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여 년 전 우리나라의 기후는 어땠을까?

행정자치부 국가기록원은 세계기상의 날을 맞아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일기도를 비롯한 기상관련 기록물 복원에 착수한다.

1882년 관세 업무를 보기 위한 조선해관(海關/오늘날 세관)이 창설되면서 기상관측기기가 설치되었고, 1904년 본격적인 기상업무가 부산, 목포, 인천, 원산, 용암포(현재 신의주)에 임시관측소가 설치되면서 기상관측이 시작되었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근대식 일기도는 1905년 11월 1일자 일기도(당시 天氣圖)로, 여기에는 06시, 14시, 22시의 자료들이 기록되어 있다.

국가기록원은 소장 중인 가장 오래된 근대식 일기도를 포함하여, 기상관측야장 등 약 46권의 근대 기상 기록물 중 약 436매에 대해 내년 상반기까지 복원작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오랜 시간의 경과로 황변, 가장자리 바스라짐 등 훼손된 상태의 기록물을 대상으로 오염제거 및 결실부위 보강·접합 등 전문적인 복원처리를 실시할 계획이다.

또한, 중요 기상 기록인 지상기상관측야장은 기압계, 온도계, 습도계, 풍향계, 풍속계에 나타난 기상자료와 구름 등을 관측하여 매일 지정된 관측시간의 관측값을 기록한 필기장으로서 부산 임시관측소에서 생산한 14권과 목포임시관측소에서 생산한 9권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복원대상 중 하나인 기상월보원부에는 매월의 기상 관측자료를 매일 오전6시, 오후2시, 오후 10시에 측정한 기압, 풍향, 풍속, 기온, 증기압, 습도, 구름의 형태와 양, 구름의 이동방향과 속도 등이 기록되어 있다.

한편, 국가기록원에서는 1910~1945년 사이에 생산된 서울, 인천, 부산, 평양, 신의주, 강릉 등 기상측후소 및 관측소 건축설계도면 443매에 대해 약 1년에 걸쳐 복원처리를 완료한 바 있다.

특히 복원된 설계도면에는 현재까지도 기상관측소로 사용되고 있으며 근대기상역사의 자취를 간직한 서울관측소 1923년도의 건축설계도면이 포함되어 있는 등 다수가 매우 중요한 도면들이다.

서울관측소 설계도면은 당시 원통형으로 독특하게 설계되어 근대 모더니즘 건축기법을 보여주고 있는 본관과 건물 배치도, 내부의 원형계단 상세 설계도 등 내용이 생생히 남겨져 있다.

한국기상전문인협회 남기현 고문은 “근대식 일기도, 기상관측야장 등 기상관련 기록물은 우리나라 110여 년 전의 기상관측 체계를 상세히 보여주는 자료로서 근대 기상관측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어 한반도 기상변화 및 기상관측 발달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기상관측사료이다.”라고 설명했다.

기상청 이재원 국가기후데이터센터장은 “우리나라 기상 110여 년의 시대변천을 담은 기상 기록이 정교하고 세밀하게 기록되어 있어 매우 경이로우며, 축적된 기상기록의 상관관계 분석 등을 통해 향후 기상 예측연구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2020년에는 기상박물관이 서울기상관측소에 세워질 예정으로 향후 커다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상진 행정자치부 국가기록원장은 “근대 기상관측의 시발점부터 최근까지의 기상관련 기록물을 잘 보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할 뿐만 아니라, 국가기록원은 앞으로도 훼손될 우려가 있는 중요 근·현대 기록에 대해 보존이 잘 되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라고 말했다.

조성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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