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절단효소 ‘Cpf1’ 장착한 신형 유전자가위 정확성 입증 성공

지난해 학계에 보고된 이래 전세계적인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크리스퍼 Cpf1 유전자가위(CRISPR Cpf1)*의 정확성을 IBS 유전체 교정 연구단이 세계 최초로 입증했다. 김진수 연구단장 연구팀은 크리스퍼 Cpf1이 기존 크리스퍼 Cas9에 비해 유전자 교정 정확성이 뛰어나다는 사실을 자체 개발한 실험방법으로 밝혔다.

Cpf1 단백질은 지난해 MIT의 펑 장(Feng Zhang) 교수가 Cas9을 대신할 절단효소를 찾던 중 발견해 학계에 보고한 절단효소다. 최근 과학계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유전자가위는 크리스퍼 Cas9으로 Cas9은 특정 DNA 염기를 잘라내는 절단 효소다. Cpf1 단백질은 Cas9 단백질과 여러 다른 특성을 갖고 있어 학계에 크게 주목을 받고 있다. 표적 위치를 얼마나 정확하게 자르는지, 비표적 위치에 오작동할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 등 Cpf1의 특성을 가려내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제기돼 왔다.

▲ 연구진은 특이성을 지닌 크리스퍼 Cpf1 유전자가위의 정확성을 측정하기 위해 절단 유전체 시퀀싱 프로그램을 이용했다. 크리스퍼 Cas9과 크리스퍼 Cpf1의 표적위치와 비표적 위치를 찾아 비교해본 결과, Cas9 단백질에 비해 Cpf1 단백질에 표적위치에 특이적으로 작용하며 정확성이 더 높음을 확인했다.
크리스퍼 Cpf1 유전자가위(CRISPR Cpf1): Cpf1 단밸질과 크리스퍼RNA(crRNA)로 구성되어 있다. 크리스퍼RNA는 전체 유전자가위 DNA의 특이성을 결정하는 작은 RNA 분자다. Cpf1 단백질의 구조는 Ca9 단백질과 달라 결합하는 RNA의 길이가 짧다. 길이가 짧으니 제작에도 수월하다.

IBS 연구진은 유전자가위의 정확성을 측정하기 위해 절단 유전체 시퀀싱(Digenome-seq)을 이용해 전유전체에서 비표적 위치를 찾았다. 그 결과 크리스퍼 Cpf1 유전자가위가 크리스퍼 Cas9 유전자가위보다 정확성이 높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절단 유전체 시퀀싱 기법은 유전자가위 처리 전과 후를 한 눈에 파악해 잘린 위치를 구별하는 방식이다.

방대한 양의 정보를 처리하는 능력과 속도 면에서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한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이용해 크리스퍼 Cpf1 정확성을 측정한 결과 비표적 위치를 절단하는 경우가 크리스퍼 Ca9에 비해 현저히 적은 것을 확인했다. 심지어 인간 유전체 DNA 32억개 염기서열 중 표적 위치만 정확히 자르고 비표적 위치는 단 한군데도 자르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이는 크리스퍼 Cpf1이 오작동할 확률이 매우 낮다는 의미다.

또한 연구진은 여러 표적 위치에 대해 각각 크리스퍼 Cpf1의 정확성을 측정한 결과, 경우에 따라 몇 개의 비표적 위치를 자르는 것을 확인했다. 이에 연구진은 Cpf1 단백질을 DNA 형태로 세포 내에 주입하는 방법 대신에 Cpf1 단백질과 크리스퍼RNA 혼합체 형태로 직접 세포에 전달하면 비표적 위치를 자르지 않으면서 표적 위치만 정교하게 자를 수 있음을 입증했다. 보다 정확하게 유전자를 교정할 수 있는 방법을 밝혀낸 것이다.

▲ 연구진은 Cpf1 단백질과 크리스퍼 RNA 혼합체를 직접 세포에 주입하는 방법으로 표적 위치만 정교하게 자를 수 있음을 입증했다.
연구진이 확인한 방법을 활용하면 원치 않는 돌연변이 발생을 억제하면서도 정교한 유전자 교정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향후 유전자 및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 고부가가치 농축산물 품종 개량에 널리 활용될 수 있다.

연구진이 지난 2013년 인간 세포에서 유전자 교정에 최초로 성공해 1월에 보고한 Cas9 유전자가위는 3년이 지난 현재 전 세계 수천 개 생명과학 실험실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비표적 위치를 잘라 원치 않는 돌연변이를 유발할 수도 있다는 문제가 지적된바 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김진수 단장은 “크리스퍼 Cpf1은 크리스퍼 Cas9에 비해 비표적 위치에서 작동할 확률이 낮아, 정확성이 높기 때문에 생명공학 및 분자의학의 여러 분야에서 널리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이번 연구 성과의 의미를 강조했다.

조남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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