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상반기에만 320억원, 1인당 4천만원

금융감독원(금감원)에서 지난해 중 적발한 허위 과다입원(일명 나이롱환자) 보험사기 주요 혐의자 111명의 특성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 통원치료가 가능한 소위 나이롱환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지난해 상반기에만 320억원이 적발되어, 2012년 상반기 적발 금액보다 약 2배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이러한 보험사기는 민영보험 뿐만 아니라 건강보험 재정에도 누수를 발생시키는 심각한 사회 범죄로 나타나고 있어 근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과도한 다수의 보험계약
이번 조사결과에 따르면 여성과 50대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데 혐의자의 67.6%가 여성이며, 이중 50대가 48.6%를 차지하는 등 40대 이상 중장년층이 92.9%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기금액 확대를 노리고 배우자와 자녀, 자매 등 2인 이상의 일가족이 공모하는 사례가 42.3%를 차지하고 있는데, 주부와 자영업자, 무직자 등 장기입원이 가능하고 입원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작은 직업군이 다수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들의 수법은 대부분 보험금 부당취득 목적으로 다수의 고액 보험을 단기간 내 집중 가입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입원보험금을 지급하는 보장성보험을 평균 10.4건 정도 다수로 가입하여, 매월 62.3만원의 고액보험료를 납부하는 형태이다.
이는 국민 평균 보장성보험 월납보험료 7.8만원(2012년 기준)대비 8.0배의 금액으로, 과다계약으로 편취금액을 극대화하려는 의도인 것이다. 특히 재해입원 시 1일 평균 17만원, 일반질병 시 19만원, 당뇨나 간질환 등 특정질병 시 35만원의 보험금을 수령하도록 고액의 입원일당 보장 상품에 다수 가입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혐의자의 88.7%가 별도로 실손 보험에 가입하여 입원 일당 정액보험금 수령액 대부분을 초과이득으로 취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이들은 단기간에 집중가입 후 바로 장기 입원하는 특성을 보였는데, 통상 장기 입원하기 전 6개월 이내에 평균 6.9건의 보험에 집중적으로 가입했다. 이중 80.3%는 집중 가입 후 2개월 이내에 장기 입원을 했고, 이후에도 평균 6.5건의 신규가입을 통해 보험금 확대를 위해 노력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는 수법
혐의자들의 공통적인 것은 통원치료가 가능한 경미한 질병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무릎관절염이 25.9%를 차지하고 있으며, 추간판장애가 24.0%, 당뇨 7.4% 등 대부분 국민 평균 30일 이내 단기간 입원치료 후 통원 및 약물복용으로 치료 가능한 질병임에도 불구하고 장기 입원을 한 것이다.
또한, 상해사고도 평균 10.2건에 달했는데 원인별로 보면 계단에서 넘어졌거나 미끄러짐 등 허위로 추정되는 목격자 없는 단독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혐의자들의 총 입원일수는 평균 7년에 걸쳐 1,009일로 연 평균 136.7일은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기록됐다.
그러나 이들은 입원기간 중 잦은 외출과 외박, 허위 입원확인서 발급사기 적발 병원에 입원 등 일부 허위입원 혐의가 확인되었는데, 1회당 평균 입원일수가 19일에 불과하거나 또는 병원에 계속 입원하지 않고 주기적으로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는 행태를 보였다.

입원한도 조항 악용
보험사기 혐의자들의 대부분은 철저하게 동일질병 당 입원한도 조항을 악용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보험약관상 입원비 지급한도를 악용하여 한도일수까지 장기 입원 후 병명을 바꿔가면서 주기적으로 반복과 입원을 해 온 것이다.
사례별로 보면 처음에 무릎 뼈 연골 연화증 등으로 149일간 입원을 한 후 고혈압으로 병명을 변경해 입원하는 것을 비롯해 위염 등으로 93일간 입원 후 다시 무릎 뼈 연골 연화증으로 97일간 입원, 다시 두통 등으로 99일을 보내고 지방간으로 재입원하는 등 1년에 절반을 병원에서 보낸 혐의자도 다수 확인되엇다.
혐의자들은 장기 입원을 통해 개인 평균 납입 보험료 6,300만원 대비 5.6배인 2억8,200만원(연 평균 4천여만원)의 보험금을 수령했으며, 지난 2013년 한 해에는 평균 4억8,600만원의 보험금을 지급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일 평균 발생 의료비는 46만원으로 88.7%가 7만원 이하지만, 1일 평균 지급보험금은 6.8배인 311만원으로 실손 보험을 제외하고도 1일당 265만원의 초과이익을 낸 것으로 조사되었다.

나이롱환자 적발 확대
이에 따라 최근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유관기관의 보험사기 수사 관련 조직이 신설되어 100명의 전담인원을 확대, 운영하기로 했다. 또한, 금감원에서는 나이롱환자 적발을 확대하기 위해 허위 과다입원 사기혐의자에 대한 상시조사 및 허위 과다입원을 조장하는 사무장병원, 보험설계사 등 보험사기 브로커에 대한 기획조사를 강화하는 한편, 보험사기 조사 핵심 인프라인 보험사기인지시스템에 소셜 네트워크 분석 기능을 도입하여 조직적 보험사기에 대한 기획조사 역량을 강화할 예정이다.
아울러 보험회사가 보험계약 인수 및 보험금지급 심사 과정에서 허위 과다 입원 보험사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지도함과 동시에 분설결과를 토대로 보험연구원과 공동으로 허위 과다 입원 방지체계 전반을 점검하고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
 

박성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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