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국회에서 격로 끝에 테러방지법이 통과된 이후 ‘카톡 사찰’에 대한 우려 때문에 해외 메신저를 찾는 분위기가 뚜렷해지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운영하는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이나 네이버 라인은 국내에 서버가 있다. 이 때문에 대화 내용이 정부의 감청(통신제한조치) 대상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걱정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정부의 감시 강화가 국내 기업을 위축시킬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6일 모바일 앱 시장 분석업체 앱애니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텔레그램의 한국 구글플레이 커뮤니케이션 부문 다운로드 인기순위는 2위를 기록했다. 지난 2월초 30위권에서 맴돌던 다운로드 순위가 갑작스럽게 치솟은 것이다. 

애플 앱스토어에서도 텔레그램은 한국 소셜네트워킹 부문 다운로드 순위 1위에 오르며 2월초 60위권까지 떨어졌던 순위가 급등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이들이 쓰고 있는 안드로이드폰에서도 텔레그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텔레그램은 한달 전 커뮤니케이션 웹 분야서 30위에 머물렀다. 그러다가 필리버스터 정국을 거치며 20위권으로 치고 올라갔고 통과되면서 2위까지 올라갔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국내 1위 메신저인 카카오톡의 위상은 흔들렸다. 애플 앱스토어에서 줄곧 1위로 지켰던 카카오톡은 테러방지법 직권상정 직후인 24일 4위로 떨어지더니 이후 지난 6일까지 텔레그램에 1위를 내줬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도 동반 하락하고 있다.

2월 대부분 커뮤니케이션 앱 분야뿐 아니라 앱 전체에서 내려받기 1위를 지키던 카카오톡은 필리버스터가 주목을 받던 지난달 25~29일 동안 커뮤니케이션 앱 분야에선 2위로, 전체 앱에선 3~4위로 떨어졌다.

국내에서도 4000만 이상의 월 이용자를 확보한 카카오톡을 비롯, 라인 등이 비밀채팅 기능을 도입해 사생활 보호를 위해 사이버 망명을 선책하는 소비자 잡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비밀채팅은 암호화된 대화내용을 풀어줄 암호키를 회사 서버에 저장하지 않고 개인 휴대폰 단말기에 저장하는 '종단간 암호화' 기술을 적용한다.

수사당국이 인터넷기업의 서버를 압수수색해도 대화내용을 쉽게 파악하기 어려운 서비스다. 그러나 이같은 대책으로는 해외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로 계정을 옮기는 사용자를 잡아두기에 역부족이라는 걱정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밀채팅 등 사생활 보호 서비스를 내놓고는 있지만 사이버 망명 바람이 한번 불면 소비자를 유지하는덴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다. 특히 테러방지법의 후속 조치를 만들어 메신저 산업을 위기에 빠뜨리지 않을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조남욱 기자
저작권자 © 데일리그리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