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은아 의원 "초연결 시대에서 디지털성범죄물 접속차단은 `미봉책`

사진 = 허은아 의원실
사진 = 허은아 의원실

[데일리그리드=이승재 대기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디지털 성범죄 심의 6만8172건 중 삭제 조치에 성공한 것은 고작 148건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접속차단은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초선)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방심위 디지털성범죄심의지원단에서 심의한 6만8172건 중 시정조치로 이어진 것은 6만7939건이다. 이 중 삭제조치에 성공한 것은 국내에 서버가 소재한 148건에 불과했고, 해외서버에 위치한 6만7791건은 국내에서 접속을 차단하는 것에 그쳤다.

허은아 의원은 “국내에서 접속차단 조치를 해도 해외서버에는 여전히 해당 성범죄물이 유통되고 있기 때문에 `미봉책`에 불과”하며, “국제화·지능화되고 있는 디지털성범죄 대응에 효과적인 방안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관해 방심위는 “디지털성범죄정보 특성상 해외서버 비중이 매우 높은 상황이나, 해외사업자의 경우 국내법의 규제를 받지 않아 이들 간의 협력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한편, 디지털성범죄 신고접수·심의지원 인력은 12명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디지털성범죄심의지원단내 상시 심의지원체계는 총 3인 4개조로 일일 2교대로 운영되고 있다. 디지털성범죄대응팀이 출범한 `18년 이후, 심의 건수는 `18년 1만7486건에서 `19년 2만5992건으로 크게 증가했고, `20년 8월 기준으로는 2만4694건에 육박, 지난해 전체 심의건수에 근접한 상황이다.

허은아 의원은 “디지털 성범죄는 그 자체로 피해자에 대한 `인격 살인`”이라며, “피해자로서는 불안감 속에서 제대로 된 일상을 살기가 어렵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범죄자를 색출하고 처벌하는 것과는 별개로, 성범죄물이 유통·확산되지 않기 위한 인력·예산 확보와 시스템 구축이 절실한 이유”라고 밝혔다.

나아가 “n번방 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디지털성범죄는 기술적으로 지능화되고 있고 범죄 수법도 악랄해지고 있다”며 “단순히 기존 사법체계에서의 ‘엄정 대응’만 외칠 게 아니라 확산·유통방지를 위한 기술적 대응책, 해외사업자와의 상시 협력체계를 구축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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