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대비 2배 뛰어난 제염효과...물로 쉽게 분리해 방사성폐기물량 2분의 1로 절감

(앞 오른쪽) 한국원자력연구원 양희만 박사 연구팀
(앞 오른쪽) 한국원자력연구원 양희만 박사 연구팀

[데일리그리드=강민수 기자] 국내 연구진이 다공성 오염표면 구멍 속으로 침투한 방사성 세슘을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제거하기 위해 붕소 에스테르 결합을 가진 하이드로겔 내부에 방사성 핵종 이온 교환 용액 및 방사성 세슘 흡착제를 포함하는 표면제염코팅제를 개발했다.

연구결과는 화학공학 분야 세계적 학술지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에 지난 7월(Chemical Engineering Journal)’ 게재됐다.

16일 한국원자력연구원에 따르면 양희만 박사가 방사성으로 오염된 표면에 액체 분사 방법으로 세슘을 쉽고 빠르게 제거할 수 있는 ‘하이드로겔 기반 표면제염 코팅제’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하이드로겔은 수분을 많이 흡수할 수 있는 고분자 물질로 젤리와 같은 형상을 지녔다.

현재 제염 기술은 건물 표면에 제염 코팅제를 도포한 이후 직접 벗겨내거나 표면 자체를 깎아야하기 때문에 대단위 면적에 신속한 작업이 어렵고 대량의 방사성폐기물이 발생하는 문제가 있었다.

이번 연구는 표면제염 코팅제를 액체 형태로 뿌려서 신속하게 도포할 수 있다. 세슘을 흡수하고 굳은 코팅제를 물로 쉽게 제거할 수 있어 방사성폐기물 발생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하이드로겔 기반 표면제염코팅제’는 친환경 고분자 화합물, 가교제를 첨가한 특수용액과 기존 세슘 흡착제를 혼합해 만들었다.

오염표면에 특수용액과 세슘 흡착제를 분사하면 하이드로겔 형태 코팅제가 만들어진다. 세슘은 특수용액 속 암모늄, 나트륨과 이온 교환돼 표면에서 제거되고 세슘 흡착제에 달라붙는다.

점착형 하이드로겔 기반 코팅제의 표면오염 제염 과정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점착형 하이드로겔 기반 코팅제의 표면오염 제염 과정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특수 장비 없이 일반적인 액체 분사장치로 분사·도포할 수 있어 광역 오염 지역에서도 쉽고 빠르게(분당 1.25㎡ 속도) 사용할 수 있다.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박리형 표면제염코팅제보다 2배 이상 우수한 제염 성능을 확인했다.

특히, 물 세척만으로 표면제염 코팅제의 특수 용액과 세슘 흡착제를 분리시키는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이에 세슘 흡착제는 여과나 자석으로 선별 분리해 방사성 폐기물로 처분하고, 나머지 용액은 일반 폐수로 처리 가능하기 때문에 방사성폐기물 발생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아울러 세슘 흡착제 대신 다른 핵종별 흡착제를 사용하면 세슘 외 다양한 방사성 핵종을 제거할 수도 있다.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 원자력기술개발사업 지원을 받았다. 국내(올해 2월)와 일본(올해 7월)에 특허 등록을 마치고, 미국에서도 특허 등록을 심사 중에 있다.

양희만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는 방사능 물질이 누출되는 사고 시에도 오염된 건물의 제염을 신속하고 광범위하게 할 수 있는 원천 기술을 개발한 것”이라며 “액체나 물로 쉽게 다루고, 방사성폐기물 발생량을 줄여서 현장 활용성을 높인 만큼 실제 오염 현장에 투입하는 것을 목표로 기술 이전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강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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