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소원, "ISA, 가입자에 주는 세금혜택을 금융사에 털린다" 주장

금융소비자원(대표 조남희)은 “금융투자협회와 은행연합회가 두 번에 걸쳐 금소원의 보도자료에 대해 반박자료를 배포하면서 본질과 팩트를 외면하고 왜곡했다는 보도자료 배포는 이익 단체의 양아치 같은 모습이 아닐 수 없다”면서, “그렇게 자신 있으면 트집 잡지 말고 금소원처럼 비교하는 ‘표’로 제시해 보고, 돈 많으니 법무법인을 내세워 고소도 하고, 토론, 세미나 등으로 누가 옳은가를 가려보자는 금소원의 요청에 답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와 관련하여 가장 책임 있는 금융위는 본질을 외면하거나, 뒤에 숨어 두 기관을 내세워 조종한다는 의혹을 받지 말고, 당당히 나서서 그렇게 잘 알고 있는 ISA 문제를 해결하려는 자세를 보이라”고 밝혔다.

금융투자협회와 은행연합회는 ‘ISA가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함에도 불구하고, 기존 상품 대비 낮은 수수료를 적용받고 세제 혜택도 받을 수 있도록 특별한 혜택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기존 상품보다 수수료를 적게 받는다는 것은 자신들의 주장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금융소비자 입장에서는 과거보다 어떤 경우를 막론하고 더 많은 수수료를 지급하는 구조이고 소비자 입장에서 볼 때, 과거 금융소비자의 세제 혜택이 금융사의 수익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세제 혜택 통장이라면서도 실질적으로는 세제 혜택이 없는 통장으로 변질되었다는 점에서 세금을 낭비하는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 금소원 보도자료의 요지라 할 수 있다.

금소원은 이어 "두 기관과 금융위는 이런 ‘거지’ 같은 ISA를 ‘부자’ 같은 통장이라며 선전하고, 세제 혜택을 미끼로 제대로 수수료도 알려주지 않고 무차별적인 판매를 하고 있다면 과연 양심 있는 행위라고 할 수 있나?"라고 말했다.

금소원은 세제 혜택보다 더 많은 수수료를 부과하는 ISA가 세금을 낭비하는 상품이라는 주장을 해왔다. 가입자에게 주는 세금 혜택을 수수료로 금융사에 털리는 이 ISA 제도를 시행 초기부터 문제 삼아 왔고, 이를 ‘개털’(개인이 털리는 통장)통장이라며 유일하게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해 온 기관이 바로 금융소비자원이라는 것이다.

또한 가입자가 실질적인 세제 혜택을 못 받는 구조의 ISA 상품으로 인해 국민의 세금을 연평균 3,300억원을 낭비하는 상품이라는 것을 제시한 것인데, 두 집단은 ‘미꾸라지’ 같은 표현으로 호도하고 있는 것은 금융투자협회와 은행연합회가 지금까지도 반소비자 집단, 반 국민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충분한 근거가 될 것이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금소연은 두 기관의 방법대로 명확하게 업계별로 나눠서 증권업계, 은행 업계의 평균 수익률을 바탕으로 평가했는데, 이번 금투협의 수익률 발표에서 볼 때 그 수익률 수치 자체도 신뢰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시 말해 부풀려진 수익률일 수 있고, 비정상적인 수익률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지금 전수조사에 들어간 상태 아닌가?"라며 "이를 감안한다면 현재 금소원 평가보다 더 나쁜 상황일 가능성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 이런 점에서 한통속인 협회와 감독원만의 수익률 공시에 대한 조사보다는 신뢰할 수 있는 외부의 평가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설명에 따르면 두기관의 요구대로 평가해보니, 은행업권의 분기 수익률은 0.26%로 이를 연 환산하면 1.04%가 되었고, 이는 세금면제금액의 4.2배를 수수료로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최근 공시한 증권업계의 ISA 분기 평균 수익률 0.91%를 연 환산하면 3.64%가 되었고, 가입자는 세금 면제 금액의 1.6배를 수수료로 지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금소원은 "이는 은행, 증권업계 가입자들이 평균적으로 세금면제 혜택의 2~4배 정도의 수수료를 지급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어떤 경우에도, 수익률이 아무리 높아도 세금면제금액보다 수수료를 더 지급하는 것으로 이번 조사에서 명백하게 나타났다"며 "이는 국민이 받는 세제 혜택을 모두 금융사 수수료로 털어주는 구조임이 명백해졌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인데 두 집단은 무엇을 호도하려 하고 있고, 금융위는 무엇을 하고 있다는 말인가?"라고 밝혔다.

금소원은 "두 기관은 정작 당사자인 금소원에는 제대로 문제 제기조차 하지 않으면서, 언론에 전화와 왜곡자료로 해명하는 급급한 모습은 두 집단의 도덕성과 조직 임직원들의 행태를 보여주기에 충분했다"라며 "이로 인해 일부 언론은 금소원 보도자료는 보도하지 않고 두 집단의 자료만 보도하는 사태까지 발생하는 등으로 본질과 팩트가 잘못 전달되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금소원은 또 "금융위는 금소원의 ISA 관련 자료 요청에 없다고 일관할 것이 아니라 보다 개방적이고, 전문적인 모습으로 일하고 금융정책의 입안을 해야 할 것임을 다시 한 번 경고하며, 지금처럼 금소원이 금융위원장, 국장, 과장의 형사 고발건으로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사태가 다시 발생하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금소원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금융투자협회와 은행연합회, 금융위가 반 소비자단체 모습으로 다시 한 번 인식된 만큼 뼈저린 반성이 없다면, ISA 관련 모든 조치를 다 할 것”이라면서, “금융위와 금융투자협회, 은행연합회로 이어지는 먹이사슬과 같은 이러한 부패구조나 불공정한 작태가 다시는 없어야 할 것”이라면서 “앞으로 금소원은 ISA 계좌 해지 운동과 제도 폐지를 위한 여러 활동을 새롭게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남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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