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사태에 따른 EU 총생산 감소는 유로화 약세, 중국의 교역량 감소, ICT 수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으나, 장기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최근의 브렉시트 사태와 ICT 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은 이번 브렉시트 결정으로 인해 커진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브렉시트가 공식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2018년까지 영국과 세계 주요 경제권과의 무역협상이 제대로 마무리되기 어려울 전망인데다가, 이미 상당기간 침체되어 있는 상태에서 브렉시트 충격은 소비와 투자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브렉시트 사태가 영국 및 EU를 중심으로 세계 ICT 수요를 위축시키면서 ICT 수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그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이들은 분석했다. 가트너가 영국 IT 지출 증가율을 –3.3%, 세계 IT 지출을 1.2%로 하향 조정하는 상황이지만, 전체 ICT 수출과 투자에 있어 영국의 비중이 낮으며 ICT 주력 수출품목은 이미 ITA(정보기술협정)를 통해 무관세를 적용받고 있기 때문이다.

요컨대 브렉시트로 인한 영향은 EU의 경기위축과 환율변동, 중국경제에 대한 파급효과 등 간접적 경로를 통해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중장기적으로 브렉시트로 인해 커진 불확실성이 지속되면 세계 ICT 수요위축 및 교역위축, 특히 중국의 ICT 교역 위축이 장기화될 수 있고, 이로 인해 수출 의존도가 큰 한국 ICT 산업이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이와 같은 간접적인 영향에 주목하여, 브렉시트의 ICT 수출에 대한 영향을 기초적인 계량 모형을 통해 분석하였다. 회귀분석 결과, 중국의 산업생산지수 하락과 EU의 실질생산 증가율 하락이 ICT 수출에 유의하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침을 발견하였다.

다만 이 회귀분석을 통해서는 변수들 간의 동태적 상호작용을 고려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이에 동태적인 브렉시트 파급효과를 분석하기 위해 벡터자기회귀모형 분석을 수행하였다. 브렉시트로 인해 EU 총생산 감소로 인해 유로화 약세, 중국의 교역량 감소, 원화 대비 위안화의 가치 상승, 그리고 ICT 수출이 감소하는 메커니즘을 발견했다.

특히 충격반응함수를 이용한 결과, EU GDP 성장률이 추세 대비 0.4% 하락하는 충격이 오면 ICT 수출이 약 2% 감소했다가 1년 후에는 반등하여 추세선으로 수렴하는 것으로 예측되면서, 장기적으로는 브렉시트의 ICT 수출에 대한 영향은 미미한 수준에 머물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번 보고서에서 저자들은 최근 브렉시트 사태를 통해 제조업 중심·수출 의존적인 한국 ICT 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재확인 했다. 브렉시트가 현실화되기까지 시간이 아직 있으므로, 주요 교역 대상국들의 경기 둔화에 대비한 수출 시장 및 품목의 다변화를 전략적 안목에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 ICT 신산업 육성과 경쟁력 강화를 통해 특정 하드웨어 품목의 경기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 ICT 산업의 구조를 변화시킬 필요성이 더욱 강하게 제기된다고 하겠다.

임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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