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KB금융 배당금 '역대 최대'…씨티은행 1160억원 배당

정부의 배당 확대 정책에 맞춰 금융권이 주주 배당을 확대하고 있어 주목된다. 여기에는 외국인 투자자 등에게 투자 매력을 보여줌으로써 저평가된 주식 가치를 상승시키려는 의도도 숨겨져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금융회사들이 역대 최대 규모의 배당을 예고하면서 외국인 주주들은 두둑한 배당금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는 나란히 역대 최대의 배당에 나선다. 신한금융은 2015년 결산 기준 올해 배당총액을 2001년 지주사 출범 이후 최대인 6310억원으로 책정했다.

종전 최대 배당액인 2011년의 6295억원에서 소폭 오른 금액이다. 1주당 배당금도 1200원으로 사상 첫 1000원대 진입이다. 2014년 950원보다 대폭 늘렸다. 아직 배당을 공시하지 않은 하나금융지주도 배당을 늘릴 가능성도 높다는 전망이다.

이들 금융지주사의 경우 외국인 주주가 보유한 지분율은 평균 60% 대를 넘어서고 있다. KB금융의 외국인 지분율은 68.28%, 신한금융은 65.54%, 하나금융은 65.12% 등으로, 외국계 자본이 국내 시중은행의 실소유주인 셈이다.

외국계은행인 한국씨티은행은 올해 1160억원의 배당금을 책정했다. 지난해(509억원)보다 2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은행 지분 99.98%를 보유한 COIC(씨티그룹 자회사)에 보통주 1주당 365원, 우선주 1주당 415원을 배당할 예정이다. 씨티은행은 2005년부터 올해까지 7765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금융사들의 높은 배당 성향을 보는 시각은 찬반양론이다.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상황에서 지나친 배당 확대는 곧바로 국부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반면 한국경제 규모가 커지고 외국인 투자도 늘어난 만큼 외국인 주주 배당에 좀 더 관대해져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일반적으로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기업이 다른 상장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배당성향을 갖는다.

금융권 관계자는 "건전성 면에서 큰 문제가 없다면 주주에게 이익을 돌려주는 것이 당연하지만, 정부가 기업들의 고배당을 부추기면서 결국 외국인 대주주의 호주머니만 두둑해지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문제는 은행권의 대내외적 업황이 좋지 않다는 데 있다”며 “지난해 두 차례에 걸친 기준금리 인하로 핵심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줄어드는데다가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외국계 자금 이탈도 예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은행권이 배당을 강화하려는 이유는 대내외적 악재 속에서 주주들을 잡으려는 노력은 이해가 가지만, 경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과도한 배당금 지금이 장기적으론 금융권의 악재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한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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