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마이크로소프트가 자마린(Xamarin)을 인수하면서 모바일 OS의 유형에 관계없이 다양한 모바일 앱들이 개발될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이런 전망을 내놓은 곳은 당연히 마이크로소프트였다.

마이크로소프트 관계자는 인수 직후 “윈도우 애플리케이션 개발자에게 서드 파티 모바일 플랫폼 애플리케이션을 쉽게 구현할 기회가 제공된 것”이라고 말했다.

자마린은 C샤프(C#)를 사용해서 모바일 앱 개발을 지원하는 도구로, 조금만 수정하면 모바일용 안드로이드, iOS, 윈도우 10에 바로 인터페이스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모바일 앱 개발에 경험이 없는 윈도우 개발자들도 마이크로소프트 이외의 모바일 플랫폼용 앱을 쉽게 개발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1996년 윈도우 CE를 내놓은 이후 모바일 운영체제 시장에 윈도우를 보급하기 위해 힘써왔다. 반면 그 결과는 볼품이 없이 끝났다. 가트너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윈도우 폰의 출하량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35% 급락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단 1.7%였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모바일 시장에서의 실패는 번번히 빼 아픈 것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스마트폰 업체인 노키아를 인수하면서 모바일 시장의 전환을 꽤했지만, 실패했다. 노키아를 인수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는 무려 100억달러(11조원)의 손실을 봤다.

마이크로소프는 또 윈도우 10 기반의 모바일 앱을 늘리기 위해 안드로이드용 앱을 윈도우 10에서 구동할 수 있는 아스토리아 프로젝트를 추진했지만 현재는 포기 상태다.

자마린 인수는 모바일 시장에 대한 재도전이며, 마이크로소프트은 이번 자마린 인수를 통해 경쟁자와의 격차를 좁히길 기대하고 있다. 현재 모바일 시장은 iOS와 안드로이드가 90%를 과점하고 있어 마이크로소프트로서는 이들을 겨냥한 개발 도구를 갖춰 개발자 기반을 확대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그동안 오피스 등 자사 애플리케이션을 윈도우에 묶어놓기보다 다른 주요 플랫폼에 이식하려 해 왔다.  이번 자마린 인수 역시 그 연장선에서 이해 가능하다. 즉 마이크로소프트가 개발 툴 카탈로그에 자마린을 추가한 것은 개발자에게 마이크로소프트 개발 툴을 사용하기만 하면 어떤 모바일 플랫폼용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도 상관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마이크로소프트 관계자는 "자마린를 통해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10과 태블릿, iOS, 안드로이드, 윈도우 폰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는 수단을 가지게 된 것"이라며 "아직은 자마린으로 개발한 이후 일정한 이식 과정이 필요하지만 이미 상당 부분 개선됐고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자마린이 윈도우 10 모바일의 확산되는 계기를 만들 것이지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는 사람도 많다. 플랫폼을 전환하려면 여전히 이식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개발자로서는 플랫폼 간 우선순위를 정해야 하는데, 당연히 안드로이드와 iOS가 우선일 수밖에 없다"며 "개발자가 윈도우 10 모바일 앱을 생각하는 것은 추후의 일이며, 그마저도 추가 노력을 기울일 가치가 있다는 판단이 있어야 개발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조남욱 기자
저작권자 © 데일리그리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