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용도가 높은 수소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는 화석, 원자력 등 다른 에너지를 많이 투입해야만 한다. 또한 생물학적으로 바이오수소를 생산하는 방법은 경제성이 낮아 상용화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구대 김상현 교수 연구팀은 해조류의 미활용 바이오매스에서 다른 연료를 쓰지 않고, 값비싼 멸균 과정 없이 연속적으로 바이오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바이오매스는 식물의 광합성에 의하여 고정화된 생산량 중에서 석탄, 석유를 제외하고 아직 이용되고 있지 않은 에너지 자원을 말한다. 식용, 사료, 화학 원료 등으로 사용되지 못하고 폐기물로 취급되는 것을 미활용 바이오매스라 한다. 바이오수소는 나무, 풀, 해조류 등 바이오매스를 원료로 생산하는 수소이다.

생물학적 바이오수소는 지속가능한 수소 생산 방법이지만 원료와 반응공정 상의 한계로 인해 상용화가 쉽지 않다. 미국 등을 중심으로 목질계 바이오매스를 원료로 사용하는 방안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 소포제(LS 303, 100 ppm)를 투입한 공정(b)와 대조군(a)의 유기산 농도 비교. 소포제 투입 시 부티르산(HBu, C4H8O2)의 농도가 높아짐을 확인. 부티르산은 혐기 발효 시 수소와 함께 생산되는 부산물임 (C6H12O6→ C4H8O2 + 2H2 + 2CO2).
우리나라와 같이 국토가 협소한 나라에서는 목질계 바이오매스를 경제적으로 얻기 어렵고, 목질계 바이오매스의 구조 상 전처리에 상당한 공정비가 들어간다는 한계점이 존재하므로 다른 대안 모색이 필요하다.

생물학적 바이오 수소를 생산할 때 공정 운전 과정에서 수소 생성균 외의 수소를 먹이로 하는 미생물을 지속적으로 멸균해야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막대한 비용이 발생한다.

미활용 바이오매스 중 해조류는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에서 대량 확보가 가능하다. 그 중 탄수화물 함량이 가장 높은 홍조류의 주 성분인 갈락토스를 활용하여 값비싼 멸균 과정 없이 연속적으로 바이오수소 생산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했다.

갈락토스는 포도당(글루코스)의 이성질체로, 한천, 전당 등의 주요 구성성분. 많은 단일 균주가 기질로 활용하지 못하고 활용하더라도 일반적으로 포도당에 비해 발효 속도가 느리다.

이번 연구에서는 갈락토스의 효율적인 활용과 멸균 비용 저감을 위해 단일 균주 배양이 아닌 혼합 배양을 채택하였다. 혼합 배양의 핵심은 수소 생성균이 비수소 생성균에 비해 경쟁적 우위를 점하도록 공정 상태를 유지하는 기술이다.

하수처리 과정에서 폐기물로 발생하는 슬러지(침전물)를 90oC에서 30분간 열처리한 것을 별도의 선별 과정 없이 그대로 반응 초기에 주입하고, 이외에는 일체의 멸균을 실시하지 않고 반응을 진행했다. 위 열처리는 전체 미생물을 멸균하는 것이 아니라 내생포자*를 형성하는 수소 생성균이 우위를 점하도록 하는데 목적을 두었다.

내생포자는 세균성 세포 내에 생성된 포자로 세균의 DNA를 동일하게 보유하고 있으며 열, 살균제, 산성, 알칼리성에 대해 저항성이 있어, 위와 같은 불리한 환경에 처하게 되면 모세포는 사멸해도 포자는 생존하고, 생존 환경이 회복되었을 때 정상적인 세포로 발아함. 수소 생성균 중에는 내생포자를 가진 종이 많다.
실시간 중합효소연쇄반응법(qPCR)으로 수소생산 핵심 미생물의 함량을 모니터링하며 연속 운전 인자(pH, 갈락토스 농도 및 유량, 소포제 투입 등)를 조절함으로써, 열처리를 통해 수소 생성균이 우위를 점하는 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으며, 이로써 멸균과정 없이 높은 생산성을 유지하는 바이오수소 생산 기술을 개발할 수 있었다.

실시간 중합효소연쇄반응법은 특정한 DNA 염기서열의 증폭을 수행하면서 증폭되는 양을 실시간으로 측정하여, 시료 내 해당 DNA 염기서열의 양을 정량하는 실험 기법. 특정 미생물 또는 미생물군의 농도를 측정하는데 유용하다.

또한, 연속 바이오수소 생산 시 주요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거품 발생(foaming) 제어를 통해 공정 폐색 및 미생물 손실 가능성을 차단했다.

연구성과는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이 기술을 통해 건조 해조류 1ton 당 74 m3의 연속 바이오수소 생산이 가능하다(해조류 바이오매스 중 발효 가능한 물질의 함량을 30%로 가정). 이는 목질계 바이오매스의 63 m3 보다 우수하고 재배 면적 당 생산량이 목질계 바이오매스의 3배이고, 처리 비용 또한 절반 수준임을 고려할 때 경제성도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발효 속도가 느려 바이오에너지 원료로 활용되지 못했던 갈락토스로부터 연속 바이오수소 생산 기술을 개발함으로서 홍조류 등 미활용 바이오매스를 이용한 바이오에너지 생산 방법을 제시했다.

또한 재생에너지 관련 기술 확보 및 보급, 수소 경제 조기 산업화를 통한 청정 연료화 기술의 국산화,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시장 경쟁력 확보를 통한 해외 수출 사업화 모델 개발이 기대된다.

임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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