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병원 4곳서 헌혈의집 21곳 추가...온라인·전화도 가능
혈장치료제 임상2상 진행 중...연내 공급 목표로 개발

사진=GC녹십자 오창공장에서 혈장 분획 공정이 진행되고 있다.

[데일리그리드=윤정환 기자] GC녹십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혈장분획치료제 생산 원료를 확보하기 위해 혈장공여 창구를 대폭 확대했다. 개발 이후 혈장치료제를 원활히 생산하기 위해서는 완치자 혈장 확보가 우선이기 때문이다. 

24일 녹십자에 따르면 혈장치료제 생산에 필요한 혈장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 4개 병원에서 가능했던 혈장공여 창구를 전국 수도권과 강원도의 21개 헌혈의 집까지 늘렸다. 내달 7일부터는 충청도, 강원도, 경상도 소재 헌혈의 집 24곳에서도 혈장을 공여할 수 있다. 

혈장공여 접근성 확대를 위해 온라인 창구도 적극 활용한다. 녹십자는 본사 콜센터와 홈페이지를 통해 혈장공여 신청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녹십자는 혈장분획치료제 ‘GC5131A’를 개발하고 있다. 이 치료제 후보물질은 지난 20일 식품의약안전처로부터 임상2상 승인을 받았다. 녹십자는 연내 공급을 목표로 개발을 진행하는 만큼 혈장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임상 2상은 영상학적 진단으로 확인된 폐렴 환자와 고령 및 기저질환이 있는 고위험군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임상 장소는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중앙대병원, 고대안산병원, 충남대병원, 연대 세브란스병원 등 6곳이다.

GC5131A는 국내 코로나19 치료제 파이프라인 중 개발이 가장 빠르다고 평가받는다. 완치자의 혈장에서 다양한 항체를 포함한 면역 단백질을 분획해 만든 고면역글로불린이기 때문. 이같은 방법은 오랜 기간 사용돼 온 제제이기에 GC5131A는 임상 1상을 면제받았다.

통상 임상시험은 1~3단계로 진행된다. 1상에서는 안전성, 약동학을 평가한다. 2상에서는 환자에게 투여 후 치료효과를 확인하고, 3상에서는 더 많은 사람에게 약물을 투여한 후 치료효과와 부작용 등을 최종 확인한다. 

사진=GC녹십자 홈페이지에 올라온 혈장공여 독려 팝업.

이외 녹십자는 지난 5월 정부의 코로나19 혈장치료제 개발 국책과제 수행 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다. 지난 21일에는 범정부 지원위원회로부터 치료제 분야 임상시험 지원 기업으로 예비선정됐다. 정부 지원 하 개발이 빠르게 진행되는 만큼 녹십자는 개발이 완료 되면 국내 코로나19 환자에게 GC5131A를 무상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개발이 완료되더라도 많은 양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상당수 혈장을 확보해야 한다. 일반적인 혈장치료 대비 혈장치료제는 같은 양의 혈장에서 더 많은 양을 생산할 수 있으나, 대량생산 개념으로 바라보기는 어렵다는 게 녹십자 측 설명이다. 녹십자가 혈장공여 창구를 대폭 확대한 이유다.

이와 관련 정부도 혈장공여 독려에 나섰다. 이날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정례브리핑에서 “임상2상에서 유효성, 안전성 입증 시 대량생산 체계를 갖추기 위해 헌혈을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녹십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가 긴급사용승인(EUA)한 ‘혈장치료’와 ‘혈장치료제’는 다른 개념이라고 전했다. 둘 다 혈장을 이용하는 건 맞지만 혈장치료는 치료방법의 일종이며 녹십자가 개발 중인 치료제는 혈장의 주요 성분을 농축해 만드는 의약품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윤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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