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참여형 쌍방향 온라인 수업…다양한 툴 제시· 인도 국제문화교류 큰 성과

세종도원초 학생들과 인도 학생들의 실시간 화상회의 장면
세종도원초 학생들과 인도 학생들의 실시간 화상회의 장면

[데일리그리드=배현진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비대면, 위드(With) 코로나, 포스트(Post) 코로나 등의 말이 낯설지 않은 세상이다. 낯설지 않다 못해 일상이 된지 꽤 오래다. 코로나19가 바꿔놓은 일상은 참 모질고 혹독하기만 하다. 좀체 경험하지 못했던 사회적 문제가 나타나는 것도 다반사다.

원격수업은 어떤가. 그것은 요즘 학교 현장의 일상이다. 원격수업은 코로나19에 대응한 대안수업 방식에 속한다. 학교현장에서 특별히 준비할 겨를도 없이 맞이한 것이 원격수업이다. 그러니 학교별로 원격수업 수준이 천차만별이다.

학부모들은 학교별 원격수업 학습격차가 심하다고 이구동성 말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학부모들의 글을 보면 학교별 학습격차 문제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만하다. 교육청 등 교육 당국에는 온라인 원격수업의 학교별 학습격차 문제점을 지적하는 민원이 끊이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원격수업을 서둘러 시행했으나 구체적 학습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학부모들의 질책이 쏟아진다. 원격수업의 학습격차가 발생하고 있는 것은 따지고 보면 당연지사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손을 놓고 있는 가운데 학교별로 원격수업 학습방안을 세워 시행하고 있으니 학습격차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종시 연서면 세종도원초등학교는 요즘 원격수업으로 교육계 안팎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는 학교다. 도원초등학교는 다른 학교들이 주저하고 있을 때 원격수업을 위한 방법을 적극 찾고 시행한 결과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교사들은 원격수업을 위한 다양한 툴을 제시, 학생 참여형 수업 진행이 가능토록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학교가 4월부터 원격수업을 시행하면서 중점을 둔 것 중 하나는 한 명의 학생도 소외되지 않도록 힘썼다는 점이다. 원격수업과 관련한 이 학교의 성과물은 오롯이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만든 것이다.

도원초는 3~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원격수업을 진행한다. 1~2학년 학생들은 아직 원격수업의 집중도를 유지하기 어려워 주 2일씩 등교 수업을 진행한다.

세종도원초 교사가 직접 제작하고 자료를 공유한 사이트
세종도원초 교사가 직접 제작하고 자료를 공유한 사이트

도원초 원격수업은 핸드폰만 이용해도 참여할 수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다. 도원초는 4월 원격수업 시행 이후 줌 프로그램과 클래스팅 프로그램을 플랫폼으로 사용 중이다. 원격수업 플랫폼을 정할 때 학생들을 위해 접근성을 우선 고려했다는 것이 조미화 6학년 부장 교사의 설명이다. 도원초는 보육원과 다문화 가정 학생들에게는 교과서를 직접 배부하고 줌 사용법을 개별 안내했다고 한다.

학생들은 매일 2차례 줌에 접속한다. 원격수업은 ▲아침인사 ▲관계쌓기 간단게임 ▲내 기분 말하기 ▲학습내용 안내 ▲제출한 과제 학습 ▲퀴즈수업 등으로 진행해 학생들이 흥미를 갖고 학습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등교수업으로 힘든 리코더 수업도 줌 수업으로 진행한다. 그만큼 도원초는 온라인 수업의 특성을 잘 살려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도원초 원격수업에는 학습 꾸러미가 등장한다. 크레파스, 캔버스, 캘리그라피 도구, 나팔꽃 키트, 성장일기 등이 도원초가 원격수업을 위해 학생들에게 별도 제공하고 있는 학습 꾸러미다.
학생 심리와 정서를 보살피는 것도 도원초 교사들의 역할이다. 학생들이 혹여 코로나 블루를 겪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다. 도원초는 코로나 블루 진단 방법으로 구글 상담기능을 활용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도원초 원격수업 방법은 교사들의 연구 결과물이다. 교사들은 다양하고 창의적인 온라인 수업방법을 연구, 제시하고 있으며 실제 수업 성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도원초 학생들은 원격수업 덕분에 ▲픽스키트, 픽스키트 등 이미지 편집앱 ▲구글미트 화상회의 프로그램 ▲파파고 번역앱 ▲구글프리젠테이션 ▲포스트잇을 붙이듯 메모를 게시하는 앱 패들렛(Padlet) 등을 곧잘 사용한다.

