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직격탄...마트·면세점 실적 악화에 줄줄이 '적자전환'

사진=롯데쇼핑, 신세계, 현대백화점그룹
사진=롯데쇼핑, 신세계, 현대백화점그룹

[데일리그리드=이준호 기자] 유통업계 빅3가 올 2분기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코로나19 쇼크가 상반기 내내 지속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하락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그룹 등 유통 빅3가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롯데쇼핑은 올 2분기 영업이익이 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8.5% 급감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4조459억원으로 9.2% 줄었고 당기순손실 1990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다중이용시설 기피현상이 나타났고 정부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처 제외 등도 악재로 작용해 매출 부진이 심화됐다.

신세계는 2분기 영업손실 431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매출은 1조144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32.6% 감소했다.

신세계가 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은 2011년 5월 백화점과 이마트 부문을 계열분리한 이후 처음이다.

이같은 신세계 실적악화 요인은 코로나19로 인한 면세점 사업 부진이 지속됐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은 2분기 영업이익이 81억원으로 전년 대비 84% 줄었다. 매출은 5166억원으로 작년에 비해 3.1% 감소했고, 순이익은 147억원으로 69.3% 줄었다. 

코로나19로 전반적인 영업환경이 악화되며 백화점 부문 매출이 감소했고 그로 인한 고정비 부담 증가 등으로 영업이익도 줄었다는 분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해 2분기 역시 지난 1분기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대형 집객시설 기피 및 소비 심리 악화로 국내 유통 기업들이 어려움이 많았다"고 말했다.

지난 6월 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면세점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 6월 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면세점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스1]

◇마트·면세점 부진 지속...백화점은 회복세 전환

유통 빅3 2분기 실적을 사업부문별로 살펴보면 마트와 면세점 사업 부진이 뼈아팠다. 다만, 백화점은 회복세로 돌아섰다는 분석이다.

롯데쇼핑 2분기 대형마트 매출은 1조465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8.5% 줄었고, 영업손실 578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임시휴점과 단축영업이 이어졌고 정부 재난지원금 사용처에서 제외되면서 매출이 부진했다는 평가다.

이마트 2분기 영업적자가 4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폭이 175억원 늘었다.

재난지원금 사용처 제한으로 인한 할인점 5월 매출 부진과 코로나19로 인한 연결 자회사 실적 부진 등이 영향을 미쳤다.  

면세점은 코로나19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가 이어지면서 초토화됐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공항 출국장 면세점 매출액은 237억원으로 전년 동월 매출액인 2610억원과 비교해 10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쳤다.

신세계 면세사업을 담당하는 신세계디에프는 올해 2분기 370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영업손실이 694억원에 달한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9.6% 줄어든 3107억원에 그쳤다. 특히, 공항면세점의 경우 매출이 92% 급감했다.

롯데면세점 역시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분기 롯데면세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6% 감소한 43억원으로 간신히 적자를 면했다.

하지만 1분기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화된 2분기에는 적자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대백화점 면세점의 경우 2분기 매출 1172억원이 지난해 대비 37.3% 증가했다. 영업적자도 181억원으로 적자규모가 14억원 줄었다. 지난 2월 동대문점 신규 개점 효과를 봤다.

면세점 최악의 위기는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코로나19 쇼크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면세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이 나오지 않는 이상 실적 회복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6월 26일 오전 서울 영등포역에서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면세 명품 대전을 찾은 고객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 6월 26일 오전 서울 영등포역에서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면세 명품 대전을 찾은 고객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스1]

백화점 사업의 경우 1분기에 비해 소폭 개선하며 회복세로 돌아섰다는 평가다. 

롯데백화점은 2분기 매출 6665억원, 영업이익 439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각각 12.3%, 40.6% 줄었지만 1분기 대비 소폭 개선됐다. 

롯데 측은 해외명품 및 가전이 소비 회복 흐름을 타고 매출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했다. 

신세계백화점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3539억원, 14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3.7%, 56.3% 감소했다. 다만, 매출이 1분기보다는 6.9% 늘었다.

신세계 측은 코로나19 영향이 가장 컸던 3월 백화점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8% 줄어드는 등 2월 이후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계속 감소하다 6월에는 증가세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은 2분기 영업이익이 26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62.5% 감소했으며, 매출도 4245억원으로 10.3% 줄었다.

다만 현대백화점 측은 6월을 기점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아울렛 신규 매장과 식품 전물몰 개장 효과 등으로 3분기에는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6월 이후 수익성이 회복세로 전환해 하반기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소규모 집단감염이 계속되고 있고 장마로 인한 수해도 발생해 소비심리가 다시 위축될 수 있도 있을 것 같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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