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를 위해 꼭 1년 만에 다시 만난 포시에스의 조종민 사장은 평소 그가 대화할 때 상대방에게 전해 주는 전형적인 케릭터라 할 수 있는 ‘여유로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인터뷰에 임하는 그의 목소리는 강단이 뚜렷했고, 그런 목소리로 듣는 사람이 무엇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부연 설명을 해가며 질문엔 꼼꼼하게 대답을 주었다.

때때로 말끝에 석이어 만면에 흐르는 미소는 그런 자신감과 여유를 그대로 전하는 표상과 같이 보였다.

인수합병과 분리독립의 과정을 거치면서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제제하고 있어 왠지 움추러든 모습을 하고 있을 것이란 생각과는 아주 딴판이었다.

회사가 변화를 겪으면서 그가 애써 목적했던 바, 즉 조직과 매출의 안정을 유지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그런 여유로운 풍모가 가능했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인터뷰를 한참 진행하고 난 이후였다.

“지난해 8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는데, M&A란 내적인 변화와 불경기란 외적 변수를 고려하면, 부족하나마 달성한 성과에 다소 위안을 얻게 된다.”

“회사가 왠 만큼 성장하고 나면 매출이란 것은 급락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또한 회사의 변화 시기에 직원들이 흔들림 없이 따라준 것을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지난해의 변화를 회사가 한 단계 점프 업 하는 계기로 삼게 됐다.”

다만 이런 얘기를 하는 그 또한 주력하고 있는 시장을 바라보는 아쉬움은 있었으니,

“2002년에 매출 100억원을 한번 찍은 이후에, 매해 80억원 가량의 매출고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성장의 지체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가 주력으로 삼고 있는 리포팅 툴 시장을 크게 키우지 못한 것은 벤더로서 아쉬운 점으로 기억된다. 다만 외산으로부터 시장을 지킨 것은 잘한 일이었다.”

김 사장은 국내 시장에서 느낀 이런 아쉬움을 해외에서 보상받고 싶어했다.

“한국은 시장의 파이가 작아서 언제부터인가 해외 시장의 개척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국내서 사업을 10년여 해왔건만, 파이가 작으니 경쟁은 불가피한 바, 어찌할 수 없이 이런 시장의 흐름에 국내 사업을 맡겨 둘 수 밖에 없다.”

“다만 남이 파이를 키워주지 않으니, 내가 시장을 직접 키울 수 밖에. 해외 진출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일본 사장의 매출은 이제 우리에게 의미 있는 것이 되었다. 최근엔 일본 외의 해외 사업에 관심을 갖고 해외 프로젝트에 포인트 솔루션으로 참여하는데 관심을 쏟고 있다.”

경영자로서 김 사장은 올해엔 외부 활동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했다. 경영자 모임에도 나가고 기회가 주어진다면 외부 강연도 하고 싶다고 했다.

인수합병이란 험난한 파고를 그런대로 잘 넘겼기 때문에 되찾은 여유임을 대략 짐작할 수 있었다.

“외유내강이라고 하는 말도 있듯이, 바깥보단 안이 1차적으로 중요하다. 외부 네트워크를 잘 만들고 유지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지만은, 제일 가까운 네트워크는 역시 직원들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해 작년엔 내부의 역량 강화에 심혈을 기울였다.”

김 사장은 내부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회사의 업무 프로세스의 표준화에 크게 신경을 썼다고 했다.

“국내 IT회사들은 대개 프로세스가 잘 정립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사내 의사소통에 문제가 생기고, 나아가 성과 확보에 실패하는 원인이 된다. 과거의 포시에스 또한 이런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인 포시에스는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 외부 기관으로부터 개발 절차에 대한 인증을 받았다. 또한 영업 절차에 대한 표준화 시스템도 구축했다.

“개발과정의 프로세스 품질 인증을 확보하기 위해 ‘SP인증’을 획득했다. SP인증은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세스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정부가 나서서 만든 것으로, 올해부터는 공공기관 입찰 참여를 위한 기본 조건이 되었다. 우리를 포함해 불과 4곳 만이 지난해 이 인증을 획득했다.”

영업 쪽 업무 프로세스도 표준화 기법을 적용했다고 했다.

“과거엔 영업에 드는 원가를 신속히 파악하는 것이 어려웠다. 참여할 프로젝트에드는 비용을 신속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면, 사업 참여의 진퇴 판단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지난해 구축한 시스템을 통해, 프로젝트 단위 혹은 기간 별로 사업에 드는 원가를 파악할 수 있게 됐다. 특정 프로젝트에 대한 세부적인 원가 파악이 가능해졌고, 이 덕분에 심정적인 수준이 불확실한 판단을 갖고 프로젝트에 참여하지 않게 됐다.”

이런 내부 프로세스의 정립과 안정을 통해 포시에스는 올해를 진일보하는 한 해로 삼을 계획이다.

“올해 목표는 어게인 100억이다. 지금까지 딱 한해 100억을 넘겼는데, 올해는 그 때의 추억을 되살릴 만한 충분히 긍정적인 신호를 여기저기서 읽고 있다.”

“그간 IT투자를 미뤄왔던 제조 기업들이 시스템 개선에 관심을 갖고 있어 매출 확대가 기대된다. 공공 쪽은 웹 접근성 강화의 이슈를 성장의 발판으로 삼을 것이다. 2금융기관의 차세대 사업에 참여하기 위한 전략도 마련해 두었다.”

이쯤에서 인터뷰는 마무리되었다. 조종민 사장은 부침이 심한 IT업계에서 벤처 기업가로 벤처 정신을 잘 이어온 사람으로 볼 수 있다.

벤처라하며 대개 IT기업을 지칭한다고 볼 때, 지금까지 벤처정신을 유지해온 IT기업들은 과연 몇이나 될까?

정신이야 물건의 이미지로 상징되는 바, 벤처정신이라 하면 창업한‘오너’와 그가 만든 ‘제품’이라고 볼 수 있다.

10년 넘게 업력을 이어오다 보면 회사란 것이 우여곡절은 한 때 있을 터, 지난해 변화의 시기를 겪긴 했지만, 이제 다시 안정을 찾은 포시에스는 조종민 사장과 오즈란 제품군을 현재 흔들림 없이 유지하고 있다.

2가지 측면에서 볼 때, 포시에스는 벤처의 정신을 잘 유지하고 있는 회사일 터. 아웃고잉(outgoing, 영속)이란 기업의 별칭처럼 포시에스가 앞으로도 벤처정신을 유지하며 지속 가능한 기업이 되길 진심으로 기대해 본다.

<데일리그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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