도원초 학생들은 최근 온라인으로 특별한 추억을 쌓았다고 한다. 인도 어린이들과 국제문화교류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이다. 참여 학생들은 세종시와 자신의 일상을 주제로 영상 작품을 직접 제작, 인도 친구들과 공유하고 실시간으로 화상회의도 진행한 것이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다고 말한다. 학생들은 인도 친구들과, 기후변화 등 지구촌 환경문제를 놓고 온라인 토론을 진행하고 양국 전통문화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는 기회도 가져 원격수업의 지평을 넓혔다는 학교 안팎의 평가가 뒤따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도원초 학생들은 인도 어린이들과의 국제문화교류 프로젝트를 위해 원격수업을 통해 배웠던 다양한 웹서비스를 활용한 점에서 큰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도원초 어린이들은 앞으로 환경보호 실천 내용을 담은 사진을 패들렛에 올려 인도 친구들과 공유할 계획이다. 도원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환경 디자인 작품을 공모한 후 티셔츠와 머크컵을 제작해 인도 어린이들에게 발송할 예정이다.

도원초 원격수업을 참관해 보면 교사와 학생들이 상당히 익숙한 온라인 교실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원격수업 시행 초기 교사와 학생, 학부모들이 모두 낯설어 하고 걱정했던 것과 비교하면 성취도가 남다르게 뛰어나다. 교사들이 온라인 교실 컴퓨터 화면에 분할해 출석한 학생들을 지명해 질문하고 답하는 모습을 보면 실제 교실 분위기와 별반 다르지 않다. 도원초 원격수업 시간에는 학생들이 흥미를 느끼고 집중할 수 있도록 교사들이 다양한 수업방법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실제로 도원초 원격수업에서는 ▲계속해서 질문 던지기 ▲채팅창에 생각 적기 ▲퀴즈 풀기 ▲공동주석 달기 등 쌍방향 학습 집중도를 높이기 위한 수업방법이 다양하게 등장한다.

도원초 학생들은 등교수업 못지않은 흥미와 집중도를 갖고, 코로나19로 인해 뜻하지 않게 찾아온 원격수업에 잘 적응해 가고 있다고 말한다. 원격수업은 등교수업에 비해 자기주도학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채린 학생(6학년)은 원격수업에서는 자기주도학습이 중요하다는 것을 잘 이해하고 시간표를 짜서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학교에서 주는 독서꾸러미 등을 통해 독서 시간도 늘려나가고 있다고 말한다. 이규원 학생(6학년)도 선생님으로부터 다양한 웹서비스 사용법을 배워 활용하고 있으며 수업시간에 학습에 유용한 동영상 자료도 많이 올라와 흥미롭게 공부하고 있다고 얘기한다.

도원초는 앞으로 ‘코로나 챌린징 데이’를 운영할 계획이다. 도원초는 이 행사에서 ▲친환경 먹는 물병 오호(Ooho) 만들기 ▲랜선 주먹밥 뽐내기 대회 ▲즐겨 듣는 노동요 리스트 만들어 패들렛에 공유하기 등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강미애 도원초 교장은 “코로나19는 어떤 면에서는 바이러스 재앙에 가깝다. 사회활동이 제약받고 있는 가운데 교육현장도 큰 시련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원격수업은 등교수업의 대안 형식이지만 절대 소홀히 할 수 없는 일이다. 도원초 선생님들이 적극 참여해 원격수업 방법에 대해 열띠게 토론하고 연구한 결과가 결실을 맺고 있는 것에서 보람을 느낀다.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적극 참여해 준 덕분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강 교장은 올해 원격수업을 주제로 논문을 발표할 계획이다.

배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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