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이후종 교수 연구팀은 최근 연구논문을 공개하며 그래핀 전자소자의 전류 흐름 미세 제어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전자이동도가 높은 그래핀을 이용한 정밀전자소자 개발 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는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피직스 (Nature Physics) 6월 20일자에 게재되며 관심을 받고 있다. 밴드갭이 없는 그래핀에서도 게이트 전압만을 조정해서 전류의 흐름을 미세 제어하는 기법을 창안해 그래핀을 전자이동도가 높은 정밀 전자소자 개발에 응용할 수 있는 새로운 원천기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전기가 흐르는 방향은 도선(전기선)의 모양을 바꾸어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 오디오에 스피커를 원하는 곳에 놓을 수 있는 것도 도선의 모양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칩의 경우에는 밴드갭을 가진 반도체 기판 위에 원하는 모양으로 게이트 전압을 걸어 전류의 경로를 미세하게 조정할 수 있다.

사진=포스텍
‘꿈의 신소재’로 주목을 받는 그래핀은 전자이동도가 매우 높고 상온에서 구리보다 전기가 잘 통하여 차세대 전자소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그래핀은 통상의 반도체와 달리 밴드갭이 없어 전류 제어가 어렵고 이로 인해 반도체 소재로서 활용하는 데 근본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

이를 극복하는 한 가지 방법으로 그래핀을 폭이 좁은 리본 모양으로 만들어 그 모양대로 전류가 흐르도록 할 수 있으나 그래핀 리본 가장자리에서 전자의 이동성이 크게 줄어드는 문제점이 있다. 또한 그래핀을 리본 모양으로 자르는 방법은 고기능성 정밀 소자 공정에서 구현하기 어려울 것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그래핀을 전자소재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전류의 미세 경로를 정밀 제어하는 기법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발견 원리는 이렇다. 이후종 교수 연구팀은 일본 물질재료연구소와 공동으로 육방정계 질화붕소 결정 박막 사이에 그래핀을 삽입하여 전자이동도가 매우 큰 그래핀을 제작하고, 그래핀 면의 위와 아래에 이중 게이트 전압을 걸어 좁은 경로에서 전기의 흐름이 주변보다 훨씬 커지도록 조절하여 수십 나노미터의 폭을 가진 전도채널을 구현하였다.

연구진은 이 경우 가장자리에서 일어나는 불규칙한 전자산란이 없어 그래핀의 고유한 전도 특성이 그대로 유지되면서 전류가 게이트 전압에 의해 형성된 수십 나노미터 폭의 좁은 경로로만 흐른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이번 연구성과는 그래핀이 가지는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밴드갭이 없어 전류를 마음대로 제어할 수 없었던 문제를 해결하고 그래핀을 정밀 전자소자로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열게 됐다는 점이다.

이 기법으로 그래핀의 고유한 전도 특성이 유지되면서 전류가 흐르는 것을 이용하여 다양한 기능성을 가진 탄도성 소자 응용을 위한 원천기술의 확보와 신개념의 소자 개발이 가능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조남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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