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가 이세돌 9단에게 2연을 거두자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었다. 인공지능(AI)은 인간과 두뇌싸움을 벌이며 인류가 수천 년 쌓아놓은 성과를 앞서기 시작했다. 현재의 인공지능은 빠른 연산과 수많은 데이터를 통해 학습이 가능하고 이 때문에 장기적으로 사람들의 일자리를 대체하며 인류의 노동을 새로운 국면으로 몰고 갈 수도 있다.

인공지능은 인공지능은 빠른 연산 수준을 넘어 금융투자나 의료 영역은 물론 그동안 넘볼 수 없다고 여겨졌던 예술 분야까지 넘보고 있다.

IBM의 인공지능인 '왓슨'은 실제 레지던트 과정을 수료하고 전문의와 똑같이 암을 진단할 수 있다.  예일대가 개발한 인공지능 '쿨리타'는 스스로 음계를 조합해 곡을 들어 유명 작곡가 반열에 올랐다.

구글이 개발한 그림 그리는 인공지능 '딥드림'은 올해만 추상화 29점을 판매하며 10만달러 가량을 벌었다. '로보 어드바이저'는 펀드에서 적지 않은 수익을 내고 있어 금융계 주목을 받고 있다.

그렇다고 인공지능이 언제나 우수한 성과를 내는 것은 아니다. 국방분야는 알파고와 같은 인공지능이 활용되는 분야다. 그러나 중동에서 미국 무인기로 인한 오폭 사고가 발생하면서 사람들에게 큰 피해를 입혔고 인공지능의 섣부른 사용을 경계해야 한다는 인식을 불러 일으켰다.

일자리 감소 문제는 인공지능이 주는 또다른 위험요소다. 현재 공장이나 물류 창고에서 인공지능을 갖춘 로봇들이 활동하면서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고 있다. 불과 몇십년 후면 인공지능은 인간의 일자리 중 40%를 대체할 것이란 보고서도 공개됐다.

지난달 14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과학진흥협회 회의에서 라이스대 컴퓨터과학과의  모셰 바르디 교수는 "인공지능을 탑재한 기계(머신)가 거의 모든 업무에서 인간보다 우수한 성과를 내는 시기가 바짝 다가왔다"며 “이러한 기계와 인공지능에 맞서 앞으로 인간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것이 화이트컬러 직종인데 그런 분야까지 인공지능이 진출하면서 인류는 위험에 처할 가능성도 있다"며 "이런 위험에 대처하려면 현재의 낙후된 교육 시스템부터 속히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를 통해 인공지능이 활발히 활용되는 시기에도 사용 가능한 인간의 역할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가지 희망은 현재까지 인공지능은 인간이 설계한 대로만 움직이며 아직은 통제 가능하다는 점이다. 인공지능이 모든 걸 할 수 있는 '만능지능'으로 발전하기 않았기 때문에 인류가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인공지능이 스스로 프로그래밍하고 사람과 같은 자의식을 갖는 단계로 발전한다면, 인류와 기계가 생존을 건 투쟁에 돌입할 수도 있다며 공존을 위한 안전장치는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인공지능이 사회전문야서 두각을 나타내자, 과학자들은 인공지능이 가져올 수 있는 '재앙'에 대비하는 연구를 시작했다.  미군은 예일대와 조지타운대에 5년간 750만달러의 연구비를 투입해 군사용 인공지능이 오류를 개선해 인류에게 주는 피해를 막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나아가 로봇에 '윤리'를 가르치겠다는 것도 연구의 목적이다.

국방연구원 관계자는  "이세돌과 인공지능과의 바둑 대결을 통해 우리가 현실적으로 받아들야야 하는 것은 적어도 확률을 기반으로 한 선택이 필요한 분야에서는 AI가 인간을 충분히 앞설 수 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알파고로 인해 불어닥친 AI 열풍에 휘말리거나 두려움을 갖는 것보다는,  AI의 합리적·논리적 계산 능력을 어떻게 활용해 인류의 생활방식을 개선하는데 사용할 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조남욱 기자
저작권자 © 데일리그리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