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체별로 지원혜택과 지원센터 개설도 활발

‘3D프린터의 시대가 열렸다’는 이미 몇 년 전부터 흘러나왔고, 그와 관련된 제품은 이미 포털사이트에서도 쉽게 검색이 가능할 만큼 쏟아져 나오고 있다.
시간이 어느 정도 흘러서일까? 그에 따른 가격차도 불과 몇 년 전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다양한 가격대가 형성되고 있다.
가격대는 해외직구를 포함해 최저 55만원에서 최대 1,100만원까지 다양하다. 이제 3D프린터에 관한 뉴스에 웬만해서는 놀라지 않을 만큼 우리 생활 가까이 다가오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해외에서 활발했던 3D프린터 개발에서부터 실용화단계까지 그리고 산업적 상용화에 따른 산업화까지 현재의 국내 실정을 짚어보았다.

심상치 않은 특허 전쟁
지난해 특허청은 해외 특허분쟁 대응전략 로드맵을 제시하는 보고서를 발간해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급부상하면서 해외 선도 기업에 의한 분쟁 제기 가능성이 높은 3D프린팅 분야에 관해 발표한 바 있다. 이 보고서는 특허분쟁에 대한 예측을 구체화하기 위해 특허분쟁에 특화된 분석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3D 프린팅 분야는 3D 시스템(3D Systems), 스트라타시스(Stratasys) 등 해외 선도 기업이 M&A 등을 통해 특허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나가고 있으며, 2000년대 중반 이후 분쟁 건수가 크게 증가하면서 이에 대한 대응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3D프린터 제조기술 기업들은 일부 핵심 특허의 존속기간 만료로 인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특허 선점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 분명히 잠재하고 있다.
일부 핵심특허의 존속기간 만료가 해당 기술 분야에 대한 전면적 자유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핵심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이 만료된 핵심특허에 대응하는 개량특허를 대거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철옹성 같은 특허장벽을 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소송을 좋아하는 미국의 3D프린터 제조기업 스트라타시스가 아피니아(Afinia)를 상대로 지난 2013년 미네소타지방법원에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했다. 또한, 3D시스템즈가 폼랩(Formlabs)을 상대로 지난 2013년 11월 뉴욕남부지방법원에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했다.
이들 기업들의 특허소송 중 가장 판결이 기대되고 있는 스트라타시스와 3D시스템즈의 소송 건은 향후 전 세계 3D프린터 제조 기업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만큼 핵심특허 사안들이라 판결에 따라 엄청난 지각변동이 예상되고 있는 것이다.
참고로 스트라타시스의 3D프린터 관련 특허는 알려지고 있는 것만 약 600여건에 이르고 있다.

 

