답이 많았다.  

코로나19사태 장기화 대응책으로 인력들은 자신들의 성과와 기여에 대한 정부의 책임성 강화와 감염병 전담·전문 인력 양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대응방안별로 ‘필요하다(필요함+매우 필요함)’고 응답한 비율을 살펴보면 중앙지자체 정부의 사후책무성 강화(78.3%), 감염병 대응 전담인력 양성(77.6%), 사전대비가 중요한 감염병 등의 질병관리에 정부의 투자 확대(77.5%) 순이었다. 

유명순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는 “현장 대응직의 경우 임시직이 많고 상황이 특수하다는 이유로 초과근무 등이 당연하게 여겨지는데, 이 과정에서 업무강도가 계속 높아진다”며 “공정성에 대한 감수성이 높은 인력들의 업무 의지와 이직 의도, 울분 경험을 낮추기 위한 투명하고 공정한 업무 분배와 처우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희영 경기도 공공보건의료단 단장은 “감염 발생 현황은 하루하루마다 달라서 치료·방역 대응 인력의 부담은 반년이 넘도록 줄어들지 못하고 있다”며 “중앙과 지자체는 치료·방역 대응팀에 대한 지원으로 물리적 보상에 대해서도 고민해야겠지만, 그 이상으로 정신적·심리적인 지원 방안을 다각도로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한국리서치가 지난 5월 1차 조사에 참여한 경기도 내 코로나19 의료·현장대응 인력 1112명에게 연구진이 개발한 설문이 담긴 웹 링크를 배포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으며 총 621명이 응답해 재 참여율은 55.8%였다.  
 

박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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