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금융 리스크 우려

국내 주요 기업들은 올 하반기 국내 경제가 일시적으로 주춤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본격적인 경기 회복의 시점은 내년 하반기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원화 강세와 엔화 약세의 지속성이 가장 큰 경영 위협으로 지적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매출액 기준 국내 10개 업종 100대 기업 78개 기업이 응답한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2015년 하반기 투자 환경 전망과 시시점’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경제의 가장 큰 불안 요인으로는 미국 금리 정상화와 중국 경기 둔화를 꼽았으며, 기업 경영에 있어 가장 큰 국내 리스크로는 원화 강세와 엔화 약세의 지속, 메르스로 인한 내수소비 부진을 주요 요인으로 지목했다.

올 하반기 금융 리스크 우려
우리 기업들은 올 하반기 세계경제는 상반기와 성장세가 유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미국 금리 정상화와 중국 경기 둔화가 세계경제 불안요인이 될 것이라는 응답이 23.0%를 차지했다. 아울러 우리 기업들은 올 하반기에는 글로벌 금융 리스크를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경제는 상반기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이 68.1%로 가장 많았고, 성장세가 둔화 다소 둔화될 것이라는 응답도 30.6%를 차지했다. 반면 상반기보다 성장세가 빨라질 것이라는 응답은 1.4%에 불과했다.
국내 하반기 경제는 일시적으로 회복세가 주춤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전체 응답 중 가장 많은 56.2%를 차지했으며, 더블딥(침체기)에 진입할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34.2%, 회복세가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답한 기업은 9.6%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경제가 본격적으로 회복될 시점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 기업 중 38.6%의 기업이 내년 하반기 정도로 예상했으며, 올 하반기라고 응답한 기업은 2.9%에 불과했다. 내년 상반기 정도로 예측하고 있는 기업은 18.6%이며, 2016년도 아닌 2017년 상반기까지 전망하는 기업도 17.1%나 되었으며, 2017년 하반기 이후에나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22.9%나 돼 한국경제 회복을 올해에는 크게 기대할 것이 없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경영 위협의 요인으로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원화 강세와 엔화 약세의 지속을 28.2%가 꼽았으며, 메르스로 인한 내수 소비 부진을 22.5%가 지적했다. 이 외에도 가계부채 증가와 투자 위축이 각각 14.8%를 차지했으며,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13.4%, 재정건전성 악화 4.2%, 부동산 경기 부진 2.1% 순으로 나타났다.

기업 경영권 방어 부족
기업 환경에 관한 조사에서는 기업 경영권 방어 제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 부족하다는 인식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온실가스 감축계획이 기업경영 및 투자의 부담으로 자리하고 있다.
국내 기업의 경영권 방어제도에 대해 ‘상당히 부족’하거나 ‘다소 부족’이라는 응답이 75%를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각각 23.3%와 52.1%를 기록하면서 이에 대한 보완책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와 관련해 국내 기업에 필요한 경영권 방어제도로는 ‘차등 의결권 제도’라는 응답이 34.7%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기간산업 M&A 사전심의’ 27.6%, ‘포이즌필(Poison pill)’ 25.5%, ‘황금주’ 11.2%, 기타 1.0% 순으로 집계됐다.
또한 정부가 내놓은 2020년 이후 온실가스 감축 계획도 기업경영이나 향후 투자확대에 ‘부담 된다’가 58.9%를 기록했고, ‘상당한 부담이다’라는 답변도 11.0%나 됐다. 이외 ‘경쟁력 개선에 도움이 된다’라는 답변은 9.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정부에 바라는 기업 지원책으로는 ‘규제완화’가 30.1%를 차지했으며, ‘추경 등 경기부양책’ 23.3%, ‘급격한 환율변동 방치’ 16.4%, ‘기업 기살리기’ 15.1% 순으로 나타났다. 이외에 ‘법인세 인하’가 8.2%를 차지했고 ‘사업재편 지원’도 5.5%를 보였다.
 
하반기 매출, 상반기 대비 10% 이내
우리 기업들의 올 하반기 매출 목표에 대해서는 상반기와 비교해 볼 때 40.0%는 동일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40.0%를 차지했으며, ‘1~10%’ 정도 상향 조정되는 기업은 31.4%, ‘11~19%’는 10.0%, ‘20% 이상 상향’은 4.3%인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에 ‘1~10%’ 축소하겠다고 답한 기업은 11.4%를 보였고, ‘11~20% 이상 축소’할 것이라고 답한 기업도 1.4%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신규 고용 규모에서는 1~5% 정도 확대할 것이라는 응답이 55.9%로 가장 많았으며 신규고용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한 기업도 23.5%나 차지하면서 기업들의 인력채용 시장은 지금보다 쪼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주요 기업들은 자금사정이 상반기와 비슷할 것이라고 75.0%가 응답해 크게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고 있으며, 다소 악화될 것이라는 기업과 크게 나빠질 것이라고 답한 기업이 각각 9.7%와 1.4%를 기록해 내수부진과 수출여건의 불안 요인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 결과로 보면 기업들은 2015년 하반기 대내외 불확실성 상존으로 기업 투자 위축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규제 완화와 투자 인센티브 강화 등 적극적인 투자 여건 개선으로 기업 투자를 활성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임의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올 하반기 경제 정책의 주된 방향을 소비제고와 가계부채 안정화, 투자 활성화가 중점적으로 추진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업 친화적 분위기 조성과 걸림돌로 지적되는 투자 관련 규제를 완화하여 투자 심리를 조속히 회복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유림 연구위원도 “미국 등 세계 경기의 회복에 대응하여 설비투자를 확대하고, 제품의 고부가가치화를 통해 기업의 수익성을 제고해야 한다. 또한 적극적인 R&D 투자와 신사업 투자를 통해 미래 신성장동력 산업을 적극 발굴하고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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