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맛집 기피하고 배달·포장 음식 선호

[데일리그리드=이준호 기자]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여행 트렌드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주로 사람이 많은 맛집 방문을 기피하고, '안전한 공간에서의 식사'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15일 여행 전문 조사 기관인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최근 진행한 주례 여행행태 및 계획 조사 결과에서 여행 중 '배달·포장 음식'에 대한 선호도가 급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례 여행행태 및 계획 조사는 컨슈머인사이트가 매주 500명, 연간 2만6000명 대상으로 진행하는 조사다.

코로나 이후 국내여행 주 목적 [그림=컨슈머인사이트]
코로나 이후 국내여행 주 목적 [그림=컨슈머인사이트]

◇ 여행 주목적은 '휴식'과 '자연감상'...'식도락' 중요도 ↓

코로나19 확산 전 여행의 주목적은 자연풍경 감상(21.5%), 휴식(20.5%), 식도락(19.2%)순이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자연감상과 휴식은 꾸준히 상승해 7월에는 둘을 합해 52.2% (각각 23.4%, 28.8%)까지 확대됐지만, 식도락은 5%p 감소해 친지·지인 만남(13.4%)과 비슷한 수준(14.2%)으로 밀려났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변화를 자세히 살펴보면, 휴식과 자연감상은 동반 상승해 왔지만 6월 이후 휴식이 큰 차이로 앞서 나가며 여행의 가장 중요한 목적으로 자리매김 했다. 

북적이는 유명 맛집을 찾아 식사를 하는 것보단 안전과 편안함을 목표로 한 '비대면·힐링 여행'이 새로운 여행 트렌드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여행 중 식사방법 선호도 변화 [그림=컨슈머인사이트]
여행 중 식사방법 선호도 변화 [그림=컨슈머인사이트]

◇ 식도락의 감소...여행산업 전반에 악영향

여행 주목적에서 식도락에 대한 선호도가 줄면서 여행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식음료비는 전체 여행경비의 31.7%를 차지하는 제1지출 항목으로, 식도락의 감소는 여행산업 전체의 위축으로 이어질 뿐 아니라 여행 요식업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컨슈머인사이트가 지난 5주간(7월 4주~8월 4주)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8월 4주차를 기준으로 선호도가 가장 높은 방법은 배달·포장 음식(+23.6%p)이었고, 그 다음은 즉석밥이나 라면 등 즉석조리 식품(+20.1%p), 가정에서 만든 음식(+11.6%p) 순이었다. 

반면 음식점(-24.5%p)과 길거리 음식(-36.3%p)은 부정적 반응이 두드러졌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이 같은 선호도 변화에 대해 "음식 자체나 조리방법보다는 '취식 장소'에 의해 결정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식사 환경을 통제할 수 있는 장소인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5주간의 식사 방법별 선호도 변화를 보면, 코로나 확산세와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에 따라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가 진정세를 보였던 7월 4주부터 8월 1주는 식사 방법별 선호도 차이가 크지 않았으나,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되고 거리두기가 강화된 8월 2주차 이후 선호도의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 

이런 사회적 환경에 가장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 것은 음식점이었다. 

8월 2주차에는 특별한 거부감이 없는 수준(-1.9%p)까지 상승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실시된 8월 3주차에 최대폭으로 하락했다.

조사를 진행한 컨슈머인사이트 측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소비자들의 불안감으로 인해 요식업은 심각한 타격을 받았고, 이는 현재 진행형"이라며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요식업계가 언제쯤, 어떻게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알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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