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인터뷰] 배두환 KAIST 전산학부장

▲ ▲ 사진=배두환 KAIST 전산학부장 사진
인터뷰: 배두환 KAIST 전산학부장
대담: 백진욱 안산대 금융정보과 교수

<인터뷰>

※ 인터뷰는 자유로운 대담 형식으로 이뤄졌으며, 내용 중 일부분은 이해를 돕기 위해 약간의 각색과 수정을 거쳤다.

* 소프트웨어 중심 사회, 경쟁력의 시작

백진욱>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소프트웨어 중심 사회'라는 것은 무엇인가요?

배두환> 저는 '소프트웨어 중심 사회'를 영문으로 'Software Oriented Convergence', 약어로 'SOC'라고 부릅니다. 예전에는 소프트웨어의 여부, 또는 소프트웨어가 있는지를 구별했으나, 요즘은 소프트웨어가 없이 수출하는 제품들을 찾기 어렵지 않나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우리 주변의 시스템, 서비스에 많은 소프트웨어가 포함되어 있고, 점점 그 비율이 높아지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산업의 융합이 재편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백진욱> 산업의 '소프트웨어 융합'이네요. IT융합, 즉 '정보기술 융합'과는 어떻게 다른가요?

배두환> IT를 보는 시각에 따라 상당히 다를 수 있습니다.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또는 하드웨어 중심으로 볼 수 있는데, 미국의 IT는 사실상 소프트웨어 중심입니다. 그런 경우라면, IT융합이 소프트웨어 융합과 개념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배두환> 우리나라의 경우에 IT라는 큰 프레임 안에서 소프트웨어를 이해하려다 보니,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많이 경감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지금 말한 클라우드, 빅데이터, 머신러닝 등에서 하드웨어 또한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부분입니다. 하지만, 요즘은 하드웨어가 흔한 일상품처럼 되었기 때문에 차별화할 수 있는 경쟁력 요소는 '소프트웨어'라고 봅니다. 그래서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융합'이라고 하며, 그런 의미에서 IT융합과는 다른 측면에서 봐 줬으면 합니다.

백진욱> 최근, 아데나워 재단 초청으로 독일에 가셨다고 들었습니다.

※ 독일 콘라드 아데나워 재단은 독일의 초대 총리를 지낸 아데나워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1964년 설립된 비영리 공익재단이다. 재단은 국가기관, 정당, 시민단체 및 저명한 지식인들과 국제적으로 협력하는 활동을 한다. (출처: 독일 콘라드 아데나워 재단 홈페이지)

배두환> 독일에서의 주된 화두는 '디지털 붕괴(Digital Disruption)와 디지털 통합(Digital Integration)'이었습니다. 디지털 시대로 사회가 이동하면서 사회 그 자체가 붕괴하는 현상을 '디지털 붕괴', 기존 산업들이 디지털과 합쳐지는 것을 '디지털 통합'이라고 합니다.

배두환> 한 예로 독일에선 자동차 산업이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독일인들은 미래에도 이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까, 유지하려면 IT, 특히 소프트웨어 기술을 어떻게 접목해야 할까를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배두환> 독일, 이스라엘, 일본, 유럽 등에서 참석한 많은 사람들은 무에서 유를 창조한 유일무이한 우리나라의 성공신화를 매우 높이 평가했습니다. 그들은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우리나라의 대응을 많이 궁금해 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의 디지털라이제이션(Digitalization), 4차 산업혁명에서 가장 핵심 중의 하나인 소프트웨어에 대해서는 자랑스럽게 내놓을 수 있는 결과물이 별로 없다는 생각을 내심 했습니다.

백진욱> 소프트웨어에 대한 우리나라의 현 상황은 어떻다고 보시나요?

배두환> 정책 키워드에서 소프트웨어를 찾기 어렵습니다.

※ 서울대는 우리나라 발전을 이끈 10대 기술로는 가전, 디지털 TV, 메모리 반도체, 스마트폰, 이동통신, 인터넷, 자동화, 컴퓨터게임, 평판디스플레이, 포털.SNS를 선정하고, 미래 7대 기술은 가상현실/증강현실, 로봇, 맞춤형 건강 의료, 미래 자동차,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인공지능을 선정했다. (YTN, 2016.12.30.)

<다음에 계속>

※ 본 연재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분야별 주제로 진행됩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연락을 바랍니다.

백진욱, 안산대 금융정보과 교수, finance4@naver.com

백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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