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산관리개발원 조성화 대표의 경제칼럼

▲ 한국자산관리개발원 조성화 대표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한 가지 질문을 하고 싶다. 투자와 투기의 차이점을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투자는 긍정적인 의미, 투기는 부정적인 의미가 강하다는 인식이 강하지만 정작 정확한 차이점을 파악하고 있는 사람은 흔치 않다.
‘성공하면 혁명, 실패하면 반란’이라는 우스갯소리처럼 ‘수익이 나면 투자, 손실을 보면 투기’라고 하기도 한다.
경영학 관점에서는 투자란 투기까지 포함하는 보다 넓은 의미의 개념이다. 따라서 미래에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증권이나 부동산을 구매하는 행위는 투자에 해당될 수 있다. 다만 투자란 투자자가 위험(Risk)을 감수하는 대가에 대한 ‘합리적 기대’가 준비되어야 하며 이러한 합리적 기대 없이 투자하는 행위는 투기라고 규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1년에 주식투자로 20%의 수익을 올리겠다고 하면 경제 상황을 고려한 합리적 투자로 볼 수 있겠지만, 한 달 안에 두 배로 만들겠다고 하면 ‘합리적 기대’가 없는 투기로 본다.
필자는 경영학을 떠나서 투자는 투자자가 알고 하는 것, 투기는 모르고 하는 것이라고 쉽게 설명하고 싶다. 가족, 친척 또는 지인의 추천을 받아 부동산을 구매하는 것은 투기가 아닐까. 그러나 추천을 받았더라도 본인이 그 외의 정확한 정보와 지식을 가지고 했다면 투자라고 볼 수 있다.
우리가 생활을 하면서 알게 되는 투자는 얼마나 될까. 무분별한 정보와 지식 중에 우리에게 오는 투자의 대안들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은행에 가면 적금, 펀드, 재형저축 등 다양한 정보들, 증권사에 가면 은퇴연금, 펀드, 국채, 회사채 등 다양한 상품들을 판매하고 있고, 각종 보험을 통해서도 많은 상품들을 접할 수 있다. 그 안에서 ‘당신의 돈은 안녕하십니까?’라고 묻고 싶다.

확률로는 증권, 부동산 등에 투자하면 수익을 얻든지 손해를 보든지 둘 중 하나여야 한다. 하지만 주식투자를 통해 큰 수익을 얻은 개인투자자는 많지 않다. 흔히 주식투자는 제로섬 게임(zerosum game)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예를 들어, 고스톱 게임은 누가 돈을 따고 누가 잃었는지를 판단할 때 잃은 사람의 손실금액은 딴 사람의 수익과 정확히 일치한다. 이익을 플러스, 손실을 마이너스로 하고 모든 사람의 수익과 손실의 합을 계산하면 제로(0)가 되는 것이다.
이처럼 주식투자도 누군가는 수익을 얻고 누군가는 손해를 보는데 이를 계산해보면 0이라는 결과가 나올까. 조금만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단순히 생각해봐도 거래를 위한 세금과 수수료, 그 외의 부대비용까지 고려하면 제로섬이 될 수 없다. 쉽게 얘기하자면 100명 중 99명이 잃어야 1명이 수익을 보는 구조인 것이다. 어쩌다 운이 좋아 1명이 될 수도 있지만 대부분 99명은 좌절하고 돌아서기 마련이다.

혹시 투자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하는가. 증권, 펀드, 선물, 옵션 등은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혹시 개인투자조합, 엔젤펀드조합, 영화투자조합, Hedge fund, Alternative, PE 등의 투자방법을 접해본 적이 있는가. 한두 개 정도는 들어봤어도 전부를 다 알고 있지는 못할 것이다. 이러한 투자는 기본적으로 자금이 있어야 할 수 있는 투자이기 때문에 전문투자자나 전문투자기관에서만 할 수 있다.
투자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최근 영화펀드 수익률이 400% 이상이라는 기사들을 접한 적이 있을 것이다. 물론 영화 투자는 기관만 하는 것은 아니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방법을 몰라서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필자는 영화에 투자한 경험이 있고 수익률 또한 상당히 좋았다. 물론 좋은 것만 있지는 않기 때문에 정보가 필요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투자 상담을 받으면서 이런 투자를 대안으로 받아본 적이 있는가 하는 것이다.

영화펀드 수익률 (단위 %)

7번방의 선물            485
늑대소년                   272
광해                           258
숨바꼭질                   238
건축학개론               190
내 아내의 모든 것   177
은밀하게 위대하게  157
도둑들                       135
감시자들                   133
범죄와의 전쟁         119

 

어디서든 분산투자(diversified investments)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달걀을 한 바구니에 모두 담지 말라(Don’t put all your eggs in one basket)’는 격언은 진부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과연 분산투자란 무엇일까. 사전적 의미로는 기대수익을 올리는데 있어 투자위험을 적게 하기 위해 여러 종목에 분산해 투자함으로써 각각의 위험을 서로 상쇄, 완화토록 하는 투자방법을 말하며 종류별 분산, 지역적 분산, 업종별 분산, 기업별 분산 등이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의 분산투자는 주식 안에서 10개 또는 20개 이상의 종목을 매수하는 기업별 분산투자가 주로 이루어지고 있다. 나는 진정한 분산투자는 상품의 종목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자산에 있어 상품 자체를 분산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부동산, 금융, 증권, 보험, 대출 등 모든 분야를 포괄하는 것이다.

아프면 병원에 가는 것이 당연하다. 가벼운 감기는 내과나 이비인후과에서 진료를 받지만 원인을 모르는 병이나 통증이 있으면 종합병원에서 진료를 받는다. 그리고 주기적으로 종합검진 받기를 권장한다.
금융도 마찬가지다. 특정한 상품에 있어서는 전문가를 찾아가면 된다. 그렇다고 자신의 종합적인 재무 상태를 알 수 있을까.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종합적인 재무 상태를 설계해주는 곳은 없었다. 있다고 하더라도 보험 FC, 증권사 PB, 은행 PB 등 특정한 상품 군에 속한 회사들이 대부분이다.
 

조성화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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