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간 주요지표와 R&D 지표 등 차이가 좁혀지지 않아

우리나라와 일본의 경제규모와 글로벌 기업 경쟁력 격차 수준은 4배 정도의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18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국교 정상화 이후 한일 간 경제격차가 꾸준히 줄어들고는 있으나, 경제규모나 기업 간의 주요 지표에서 아직 일본과 약 4배 가량의 격차가 있고, R&D 지표도 차이가 크게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은 일본 따라잡고 있어
올해 들어 우리나라 반도체 생산액이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에 올랐다. 대일무역수지 적자의 주범인 부품과 소재분야의 대일의존도도 많이 줄어들었고, 제조업 전체 세계시장점유율은 한국이 일본을 빠르게 따라잡고 있는 추세이다. 통신 기기, 섬유는 우리의 세계시장점유율이 일본을 앞질렀으며 전자부품 분야에서는 일본을 따라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반도체 생산액과 점유율은 최근 4년 동안의 통계를 보면 미국이 지난해까지 1660억달러(약 168조)와 52.4%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515억달러(약 52조4천억원)와 16.2%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며 2위를 기록했다. 일본은 3위로 434억달러(약 44조1천억원)와 13.7%의 점유율을 보였다. 그 다음 순위로 유럽과 대만 순으로 나타났다.

양국 대표기업 비교에서는 대등 양상
한일 주요 제조업 대표기업들을 비교해 보면 한국이 앞서거나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분야에서는 삼성전자가 동 분야 일본 1위 기업인 파나소닉에 비해 영업이익률은 4배가 넘게 앞섰으며, 자동차분야에서는 현대자동차가 도요타 자동차에 비해 영업이익률이 더 높게 나왔다. 또한, 자동차 부품 분야에서는 일본이 더 앞서고는 있으나 대등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기업 경쟁력은 3-4배 차이 보여
그러나 한일 양국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력을 비교해 보면 양국 간에 3~4배 정도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나타내는 세계수출시장점유율 1위 품목 수는 한국 64개인데 반해 일본은 231개이다. 중국의 부상에 따라 양국 모두 점유율 1위 품목 수는 감소하고 있는 편이지만 한일 양국 간 격차는 몇 년째 줄어들지 않고 있다.
한 예로 포춘 500대 기업에 포함되는 양국 기업의 수도 일본이 57개인데 비해서 한국은 17개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차이가 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양국 경제규모 차이는 일본이 4배 앞서
전체 경제규모면에서도 일본이 4배가량 한국보다 앞선 것으로 조사되었다. 국가의 경제규모를 나타내는 GDP의 경우 양국의 격차는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4.01배 높은 수준이다. 주식시장의 규모를 나타내는 증시시가총액의 경우만 보더라도 2014년 7월 말 현재 기준으로 일본이 한국보다 3.84배 높게 나타났다. 외환거래 규모의 경우 약 8배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일본 엔화가 세계외환 거래의 23%를 차지하는 3대 통화로 거래비중이 1.2%에 불과한 한국 원화와는 글로벌 인지도에서 큰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다만 수출지향적인 한국의 경제 시스템상 교역 및 수출규모에서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해외직접투자 규모도 일본이 2013년 천억 불을 넘어서 한국보다 약 4배 높은 수준이다. ODA 규모도 일본이 6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일본의 ODA가 일본기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성격이 많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를 통해 자국기업이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도 일본이 한국보다 높을 수 있다.

 

과학기술 및 R&D 격차 벌어져
국가 과학기술의 바로미터로 사용하는 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 수에서 일본이 16명이나 되는 반면 한국은 아무도 없다. 유럽집행위원회가 2012년 각 기업들의 R&D 규모를 기준으로 발표한 세계 R&D 2,000대 기업에 일본은 353개 포함된 반면 한국은 56개 불과하다. 실제로 2012년 기준 연구개발비가 1조원이 넘는 한국기업이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3개에 불과한 반면 일본은 도요타, 혼다 등 29개사나 있다. 세계적인 정보회사 톰슨 로이트가 보유 특허 수 등을 기준으로 작년에 선정한 세계 100대 혁신 기업에 일본 기업은 28개 포함된 반면 한국 기업은 3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련 엄치성 상무는 “최근 일본 기업들이 다시 글로벌 경쟁력을 회복하고 있으며 조선 등 주력산업에서도 우리를 추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기업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정부도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에 전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성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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