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한국과 세계는 충격적인 경험을 했다.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가 이세돌 9단을 바둑에서 승리한 사건이 그것이다. 불가능을 예측한 많은 사람은 기계에 대한 염려를 시작했다. IBM 인공지능 ‘왓슨’이 내년에 상담 보조로서 일을 시작한다는 기사는 인공지능과 로봇이 전 산업에 걸쳐 인간을 대체할 수도 있다는 어두운 전망을 현실화시켰다.

공상과학(SF)적인 이러한 전망 외에도 올 한해는 내내 산업 전반에 걸쳐 정말 앞이 보이지 않는 경기침체라는 현실적인 두려움을 겪고 있다. 조선, 자동차, 전자, 금융 등 국내 주력 산업의 경쟁력은 현재 진행형인 구조조정과 맞물려서 끝을 알 수 없는 바닥으로 추락하고 있다. 하늘은 이미 중국산 드론이 점령했고, 도로는 국적 불명의 개인용 모빌리티가 점거했다. 평당 8천만 원이 넘는다는 비현실적인 부동산 기사는 한국 경제의 '회광반조(回光返照)'를 보는 듯하다. 한국 경제의 성장 박동은 이처럼 점차 멈춰가고 있다.

매년 10월이 되면, 혹시나 하면서 노벨상을 기대한다. 하지만, 올해도 '대한민국'은 없었다. 지금까지의 소문난 교육 슬로건 잔치를 보면, 한국에서 수십 명의 빌 게이츠와 노벨상 수상자들이 이미 나왔어야 정상이지 않을까? 단기적 성과에 급급하고 유행에 민감한 관 주도 현실에서 10년 내 노벨상 수상이 어렵다는 현장 전문가의 말은 곱씹을 만하다.

'북핵', '최순실' 등 최근의 국내외 상황은 한국을 끝없는 수렁으로 밀어 넣고 있다. 한류 기반의 새로운 '한강의 기적'이라는 낙관론보다 세계 자본의 사냥터 '제2의 IMF 시대'라는 비관론이 우세하다. 지난 9월 10일 국제통화기금(IMF)이 밝힌 한국의 총 투자율이 GDP 상위 20개국의 끝에서 두 번째라는 사실은 이를 뒷받침한다. 닥쳐올 인구절벽, 저출산 및 고령화 등은 끝을 모를 그림자를 길게 드리울 뿐이다.

대한민국은 정말 도약할 수 있을까? 새로운 성장동력은 무엇인가? 인공지능, 딥러닝, 머신러닝, 가상현실, 증강현실, 가상화폐, 핀테크, 빅데이터, 생체인식 등등의 기술이 답일까? 각계의 답은 아직도 제각각이고 '승자 알아맞추기'는 진행 중이다. 낙관론자든 비관론자든, 한국경제의 새로운 도약과 성장을 바라는 것은 한마음일 것이다. 결국, 정체된 지금이 아닌 변화된 미래를 주문하고 있다. 하지만, 잘 알고 있듯이 변화와 혁신은 매우 어렵다는 것이 문제다.

'위기는 기회다'라는 말이 있다. 결국, 모든 문제의 근원은 '사람'에게 있다. 그래서 세계 각국은 이미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인재 양성을 고민 중이다. 한국의 현재 교육체계와 정부 주도의 정책으로는 충격적 미래를 감당하기엔 한계가 있다. 기존 고등 교육체계와 정치, 경제, 사회 전반의 파괴적 자기 혁신이 필요할 때다. '범에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속담이 있다. 사회 지도층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기반으로 한 헌신적인 노력과 온 국민의 총합이 대한민국의 미래 세대를 지켜줄 것이다. '할 수 있는 것'만을 찾지 말고 '해야 할 것'을 이제는 실행할 때다.
 

백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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