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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삿갓】 윤 총장, 국민에 충성하는 公僕(공복)역할이 국민에게 봉사다.

김대은의 새롬세평(世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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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삿갓】 윤 총장, 국민에 충성하는 公僕(공복)역할이 국민에게 봉사다.
  • 김대은
  • 승인 2020.10.27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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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안보 등 치국경륜을 갖추었는지 반문(反問)해봐야 한다. -


근대 민주주의 체제에서 정치인이 갖춰야 하는 자질과 자격에 대해 막스 베버의 '소명으로서의 정치’'읽기에서 관료가 정치를 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 평가는 너무나 유명하다.

우선 그는 이렇게 말한다.

"진정한 관료는 그의 본래적 사명에 비춰 볼 때 정치를 해서는 안 되고 단지 '행정'만 하게 되어 있으며, 무엇보다도 비당파적 자세로 행정을 해야 한다. '국가이성'에 위협이 되지 않는 한, 즉 기존 체제의 사활적 이해관계가 위협받지 않는 한, 관료는 늘 그래야 한다. 관료는 '분노도 편견도 없이' 그의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 관료의 명예는 그가 보기에 잘못된 명령을 내린 상급자가 자신의 이의 제기에도 불구하고 이를 고수할 경우, 그 명령자의 책임을 떠맡아 이 명령이 마치 자신의 신념과 일치하는 듯 성심을 다해 정확히 수행할 수 있는 능력에 기초를 두고 있다. 관료가 이런 규율을 따르지 않거나 자기 절제를 하지 못한다면 전체 국가기구는 붕괴하고 말 것이다."

"이에 반해 정치 지도자는 자신의 행위에 대해 전적으로 스스로 책임을 진다는 것에 기초하고 있다. 그는 이 자기 책임을 거부할 수도, 다른 사람에게 전가할 수도 없으며 또 해서도 안 된다. 따라서 타고난 관료인 사람, 도덕적으로 높은 수준의 관료적 품성을 타고난 사람이야말로 '나쁜 정치가'일 수밖에 없으며, 책임 개념이 가진 정치적 의미를 기준으로 볼 때는 무책임한 사람이고 그런 의미에서 도덕적으로 저열한 정치가들이다."

베버는 이렇게 정치가와 관료를 비교하면서 결국 정치는 정치가가 해야 하는 일이라고 결론을 내린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10월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말한 '퇴임 후 봉사' 발언의 여파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그 날 국감장에서 '여론조사에서 대선후보로 거론되는데, 정계 진출 의향이 있느냐'는 야당 의원의 질문에 윤 총장은  "지금은 제 직무를 다하는 것만으로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다. 퇴임하고 나면 우리 사회와 국민을 위해서 어떻게 봉사할지 그런 방법을 천천히 생각해보겠다."며 여운을 남겼다.

이 말에 대해 대다수의 사람들은 정계 진출, 그중에서도 야권의 대선주자로 나설 가능성을 열어 놓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정치할 생각이 없다면 "없다"고 하면 그만인데 "정치하겠다는 뜻이냐"는 추가 질의에 윤 총장은 "그건 제가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여운을 남긴 것은 정치하겠다는 확인 사살까지 한 것 아니냐는 오해를 불러 일으켰다.

마침 한국갤럽 정례 여론조사 10월 둘째 주 대선주자 선호도에서 윤 총장은 이재명 경기도지사 20%,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17%,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4% 다음인 3%로 4위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대선에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대통령 후보였던 홍준표 무소속 의원 2% 보다 높게 나온 것이다.(한국갤럽 홈페이지 참고)윤 총장은 국회의원 피선거권이 있고, 올해 60세로, 대선주자로서 나이도 충분하고 정가의 반응은 뜨겁게 달궈지고 있지만 대한민국의 내일을 위해 과연 좋은 일인지 생각해봐야 할 필요가 있다.

윤 총장이 다음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특히, 아직까지 존재감 없는 국민의 힘 대선후보로 윤 총장을 反문재인의 상징적인 이미지로, 얼굴 마담으로 내세워 보수 결집을 꾀하겠다는 이유로 그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단지 이 두 가지 이유만으로 윤 총장이 대한민국 공동체를 이끌어갈 리더로서 적합한 것인가는 미지수다.

우선, 反문재인‧非문재인 다 좋지만 다음 대선에서 문 대통령과 칼을 겨루는 것도 아니고,  내후년 대선일 까지 윤 총장 인기가 지속 될 가능성이 있는지도 의문이다.

