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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민락재단-부동산개발업 커넥션, 정치자금부터 공문서 위변조 '폭로'
[단독] 민락재단-부동산개발업 커넥션, 정치자금부터 공문서 위변조 '폭로'
  • 강성덕 기자
  • 승인 2020.10.30 15: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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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시 허가공문 위조해 공증까지 마쳐, HUG 출신 간부 앞장
재단 이사, 복지법인 이사회 절차없이 26억 보존 확인서까지
대흑천개발 실제 운영주 "지금까지 수십억 출처 자료있고 녹음있다"
그린벨트 해제가 추진됐다가 중단된 하남시 미사동 541 일원. 의정부시 사회복지법인 민락재단 소유다.
그린벨트 해제가 추진됐다가 중단된 하남시 미사동 541 일원. 의정부시 사회복지법인 민락재단 소유다.[사진 이명수 기자]

A : 제보자 민락재단 이사 B의 친척
B : 민락재단 이사(재단 설립자 가족)
C : 주택도시보증공사 간부 출신 현 민락재단 이사
D : 대흑천종합개발 실제 운영주 및 H하우징 대표

[데일리그리드=강성덕 기자] 2015년 6월 29일, 경기 의정부시는 경기도에 사회복지재단 민락재단이 소유한 하남시 미사동 541 일원의 약 3만3천여 ㎡의 토지 38필지에 대한 처분 허가를 경기도에 보고했다.

이 곳은 과거 민락재단 소유로 예전부터 버섯재배사와 일부 불법건축물 등이 산재해 있던 곳이다. 의정부시는 허가를 통해 민락재단 수익용 기본재산의 처분으로 노인복지시설 톶 매입 및 신축 등의 사업에 활용할 것이라고 했다.

 

당시 감정가액은 427억원으로 해당 토지는 부동산 투자 및 개발기업인 (주)대흑천종합개발과 부동산 매매계약을 맺었다. 그 해 7월 20일자로 만들어진 부동산 매매계약서는 계약금 10억원을 7월 17일 지급하고 중도금 30억원은 9월 18일, 나머지 대금은 이듬해인 2016년 7월 20일 지급하기로 했다. 정한 기일에 잔대금을 납부하지 못했을때는 연 5%의 연체이자를 적용하기로 했다.

공증까지 마친 이 문서말고도 날자도 같고 내용도 같지만 잔대금 지급날자와 연체이자율이 다른 문서가 또 하나 있다. 잔대금 387억원을 지급 확정일없이 추후 건축 허가 후 4개월 이내에 완납하고 연체이자도 1.2%로 줄였다.

매매계약서에는 토지 외에도  물건이 또 있다. 541-69와 74 지번에 재배사를 매매에 포함한다고 명시했다. 공증문서에는 재배사라는 문구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의정부시 허가 공문에도 재배사나 부속건물 등의 문구는 없다.

의정부시 사회복지법인인 민락재단은 오래 전, 전 국회의원이었던 김 모씨가 설립한 복지법인으로 의정부시 불우 노인들을 위한 요양시설이다. 민락재단은 나눔의 샘 양로원과 전문요양원, 재가노인지원서비스센터 등 노인을 위한 전문기관이다. 현재 이사로 등재된 인물들은 설립자 가족인 B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간부 출신인 C 등이다.

민락재단 소유의 토지가 있는 하남시 미사동에 개발 붐이 일면서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으로 묶였던 미사동 541번지 일대도 꿈틀거렸다. 이곳은 장애물이 전혀 없는 한강뷰가 뛰어난 지역으로 건축물 13.5m 이하 제한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정부시가 경기도에 보고한 민락재단 기본재산 처분 허가서에는 토지 외에는 명시돼 있지 않지만 민락 측 이사들에 의해 위변조된 공문에는 '부속건물 포함'이라는 문구가 포함됐다.
의정부시가 경기도에 보고한 민락재단 기본재산 처분 허가서에는 토지 외에는 명시돼 있지 않지만 민락 측 이사들에 의해 위변조된 공문에는 '부속건물 포함'이라는 문구가 포함됐다.

▶ 검찰 고발장에 하남 전 시장 정치자금 거론...출처는?

버섯골이라 불렸던 취락지구 일부에는 토착민 25세대와 민락재단 소유의 건축물도 산재해 있다. 토지에 대한 처분 허가는 받았지만 기존 주민 등 지상권을 멸실하기 위해서는 의정부시에 변경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법적으로 불가능한 상태.

그린벨트 해제에 앞서 경기도에 지적됐던 부적정 사안(불법건축물 등)을 해결하기 위해 대흑천종합개발의 자금을 받아 토착민들과 오랜 협상 끝에 보상을 마무리하고 하남시와 그린벨트 해제를 추진해 왔다.

매매 당사자인 대흑천종합개발이 자금을 대고 보상 절차를 어렵사리 해결하고 그린벨트를 해제에 나섰지만 입안권자인 하남시가 잘 움직여 주지 않았다고 한다.