지자체, 기술지원 사업 본격화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의 육성과 지역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기업이나 벤처기업들을 위해 각 지자체들도 기술지원을 비롯한 각종 혜택을 부여하며 기술개발 서포트에 나서고 있다.
울산시는 벤처와 중소기업 생산업체에 3D프린팅 기술을 접목하여 제조혁신을 통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3D프린팅 수요 연계형 제조혁신 기술지원 사업’을 추진한다. 제조업의 혁신을 일으킬 수 있는 잠재력이 높은 기술인만큼 정체상태에 있는 울산 제조업에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한 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경남도는 지난 1월 숙원사업이던 ‘3D프린팅 제조혁신 지원센터’에 경남이 확정되면서 올해 3D프린팅 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들이 추진될 예정이다.
‘3D프린팅 제조혁신 지원센터’는 올해부터 오는 2018년까지 국비와 지방비를 투입해 동남권 주력산업에 특화한 대형정밀 3D프린터, 전후처리장비 등을 갖추고 3D프린팅을 활용한 공정과 제조혁신 전문가 기술지도, 시제품 제작지원, 인력양성 등의 기업지원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예산은 국비 35억원과 지방비 10억원 등이 투자될 계획으로 오는 7월에 본격적인 사업이 착수된다. 장비운영을 위한 전용공간은 전문 인력 양성교육 공간 등을 포함하여 1,100제곱미터 규모로 창원시 내서읍에 소재한 경남테크노파크 지능기계 소재부품센터 내에 구축될 예정이다.
경남은 재료연구소와 한국세라믹기술원 등 소재분야 전문연구기관과 국내 유수의 공작기계 생산기업이 소재하고 있어 3D프린팅 산업에 있어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며, 금형, 항공, 기계, 조선해양플랜트산업이 집적화된 지역으로 향후 3D프린팅에 대한 수요가 활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북도는 지난해 11월 전북테크노파크에서 ‘전북 3D테크플라자’를 개소하고 기술개발과 기업지원, 인력양성을 확대 추진하고 있다. 전북은 3D프린팅 산업 육성으로 제조업을 혁신하고 지역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그동안 지역 전략산업과 연계되는 3D프린팅 기술기반 융, 복합 산업 육성방안을 마련해 왔다.
전북도는 타 지역과 차별화된 3D프린팅 산업 육성을 위해 탄소와 주얼리, 자동차, 뿌리산업과 연계하는 산업육성 전략을 마련하고 특화산업으로 육성해 나갈 예정이다.
한편 기업과 지자체가 손잡고 산업발전 육성에 나서는 곳도 있다. 전주시와 (주)대림화학은 지난 1월 ‘전주 3D프린팅 융, 복합 센터’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체결을 통해 전주시가 올해부터 약 5년에 걸쳐 구출할 예정인 3D프린팅 융, 복합 센터의 사업 추진에 (주)대림화학이 참여하게 된다.
이에 따라 (주)대림화학은 산학연관 협의체인 TF팀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차세대 탄소 융, 복합 3D프린팅 신소재 개발, 3D프린팅 R&D, 교육, 세미나 등을 전주시와 공동으로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주)대림화학은 최근 열전기 전도성 탄성 복합 3D프린팅 소재를 개발해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초미세 구조체도 현실화
우리나라는 3D프린팅 기술에 있어서는 후발주자에 가깝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전기연구원이 3차원 그래핀 나노프린팅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해 주목을 받고 있다. ‘꿈의 소재’로 불리는 그래핀으로 머리카락보다 수백 배 가는 굵기의 나노미터급 3차원 구조체를 제작할 수 있는 ‘3D 그래핀 나노프린팅 기술’이 개발된 것이다.
미래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산하 전기전문연구기관인 한국전기연구원(KERI)의 설승권 박사팀은 자체 정부출연금사업을 통해 미래형 전자소자 핵심소재인 그래핀으로 다양한 형태의 3차원 나노구조체를 제작할 수 있는 3D 나노프린팅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나노미터(nm, 1nm=10억분의 1m)수준의 그래핀 3D 구조체를 다양한 형태로 프린팅 하는데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개발된 그래핀 3D 나노프린팅 기술은 미래형 웨어러블 스마트 기기를 생산하는데 적합한 인쇄전자(printed electronics) 분야 발전에 혁신을 가져올 수 있는 기술로 관련 외신들은 주목하고 있다.
인쇄전자 기술은 다양한 기능성 잉크 소재를 직접 인쇄공정을 이용하여 스마트폰, 디지털 카메라, DVD(Digital Versatile Disc), LCD(Liquid Crystal Display) 등 디지털 가전은 물론 전자종이, 유연 물리화학센서 등과 같이 다양한 차세대 유연 전자소자를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이다.
현재 인쇄전자의 관련 기술 중에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분야가 바로 3D프린팅 기술임에도 아직까지 3D프린팅 기술은 거시적인 구조물을 제작하는 것에 그치고 있으며, 전자소자 구현을 위해 요구되는 나노미터 수준의 미시적인 구조물을 제작하는 것에는 기술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차세대 그래핀 기반 유연 소자의 구현을 위해서는 대면적으로 나노미터 크기의 그래핀 3차원 구조체를 원하는 위치에 제작할 수 있는 3차원(3D) 패터닝 기술이 필수적이다. 이에 연구팀은 기존 상용화된 3D프린터로는 제작할 수 없는 나노미터 단위의 구조체 제작과 새로운 프린팅 기술을 개발을 위해 초정밀하게 노즐(nozzle)을 제어(제어정밀도 ~250nm)할 수 있고, 초미세 프린팅 과정을 실시간 고해상도(최대 500nm) 영상으로 관찰할 수 있는 기능이 탑재된 3D 나노프린터를 자체 기술로 개발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한국전기연구원 설승권 박사는 “이번 개발은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3D프린팅 기술을 나노미터 단위의 그래핀 3D 패터닝(patterning)에 적용한 세계 최초의 성과”라고 강조하고 “개발한 3D 나노프린팅 기술은 그래핀 뿐만 아니라 금속, 플라스틱 등 다양한 소재로 3D 구조체를 제작할 수 있으며,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이 가능해 3D 패터닝을 위해 마땅한 기술이 없었던 인쇄전자 분야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전기연구원 연구팀은 현재 해당 기술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 그리고 관련업체와의 협의를 통해 응용분야에 적합한 후속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기술이전을 통해 빠른 시일 내 ‘3D 나노프린터’를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3D프린팅 산업은 제3의 산업혁명이라고 불리어지고 있다. 그런 만큼 전 세계 글로벌 기업들은 물론 각국에서도 선도적 역할을 하기 위해 기술 개발에 역점을 두고 그에 따른 지원 정책이 진행되고 있다.
국내는 아직 선진국들에 비해 기술적으로나 전문기술인력이 부족한 상황이지만 충분한 잠재적 능력이 우수한 만큼 정부기관과 관련 단체, 기업이 손잡고 극복해 나간다면 가능성을 현실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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