윤 총장은 박근혜 정권 초반기인 2013년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수사 당시 '외압 때문에 더 이상 수사하기 힘들다'며 위법한 지시는 따르면 안된다는 자신의 소신을 피력해 대구고검으로 사실상 좌천을 당했다. 이후 문재인 정권 들어와 승승장구하며 검찰총장직에 올랐다. 그러나 '조국 사태'를 계기로  문 정권에 공공의 적이 됐다.

게다가 윤 총장 개인적으로는 처가 고소‧고발사건을 비롯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있을 때 지금 온 나라를 들썩이고 한국전파진흥원의 옵티머스자산운용 수사 의뢰 사건을 무혐의 처분(이후 옵티머스에는 1조원 가까운 투자금이 새로 들어와 피해자가 속출)한 것에 대한 문제들로 대선행 열차를 타기에는 아직 미완의 숙제로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의혹만 가지고 '윤석열 책임론'을 제기하는건 문제지만 검찰이 대형 금융 범죄의 꼬리를 잡고도 전모를 밝히지 못해 피해를 키운 책임은 적지 않다. 이에 대한 명확한 소명이 필요하다.

일부 정치 평론가들은 윤 총장이 차기 대선에 나설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일이라고 말하지만 이 또한 너무나 성급한 평가다.

대선주자로서 갖추어야 할 소양과 자질을 자로 재듯이 재단하기는 어렵지만  그동안 정치를 전혀 해 보지 않은 사람이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는 '가장 큰 정치'를 과연 잘할 수 있을지, 대한민국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경제를 살리고, 안보를 튼튼히 하고, 한반도 평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등등 나름의 치국경륜과 당위성및 타당성 여부에 대한 평가는 반드시 거쳐야 할 산이다.

어쨌든 막스 베버에 따르면 윤석열 검찰총장은 '나쁜 정치가'일 수밖에 없고, '책임 개념이 가진 정치적 의미를 기준으로 볼 때는 무책임한 사람'이고, 그런 의미에서 도덕적으로 '저열한 정치가'가 된 셈이다.

우리나라도 검찰총장을 하고 나서 정치의 길로 들어선 사례는 두 사람이 있다. 15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신한국당 공천으로 나란히 국회에 입성한 김기춘 전 법무부 장관(경남 거제시), 그리고 김도언 전 검찰총장(부산 금정을)이다.

김기춘 전 법무부 장관의 경우를 보면 박근혜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하면서 최순실 국정농단을 방치했고,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문화계 인사들을 탄압한 정말 '나쁜 정치가'라 할 수 있다. 막스 베버가 왜 그렇게 "관료가 정치를 하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는지 잘 이해할 수 있다.

같이 정치계에 입문한 김도언 전 검찰총장은 국회의원으로서 별 존재감이 없었다.

그 이후 최근 20여년의 기간 동안 대통령이 직접 총장을 대면해 국무총리나 법무부 장관 등의 공직을 제안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하지만 제안을 받아들인 사람은 한 명도 없었고, 검찰 내부에서도 검찰은 중립적 지역에 남아 있어야 한다는 여론이 확고하다. 검찰 조직이 괜한 정치적 시선에 휩싸이고 검찰을 다시 '정치의 제단' 위에 올린 격이라고 우려했기 때문이다.

윤 총장이 지금처럼 검찰 조직을 희생양으로 삼아 아무런 준비도 없이 대선주자로 나서게 되면 자신과 검찰이 불행해 질 수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국감장에서 던진 정치적 메시지는 자신을 노골적으로 퇴진 압력을 넣고 수사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일부 정치권을 상대로 '나도 정치를 할 수 있다'는 식의 견제구를 던진 '무력시위'로 볼 수도 있다.

고(故) 삼성 이건희 회장의 "정치는 4류" 발언 이후 정권이 다섯 번이나 바뀌었지만, 국민 통합과 협치의 정치는 찾아볼 수가 없다.

생전에 이건희 회장은 "제트기가 음속 두 배로 날려면 엔진 힘만 두 배로 키운다고 되지 않고, 재료·소재부터 다 바꿔야 한다"고 했다. 이 말은 곧 기업만이 아니라 정치권과 정부까지 다 바뀌어야 한다는 얘기다.

상황이 이런데도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기껏 한다는 말이 윤 총장을 "윤서방파 두목 같은 그런 느낌이 든다"고 비난했다. 반사다. 국민은 정 의원 같이 격 떨어진 말을 들으면 오히려 정치권에 대한 혐오스러움은 가중된다.

오죽했으면 검찰 조직에서 한 길만 걸어온 윤 총장 같은 관료의 이름이 대선후보로 오르락내리락 거리겠는가?

윤 총장의 정치 데뷔는 후차적인 문제다.

김기춘·김도언 전 검찰총장 사례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하며, 우물 안 정치가 대한민국의 발목을 잡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