2016년 3월, 당시 하남시장이 인허가 비리로 구속되고 부시장권한대행 체제였다. 알만한 사람들에게 줄을 대고 지인들을 총동원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1년여가 지난 후 4.12보궐선거에 당선된 시장에게 청탁을 하기위해 여러 인물과 접촉을 시도했다. 그러던 중 시장과 잘 안다는 지역 기업가와 법률전문지 기자를 소개받고 이들에게 수억원을 건넸다는 게 제보자 A의 주장이다.

A는 D가 이들로 하여금 전 시장 측과 전세 계약을 맺거나 주변지인들로 하여금 1인당 2~3백만원에서 5백만원까지 일명 쪼개기를 통해 총 4~5억원 가량의 정치자금을 댔다고 주장했다.

그런 작업(?) 탓인지 2018년 하남시 관련부서 팀장이 나서 그린벨트 해제 입안을 추진했지만 담당공무원에게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면서 다시 제동이 걸렸다.

그린벨트 해제가 취소되면서 일단 휴지기에 들어가긴 했지만 2~3년 후 다시 입안이 추진될 것으로 전해지면서 이들은 미사동 일대 3만여 ㎡의 개발을 당연시했다.

공증까지 받은 매매계약서 12번과 31번이 다르다. (재배사 포함) 추가
공증까지 받은 매매계약서 12번과 31번이 다르다. (재배사 포함) 추가

▶ HUG 출신 재단 이사, 공문 위조 주도

하지만 자금줄인 대흑천종합개발 실제 운영자인 D씨의 자금이 마르기 시작했다. 대형 아파트건설사의 협력업체인 서초구 소재 H하우징 대표인 D씨는 자금압박으로 민락재단에서 10억원을 빌려쓰기도 했다고 한다. 그 와중에 제보자 A는 B, C, D와 협의해 민락재단 소유 지상권, 일명 딱지로 불리는 24개의 지상권을 활용하기로 했다.

허가서에는 토지 외에는 허가받은 게 없는터라 아무리 묘안을 짜내도 뾰족한 방안이 없었다. 이 대목에서 C씨가 앞장섰다고 한다.

2019년 7~8월 경, HUG 간부 출신인 C는 평소 자신과 잘아는 건축설계사무소 소장을 찾아가 의정부시의 공문을 위변조를 시도했다. C는 건축사무소 직원에게 일을 시켰지만 공문 서체와 다른 점을 발견하고 공문을 발취해 본인이 원하는 문구를 삽입하도록 했다. 그래서 다시 만들어진 공문에는 '경기도 하남시 미사동 소재(대지)' 가 아닌 '경기도 하남시 미사동 소재(대지 및 부속건물 포함)'이 만들어졌다.

최근 데일리그리드가 의정부시 담당자에게 확인한 결과, "2015년 6월 경,시가 하가한 처분내역에 토지 이외에는 어떤 것도 없고 이후 변경된 것도 없다"고 말했다.

C 등은 이 공문을 토대로 친분이 있는 법무사를 통해 공증했고 24개의 딱지는 대흑천개발에 소유권이 넘어갔다.

지난 8월 14일, 민락재단 이사 B는 민락재단 소유 대지와 타인 소유 재배사 25동, 개인소유 주택 2동,  무허가 주택 1동에 대한 철거 및  보존비용과 집단민원을 해결한 비용 등으로 26억원을 보전해 주겠다는 확인서를 작성해 대흑천개발 측에 넘겼다.

자금은 딸리고 해제는 늦춰진데다 돈까지 부족해지자, A는 딱지를 처분할 요량으로 D에게 2장을 자신에게 넘겨달라고 요구했다.

10월 23일, D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금껏 4~50억원을 쏟아부었고 돈을 준 사람들의 명단과 통화내역 등의 자료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D는 사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기사를 쓰라며 자신은 만일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해도 처벌받지 않을 자신이 있다. 지금까지 모든 부정한 행위는 A와 C 등이 저지른 것으로 자신은 (위법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수년간 자신이 수십억원의 자금을 대고 여태 버텨온 마당에 이익을 챙기려는 A가 못마땅한 D는 그를 방출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노력해 온 댓가로 20억원에 대한 보장을 해줄테니 일에 손을 떼라 한 것.   
A는 억울하고 분했다. 10여 년동안 개발사업의 꿈을 품고 열성으로 일해 왔는데 자신을 팽 시키려는 소행이 괘씸해 잠을 잘 수조차 없었다고.

A는 지금까지의 성과를 포기하고 자신이 고발자로 나서 모든 것을 폭로하기로 했다. 28일 지인인 법무사를 찾아가 작성한 검찰 고발장에는 전 시장에 대한 정치자금 출처와 C의 위법행위, B의 월권 등 모든 것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