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은 축복이지만, 출산에 이르기까지는 쉽지 않은 과정이 기다리고 있다. 새 생명을 잉태한 몸은 호르몬에서부터 장기의 위치에 이르기까지 많은 부분을 변화시키며 엄마가 될 준비를 한다. 이 과정은 적잖은 고통과 희생이 따르는 과정이기도 하다. 임신 기간 우리 몸에는 어떤 증세와 질병이 찾아올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주의해야 할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

임신 초기 나타날 수 있는 대표적인 증세는 입덧이다. 임신부 중 80%가 경험한다는 입덧은 임신 5~6주에서 시작해 9주에 가장 심하게 나타난다. 심한 경우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아이스크림, 캔디 등으로만 연명하기도 한다. 이처럼 정상적인 식사가 어려울 정도로 입덧이 심하다면 산모는 물론 한창 영양이 필요한 태아에게도 해롭기 때문에 참지 말고 약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 독시라민, 피리독신, 메토클로프라미드 성분의 입덧약은 임신부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임신 중에는 변비도 쉽게 찾아온다. 늘 아랫배에 가스가 찬 더부룩한 느낌이 지속되기도 한다. 임신 중에는 위장관계의 근육의 이완이 일어나고, 태아가 성장하면서 위장관계의 운동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임산부 변비에는 충분한 수분과 섬유질 섭취, 적당한 운동이 우선이지만, 증세가 심한 경우 락툴로오즈, 도큐세이트 성분의 약물 복용을 고려해 볼 수 있다.

환절기 독감과 감기에 임신부도 예외일 수 없다. 가벼운 감기라면 충분한 수분 섭취와 휴식으로 이겨내는 것이 좋지만, 독감의 경우 자연유산, 조기분만, 저체중 등 태아의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미리 독감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현명하다. 독감 예방 백신은 임신부와 태아 모두에 안전함이 증명됐으며, 세계보건기구도 임산부를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의 최우선 순위로 꼽고 있다.

가려움증도 임신 중 흔히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다. 임신부 30% 이상이 겪는다는 가려움증은 배가 불러오는 임신 중기와 말기에 두드러지는데, 호르몬 변화에 의한 쓸개즙 정체, 체중 증가로 인한 피부의 급격한 팽창 등이 원인이다. 임신 중 가려움증을 누그러뜨리려면 보습이 우선이다. 이를 위해 과도한 난방을 삼가고, 목욕을 할 때에는 체온보다 약간 높은 38도 정도의 물을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가려울 때마다 긁는 대신 보습크림을 발라 주어야 한다. 증세가 심할 때는 국소적으로 스테로이드 연고나 항소양증 로션을 사용할 수 있다.

두통도 임신 초기에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다. 임신 중 두통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임신으로인한 자세 불안정으로 목 근육에 지나치게 힘이 들어가 찾아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임신 중 두통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평소 산책이나 환기, 간단한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것이 중요하며, 관자놀이와 목 뒷부분, 어깨를 마사지해 근육의 긴장을 풀어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통증이 심한 경우 타이레놀과 같이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두통약을 복용할 수 있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임신부도 복용 가능한 성분으로, 모유 수유 중에도 복용이 가능하다.

이렇듯 임신을 하면 다양한 신체 변화가 우리 몸 곳곳에서 일어난다. 이때 필요한 것은 엄마의 지혜다. 몸에 이상이 있을 경우 즉시 의사를 찾아 상담을 받고, 평소 주의해야 할 의약품과 먹어도 무방한 의약품을 정확히 구분해 사용한다면 열 달 후 더 건강한 아이와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임신 중에 약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반드시 의사, 약사 등 전문가의 상담을 받은 후 복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김보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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