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체모방형 해수담수화 멤브레인의 개념 및 특성: (좌측에서부터 첫 번째) 이 연구에서 사용한 맹그로브(rhizophora styrosa)로 뿌리에서 최대 90%정도의 염분을 필터링 할 수 있는 식물로 알려져 있다. (좌측에서부터 두 번째)맹그로브 뿌리와 유사한 표면 제타 전위를 갖는 멤브레인이 이온 용액과 만나면 멤브레인의 표면에 이온 농도 희박층(ion depleted layer)이 형성되어 물은 멤브레인을 통과하고 이온들은 대부분 걸러지게 된다. (좌측에서부터 세 번째) 3일간 100 mM의 NaCl 수용액을 필터링하는 동안 토출유량과 염분제거율의 변화이다. 개발한 멤브레인에 의해 약 96.5%의 염분이 제거되고 토출 유량은 7.6 L/m2/h로 거의 일정하게 유지되었다.

포항공대 이상준 교수 연구팀은 “바다 염생식물 뿌리의 메커니즘을 모방해 별도 후처리 공정이 필요 없는 생체모방형 해수담수화 기술을 개발했다.

염분이 많은 해안지역에서 자라는 대표적인 염생식물인 맹그로브 뿌리를 생체모방하여 실험한 결과, 기존의 해수담수화 기술과 유사한 물 정화 성능(96.5%의 염분 제거)을 보였다. 제작과정도 보다 간단하고 작은 규모의 설비로 구동이 가능하여 오지와 같은 작은 마을에서도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생명체의 생존에 있어서 물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의 발표에 따르면 2026년도에는 전 세계 인구의 60%가 물 부족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고 한다.

이러한 물 부족 문제에 가장 주목받는 해결 방법은 바닷물을 담수화하여 생활용수로 활용하는 것이다. 바닷물은 지구에 존재하는 물의 약 97% 정도를 차지한다. 소금기를 제거하여 염분 농도를 3.5%에서 0.3% 이하로 낮추게 되면 담수로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고 역삼투 방식(reverse osmosis)의 담수화 기술의 경우 높은 에너지 소비, 별도의 후처리 공정, 막의 막힘 등과 같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역삼투 방식은 역삼투(reverse osmosis) 현상을 이용하여 용매와 용질을 분리해 내는 기술이다.

기존 담수화 기술들이 가지고 있는 이러한 문제점들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담수화 기술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연구팀은 오랜 세월에 걸쳐 해수에 적응하여 최적화된 구조와 기능을 가지고 있는 염생(鹽生)식물(halophyte)을 생체모방(biomimetics)하여 새로운 담수화 기술을 도출하는 연구를 수행하였다.  염생식물은 소금기가 많은 지역에서 자라는 식물이며, 생체모방은 자연에서 영감을 얻어 공학적인 문제의 해결책을 찾는 방법이다.

해안지역에 사는 염생식물은 생존을 위해 바닷물에서 염분을 효과적으로 제거해야만 한다. 대표적인 염생식물인 맹그로브(mangrove)는 뿌리에서 소금기를 최대 90% 정도 걸러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맹그로브 뿌리의 멤브레인은 나트륨 이온을 필터링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맹그로브의 물 정화(purification) 현상을 이해하고 이를 생체 모사한 생체모방 기술을 개발하면 새로운 담수화 기술을 도출할 수 있다.

연구팀은 맹그로브 뿌리에서 일어나는 나트륨 이온 필터링(filtering) 메커니즘을 생체 모방하여 별도의 후처리 과정 없이 해수를 지속적으로 담수화시킬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맹그로브 뿌리의 표피는 약 –94 mV의 상당히 큰 음(negative)의 표면 제타 전위(surface ζ-potential) 값을 갖고 있는데, 이러한 정전기적 특성에 기인하여 대부분의 이온들이 뿌리에서 걸러짐을 확인했다. 표면 제타 전위는 고체 표면의 전기 이중층(electric double layer) 내부 미끄럼층(slipping plane)에서의 전하.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olyethylene terephthalate, PET) 기반의 멤브레인을 이용하여 층상(layer-by-layer) 적층 방식으로 맹그로브 뿌리와 유사한 표면 제타 전위를 갖는 PAH-PSS 멤브레인을 제작하고 이를 이용하여 100 mM의 NaCl 수용액을 필터링한 결과, 약 96.5%의 나트륨 이온이 걸러졌다. PAH-PSS는 이 연구에서 제안한 맹그로브 뿌리와 유사한 표면 제타 전위를 갖는 멤브레인을 만들기 위해서 양전하를 갖는 poly(allylamine hydrochloride)(PAH)와 음전하를 갖는 poly(sodium, styrenesulfonate)(PSS)를 PET 멤브레인 표면에 여러층으로 적층하여 제작한 담수화 멤브레인이다.

실험이 진행된 3일 동안 토출 유량이 7.6 리터(단위면적, 단위시간당, m2h)로 거의 일정하게 유지 되었다. 이는 파울링(fouling) 현상에 기인한 유량 감소가 발생하지 않아 지속적인 필터링이 가능함을 의미한다. 이 PAH-PSS 멤브레인을 이용하여 필터링 횟수를 늘려 실제 바닷물 (약 310mM)도 담수화시킬 수 있음을 확인했다, 파울링은 여과막에서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막이 오염되거나 막히는 현상이다.

이 연구성과는 선행 연구에서 확인한 맹그로브 뿌리에서 일어나는 나트륨 필터링 기작을 생체 모방하여 실제 맹그로브 뿌리와 유사하게 별도의 후처리 과정 없이 해수를 지속적으로 담수화 시킬 수 있는 생체모방형 해수담수화 멤브레인 기술을 개발했다.

맹그로브 뿌리의 나트륨 이온 필터링 기술을 생체모사하여 개발한 생체모방형 멤브레인은 향후 무전원 방식으로 수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담수화 기술의 핵심 요소기술이다. 기존의 담수화 기술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점들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실제 해수를 담수로 손쉽게 변환시킬 수 있는 경제적이고 환경친화적인 기술을 제시함으로써 인류가 극복해야 할 큰 문제 중 하나인 물 부족 문제 해결에 이바지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연구에서 소개된 기술은 기존의 담수화 방법들과는 차별화된 특색 있는 전략으로 새로운 담수화 기술을 창출하여 기술 이전 및 상업화의 가능성도 높다. 향후 해수 담수화, 희귀 금속 회수, 세포 분리 등과 같은 다양한 산업분야에 응용되어 국가산업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임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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